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9일 찬미와 기성이가 모스크바로 떠날 예정입니다. 담당자의 휴가로 인해 찬미 초청장 발송이 늦어져 며칠간 혼선을 빚었습니다(러시아에서는 휴가 기간 동안 업무가 정지되기도 합니다). 8월말까지 학교로 가야한다기에 저렴해 보이는 비행기표를 미리 구매해 둔 탓에 더욱 초조하게 기다렸습니다.
16일에 기은이가 학교에서 가서 초청장을 찾아 DHL로 부쳤는데 생각보다 빨리 18일에 도착했습니다. 전날 검사해 둔 에이즈 검사증을 찾아 19일에 러시아 영사관을 찾아가자 접수 후 20분만에 비자가 발급되었습니다.
또 하나 숙제는 등록금과 기숙사비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이르쿠츠크 국립대학교 수업료는 한 학기에 100만원 내외입니다. 남들이 선뜻 택하지 않는 러시아 지방대학교지만 수업료가 저렴하고 가족과 같이 생활할 수 있어 5년 동안 다닌 끝에 졸업할 수 있었습니다.
대신 진취적인 미래를 위해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대학원 수업을 계속하는 것이 최선책이라 생각되었습니다. 하지만 모스크바 국립대 대학원 학비가 만만치 않아 보였습니다. 이르쿠츠크 국립대학교에 비해 5배 이상 등록금이 비싸고 기숙비 또한 매월 30만원 정도 듭니다.
일단 총력을 기울여 한 학기 분이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미국 한인교회 목사님 소개로 H장로님께서 기성이 한 학기 분 등록금 가까이 되는 장학금을 보내왔습니다. 사라 선교사가 틈틈이 일하고 부족한 만큼 어디서 지원을 받았는지 찬미 등록금을 마련했다고 합니다.
기숙사비와 당장 생활하는데 들어가는 경비도 필요하지만 또 어떤 길이 열리리라 믿고 있습니다. 마음의 짐 또한 크지만 기도하면서 최선을 다해 나갈 생각입니다.
지난해부터 후원이 급격히 줄어들어 어려운 실정입니다. 그래서 러시아에서 사역한 지 11년 만에 안식년을 갖기로 하고 한국에 머물고 있습니다. 한국에 머무는 나날들이 좀 어색하기도 하고 현지를 떠난 아쉬움도 남아 있습니다. 준비가 갖추어지는대로 서둘러 현지로 돌아갔으면 합니다.
선교사 자녀들이 모스크바에 잘 정착해 학업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길 당부합니다. 아울러 뜻있는 분들이 조금씩 장학금을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국민은행 042-21-0457-850(이재섭)
<사진설명> 수년 전 한국인 음악가들이 방문했을 때 이르쿠츠크 조선족 교회 모습- 선교사 자녀들이 함께 반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