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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9 11:04

구운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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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눈이 좀 내렸습니다. 잎이 나고 꽃이 피기도 했지만 아직 겨울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나 봅니다. 이 땅에서 긴 겨울을 10번 넘기고  봄을 맞고 있습니다. 그동안 지내온 것이 모두 주님의 도우심과 후원자들의 후원과 기도 덕분입니다. 천사홈을 통해 좋은 만남도 많이 있었습니다.

친한 신학부 동창 목사님이 수원 구운동에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년 전부터 한국 방문 때 구운동을 여러 차례 오갔습니다. 친구 사는 곳에서 제삼교회가 멀지 않아 자주 지나다녔습니다(교회 입구가 특이해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세상이 넓은 것 같지만 이처럼 좁은 면도 있습니다.


오래 전에 후배의 소개로 천진에 있는 한 한인교회에서 우리를 주 파송 선교사로 영입하려던 계획이 추진되다가 그만 거짓말의 거미줄에 걸려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자기는 천진 땅도 안 밟았는데 모함한다고 항의하더군요(전화상으로-) 

하지만 얼마 안 가서 천진 선교사와 우리 가족이 한 자리에서 만나게 되어 이 자의 거짓말이 들통나고 말았습니다. 이처럼 죄가 드러나게 되면 상응하는 벌을 주어야 하는데 그냥 두었더니 점점 더 도를 넘어서는 듯- 과연 거짓의 끝이 언제가 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곳 사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적지 않을 것 같군요. 이번 주말까지 반성이나 사과의 기미를 보이지 않을 경우 단계적으로 조치해 나갈 생각입니다. 어떤 결말이 나기까지 사랑과 인내를 가지고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 물론 아름답게 마무리되길 소망합니다..


구운동 친구 학부 후배가 러시아 선교 초기에 모스크바에서 선교사로 사역했다고 합니다. 젊은 나이에 선교를 시작한 탓에 러시아 여러 도시를 둘러보았다고 합니다. 십 수 년 전에 이 도시도 방문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앞서 소개한 대로 모스크바 8개월 코스 출신인데 타이틀(?)을 획득했다 라고 말하자, 정말 실망했다. 과거에 받았던 감동마저 금방 식고 말았다고 하더군요. 한국 신학교 출신이 이렇게 호칭해도 되겠냐고 묻자 그럴 순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이것은 단지 객관적인 판단을 위해(사실 우리도 어떻게 대해야 할 지 헷갈리는 탓에-)  물어본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이 지역에 와 있는 젊은이들은 마음이 너그러운(?) 탓인지 호칭 정도가 아니라 아예 연합회장으로 추대해 받들고 있으니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우리까지 부를 용기가 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나이든 이 사람을 중심으로 모이는  진짜 이유가 따로 있다고 봅니다.


우리와 나이 차이가 큼에도 무례하게 대해온 사실이 늘 마음 한편에 짐이 되어 왔을 듯- 혹 여럿이 모인 자리에 우리가 갑자기 나타나게 되면 그 동안 잘못한 일도 많지만 나이 차이로 인해 더욱 호되게 혼나거나 창피를 당할 수 있는터라 두려운가 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자리에서 안면몰수하거나 맞설 수 없을테니- 

우리보다 세 살 정도 적은 측근자가 가까이 있어야 그나마 안심(?)이 되는지 모임 장소도 주로 이곳을 택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온 것 같습니다. 얼마나 겁이 났으면 나이든 자가 외국에 나간 동안에는 정기 모임을 갖지 않을 정도로- 

우리가 이 도시를 벗어나게 되면 기다렸다는 듯이 젊은이가 있는 곳에서도 모임을 가지려 들 것 같군요. 이 말을 기억해 두었다가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네 젊은이들이 영적 분별력을 가지고 살았으면 합니다.


구운동에 있는 교회가 조만간 쉽지 않은 판단을 내려야 할 것 같습니다. 중직자 사위 된 자가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자기들을 기만했으니-주어진 상황을 바로 알아야 기도제목으로 삼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일찍이 지적한 대로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말하면 될 것을 왜 이렇듯 잔꾀를 부리며 살아야 했는 지 안쓰럽기까지 합니다.


굳은 땅은 개간하고 거름을 주어야 토양이 좋아질 수 있습니다. 좋은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습니다. 고난과 순교의 땅인 이 도시는 그 어느 곳보다 중요한 선교지라 생각합니다. 저희의 작은 수고로 인해 한국 교회 선교지가 점차 옥토로 변모하기를 기대하면서 기도하고 있습니다.

<사진설명> 멀리 엘란츠에 가서 예배를 인도하기 앞서 기성이의 바이올린 반주로 찬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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