러시아 교회 제도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러시아 교회 제도를 살펴보면 한국 교회와 다른 점이 많습니다. 러시아 선교를 위해 이러한 차이점을 숙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러시아 교회는 헌금하는 사람의 이름을 봉투에 쓰지 않습니다(아예 봉투조차 비치하지 않습니다). 본인이 알아서 십일조, 감사헌금, 주일헌금 등을 냅니다. 예배 후 축도하는 제도도 없습니다. 주기도문을 하는 예도 있지만 목사의 마지막 기도로 예배를 마칩니다.
(일부 선교사가 담임하는 교회에서 주보를 만들기도 하지만) 대부분 러시아 교회는 주보가 없습니다. 따라서 예배 순서가 일정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두 시간 이상 예배를 드리기 때문에 찬양이 많고 교회 상황에 따라 두 세 분이 설교하기도 합니다.
집사 제도는 안수집사직만 인정합니다. 따라서 교인 수에 비해 집사직이 극소수입니다. 러시아 교회는 대부분 여성이 할 수 있는 직분이 거의 없습니다. 한국 교회는 권사, 여집사, 여 전도사, 심지어 여성 장로, 여성 목사까지 많이 볼 수 있지만 러시아 교회는 이러한 제도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신학교 졸업한 자매가 전도사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 교회 여성들은 성가대원, 반주자, 지휘자, 교회에서 봉사하는 일이 주를 이룹니다. 강단에 여성이 서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따라서 통역을 위해 강단에 여성이 서는 것 또한 이색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강단을 피해 좀 떨어진 곳에서 통역하기도 합니다).
사실 러시아 교회는 지도자가 많이 부족합니다. 여 전도사 양성과 적절한 배치를 한다면 여러모로 유익하리라 생각됩니다. 실제로 신학교를 졸업한 자매가 많습니다. 때로는 남자보다 더 많은 수가 신학교를 졸업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역에 제한이 있어 교역자의 한 사람으로 일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러시아 침례교단의 경우, 더욱 남성 위주입니다. 이따금 러시아 교회 집사가 한국 교회에는 여자 목사가 있다면서요 하며 묻습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냐는 듯이- (이런 애매한 질문에는 자세하게 대답을 하지 않습니다).
러시아 교회에서 한국 교회로 치면 헌신적인 권사님이나 여 집사님들이 많습니다. 어떤 직분이 없는 탓에 그냥 이름을 부릅니다. 목사직과 장로, 안수집사 역시 이름을 부르지만 직분자들의 경우 교회에서 맡은 분야가 있습니다.
이러한 제도 한계로 여 선교사의 사역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선교사 자신이 세운 교회에서 설교할 수 있지만 기존 러시아 교회에서 설교하거나 구체적으로 사역할 기회를 갖는 일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효과적인 선교를 위해 팀 사역이 형태가 최선책으로 생각되어 10년 전 선교지에 막 도착한 Y자매에게 제의했지만 자기는 파송교회 지휘만 받으면 된다고 발뺌했습니다. 아마 한 젊은이가 우리를 불신하도록 사전 조치를 했을 수도 있습니다. 유난히 크리스챤 자매들이 많이 왔지만 결국 이 두 사람이 형성한 벽을 넘지 못해 효과적인 사역을 하지 못해 아쉬움으로 남아 있습니다.
대신 러시아 침례교단 교회들과 동역할 기회를 자주 가졌습니다. 찬미가 주로 통역하다가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어 기성이가 대신 통역하자 측근 집사님이 너무 잘 했다고 극구 칭찬하는 말 속에 강단이 남성 전유물(?)임을 은근히 강조하는 것처럼 들렸습니다.
아 땅에 교회가 없는 곳이 많습니다. 교회나 기도처가 있더라도 소수의 신자가 모이는 곳이 많습니다. 남자에 비해 여성 신도가 많아 주로 여성도가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러시아 교회에서 여성 지도자의 역할이 커 보이지만 오랜 전통으로 인해 제도적 개선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러시아 교회의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러시아 교회 부흥을 넓은 러시 위해 넓은 러시아 땅에 살고 있는 다양한 종족 영혼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기도해 주시길 당부합니다.
<사진설명> 러시아 교회 지도자 양육을 위한 성경학교에서 에베소서를 강의하는 이 선교사
20여명 참석자 전원이 남성인 것으로 보더라도 러시아 교회 상황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