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일 전 모스크바에 유학 중인 찬미가 미하일 목사님과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수 년 전 미하일 목사님과 알혼섬을 방문했다가 신자가 한 사람도 없는 사실을 알고 돌아오는 길에 한국 교회에서 이 섬 마을마다 교회를 세워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알혼섬 입구에 있는 엘란츠 마을까지 가려 해도 이르쿠츠크에서 약 4시간을 가야 합니다. 현재 신자가 두 명 남짓한데다 길이 멀어 그동안 다섯 차례 정도 선교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세계 선교에 관심이 많은 낙현교회 오 목사님이 알혼섬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오랫동안 기도하시면서 교회 설립을 준비해 오셨습니다. 금번에 알혼섬 선교를 위해 선교바자회를 열고 이를 계기로 여러 성도님들이 선교헌금에 참여해 주셨습니다.
미하일 목사님에게 낙현교회를 중심으로 선교비가 어느 정도 모이고 있다고 알리자 너무 기뻐했습니다. 지금 교회 설립이 시급한 곳은 우스찌 일림스키다. 알혼섬은 신자가 없고 엘란츠 역시 지도자가 없는데다 시내에서 누가 주일 예배 인도하러 갈 형제가 없다. 미하일 목사님 또한 1년에 두 번 이상 가시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귀한 선교비가 요긴하게 쓰여져야 하는 만큼 지금은 우스찌 일림스키 교회를 세우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땅을 구입하자면 비용이 더 들고 도시 외곽에 있어 오가는 길 또한 힘들다고 합니다. 도심에 있는 아파트를 사서 교회로 개조하는 것이 따뜻하고 별도의 돈이 더 들지 않아 유리하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 수년 동안 건축헌금을 모아 왔는데 현재 모금된 선교비를 보내주면 교회 용도로 사용할 아파트 구입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교회 건축이 꼭 필요한 곳이 또 있습니다. 이르쿠츠크 위성도시인 앙가라스크는 약 25만 명 정도가 거주하는 큰 도시입니다. 앙가라스크 제2교회는 성도가 약 80명 되는데, 10년 간 시립도서관에서 예배를 드려왔습니다. 다른 도시에서 발생한 큰 화재 사건으로 인해 공공장소 사용이 제한됨에 따라 한동안 분산 예배를 드려야 했습니다.
4년 전 쯤 그동안 모은 헌금과 부채를 얻어 어렵게 교회 부지를 구입했습니다. 부채 상환을 위해 모두 노력할 때 저희도 헌금에 참여했습니다. 교회 건축비가 없어 아직 예배처소를 제대로 꾸미지 못하고 있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앙가라스크 제 2교회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기도바랍니다. 이르쿠츠크 비행장에서 멀지 않아 직접 방문할 기회도 주어지리라 생각됩니다.
앙가라스크 제 2교회 건축을 위해 후원해 주신다면 앞으로 이 교회를 중심으로 알혼섬과 엘란츠 마을, 그리고 시베리아 여러 원주민 마을 선교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알혼섬과 인근 지역은 샤마니즘의 본산지인 만큼 기도가 필요합니다. 성도들이 하나 둘 늘어나길 기다려 교회(또는 기도처)를 꼭 세워야 할 중요한 지역입니다.
어느 지역에 먼저 교회를 세우는 것이 좋을지 후원교회와 후원하시는 분들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 도리라 생각합니다. 선교지 특성상 미하일 목사님의 뜻에 비중을 두었으면 합니다. 미하일 목사님은 러시아가 개방되기 전에 러시아 동부 지역 거의 전체를 관할하는 광역 노회장을 20년 동안 맡아 여러 지역을 순회하셨다고 합니다. 시베리아 선교지 상황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분이십니다.
우스찌 일림스키는 이르쿠츠크에서 북쪽으로 약 1100km 떨어진 비교적 큰 도시입니다. 한창 도시가 발전할 때는 인구가 15만 명 이상 거주했고 커다란 비행장도 가동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인구가 약 10만 명 정도 거주하고 비행장도 폐쇄한 상태입니다. 이르쿠츠크에서 기차로 가려면 멀리 기차 선로따라 돌아가는 탓도 있지만 약 20시간 이상 걸리고 장거리 버스로 약 14시간 간다고 합니다(승용차로 갈 경우 조금 빠르다고 함).
시베리아 북부 지역이라 겨울에는 영하 50도를 오르내리는 아주 추운 지방입니다. 현재 성도가 약 20명 모이고 교회 담임 교역자도 있다고 합니다. 교회 건축을 위해 수 년 동안 모금해 왔지만 아직 자체적으로 교회를 세울 입장이 못 된다고 합니다. 이번에 낙현교회를 통해 우스찌 일림스키에 교회가 세워진다면 자신들의 오랜 기도 응답이자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라며 기대가 큽니다.
지난주에 선교비 전달식을 갖게 되면 사전에 우스찌 일림스키 교회 또는 앙가라스크 제 2교회 설립에 관해 상의하려 했습니다. 목사님과 사모님께서 35년 이상 오직 교회와 하나님의 일을 위해 달려오시느라 피로가 누적되신 것 같습니다. 6월 한 달 동안 안식월을 갖기로 결정했으니 이 선교사가 계속 주일 대예배 설교를 맡아 달라고 당부하셨습니다. 낮 예배 설교를 요약해 마을 목장(구역) 교안을 만들고 이따금 새벽기도 인도까지 맡는 등 분주한 나날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선교에 관심을 갖고 있는 교회 또는 선교후원자들께서 러시아 선교에 동참해 주시면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한국교회를 통한 세계선교가 아름다운 결실을 많이 맺을 수 있도록 천사홈 방문자들께서도 관심을 갖고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선교후원에 참여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이재섭 선교사 국내 연락처 010-2220-0091 선교후원구좌 042-21-0457-850 이재섭)
<사진설명> 미하일 목사님과 함께 브리야트 종족 마을을 찾아가 예배 드리고 교제를 나누고 있는 이 선교사 일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