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일 전 20여년전 신학교에서 만난 목사님들을 만났습니다. 이때 헬라어를 강의했는데 가장 열심히 원어 학습 의욕을 보였던 최 목사님은 그사이 아들 둘 모두 대학생이 되었다고 합니다. 10년 가까이 연락이 끊어졌는데 천사홈에서 안식년 연락처를 보고 전화했습니다. 이 목사님은 중국 선교에 관심을 보이더니 조선족 자매와 결혼해 중국 조선족 사역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목사님 집이 산본이라 중간 지점인 석수역 부근에서 만났습니다. 얼마전 <자고로>라는 중고 서점을 알게 되어 이따금 찾아가는 곳에서 만나 먼저 필요한 책을 구입했습니다. 비교적 책값이 싸고 다양하게 갖추고 있어 작은 도서관을 연상케 합니다.
이 목사 차로 식당을 찾아가 밀린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먼저 화제의 초점은 신학교에서 만났던 현지인 목사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숙소가 마땅치 않아 측근 전도사에게 말했더니 선배 목사님 교회 옥탑방을 선뜻 제공해 주어 안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자기들도 이곳을 자주방문했다고 합니다.
10년전 소식이 끊어졌는데 이 무렵 성도 800명 정도 규모의 교회를 맡고 있다고 합니다. 요즈음 먼저 된 자가 나중된다는 말이 실감하고 있습니다. 스무살이 접어들면서 신학교에 입학하고 30대 초반에 군 3년을 포함해 7년 간 신학 과정을 모두 마친 후 30대 중반에 목사가 되어 30년 가까이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늦게 시작하고도 여러 가지 일을 많이 하고 있는데 비해 미미하게 지내온 날들이 아쉽기만 합니다. 큰 뜻을 품고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선교지에 갔지만 한국인(?)들 끊임없는 방해와 족쇄 채우기로 인해 사역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습니다. 러시아에서는 10년이 넘도록 끈질기게 방해해 온 자가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저는 후배나 제자란 표현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남보다 더 나은 것도 없는 만큼 굳이 선배 입장을 내세우거나 한때 가르치는 위치에 있었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싶지 않답니다. 최 목사님의 경우 원어 학습에 남달리 열심을 보여 제자라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배우고 전하는 일이 우리의 사명이기도 합니다.
헤어지기 앞서 봉투를 하나씩 주려 들기에 아직 어려울텐데 괜찮다고 말했지만 미리 준비해 가지고 왔다는 말에 받았습니다. 오십을 넘긴 가장이자 목회자의 한 사람으로 사역하고 있음에도 옛 선생을 기억해 주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성도는 그리스도 안에서 한 지체인 만큼 아름다운 교제(코이노니아)를 나누어야 합니다. 천사홈이 뜻깊은 만남의 장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주간은 무척 바빴던 탓에 새소식이 좀 늦었습니다. 새봄을 맞아 더욱 싱그럽고 아름다운 일들이 일어나길 기원합니다.
<사진설명> 앙가라스크 제2교회 방문했을 때 모습- 가운데 키가 큰 담임 아르쫌 목사님이 보입나다.
약속한 건축헌금 일부를 전해 주고 나머지 헌금을 틈틈이 모으고 있습니다. 성전 건축을 위해 기도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