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김 장로님을 천국 환송합니다
한 달 전에 천국으로 이주하신 김 장로님과 최근 5년간 가까이 지냈습니다.
장로님은 사업이 잘되던 시절에 매년 수백억의 수익을 올렸다고 합니다.
장로님을 교회를 충성스럽게 섬기고 이웃을 물심양면으로 돌보셨습니다.
행복한 왕자처럼 이웃에게 나누어 주기를 좋아하셨습니다.
이따금 사업이 어렵다며 찾아오는 사람들은 적지 않은 돈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자신에게 요청하는 사람의 말을 들어주다 보니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수년 전 정치적 상황이 변하면서 장로님의 주 사업이 큰 타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미 거의 모든 돈을 빌려준 탓에 장로님 자신이 힘들게 되었습니다.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회사와 제품 소개를 위해 여러 층을 만났습니다.
틈틈이 연구개발비도 지원해야 했습니다.
행정 체제가 바뀌면서 장로님의 주력 사업이 타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가진 것은 빌려간다는 명목으로 거의 소진해 자신이 어렵게 되었습니다.
측근 목사님과 동생이 한동안 장로님의 힘이 되어 드렸습니다.
제가 뒤를 이어 조금씩 장로님을 거들기 시작했습니다. 착한 장로님이 고심
하시기에 그냥 돕고 싶었습니다. 건강식품도 제공하도록 했습니다.
비티민D를 생성하는 자외선 조사기라는 의료기구도 보냈습니다.
대한노인회와 업무협약인 된 ‘파노스’란 회사제품입니다.
장로님이 빌려준 돈은 엄청난 액수에 이른다고 합니다. 일부라도 받으려 들면
“회장님이 어쩌다가 이 지경에 이르렀어요” 하고 말할 뿐 아무도 갚으려 들지
않았습니다. 빚을 갚지 않은 채 세상을 떠난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장로님은 조만간 주 사업이 재개되리라 믿었습니다. 계약금만 들어와도 모든 게
금방 해결할 수 있다며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입찰 조건에 전년도 사업 실적이
있어야 한다 해서 포기해야 했습니다.
장로님은 내게 “목사님, 조금만 참으세요. 회사가 첨단 신제품을 곧 상품화시킬 예정
이라 곧 좋아질 것 같아요. 제가 모두 해결해 드릴께요. 앞으로 돈이 생기면 우리 반씩
농가씁시다. 사무실도 준비할테니 우리 서로 얼굴 보고 지내요” 하시더군요.
10여 년 나이 차이를 떠나 다정한 친구같이 지냈습니다. 선교도 푹넓게 하고 이웃사랑을
위해 더 헌신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습니다.
최근들어 장로님이 잠도 잘못 주시고 식사를 못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10월 31일 용문역으로 찾아갔습니다. 역 근처에서 오래 기다린 끝에 장로님을 만났습니다.
건강이 많이 안 좋아보였습니다. 등이 아파 잠을 잘 못주시고 입맛이 없어 식사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해서 가루로 된 건강식품이라도 꼭 드셔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바로 큰 병원에 입원하라고 권하지 못한 게 아쉽습니다. 다음날 집 근처 병원에 들릴 예정
이라 하셨는데 이 만남 사흘 후 천국으로 이주하셨습니다.
2022년 5월 9일 김 장로님이 제게 보낸 톡 내용을 소개합니다.
<종일 목사님 생각으로 오고갔습니다
태어나 처음 특별한 그리스도의 사랑을 목사님으로부터
이 나이에 받는 심정이 하나님이 함께하심니다.
오늘은 지난 세월이 주마등같이 지나고 목사님 모습이
종일 눈과 가슴에 뭉클함으로 지냈습니다.
일찍 귀가하여 텃밭 일좀하고 씻고 잤읍니다
새벽에 목사님 기도하고 깊은 사랑느낌니다>
장로님은 천국에서 잘했다 칭찬받으셨을 것입니다. 아름다운 몸으로 변화되어
천국 길을 걷고 있겠지요. 정말 성경적인 삶을 사셨습니다.
“이제 너희의 넉넉한 것으로 그들의 부족한 것을 보충함은 후에 그들의 넉넉한
것으로 너희의 부족한 것을 보충하려 함이라”(고후 8:14).
크리스챤이 지녀야 할 헌금관이기도 합니다. 교회 안팎에 여러 사람들이 빌려
간다는 명목으로 장로님의 금전을 많이 가져간 것 같습니다.
이제라도 사랑의 빚을 갚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성탄절 전에 여러 가지 문제가
해결되어 저또한 가벼운 마음으로 성탄절을 맞이하면 좋겠습니다.
장로님은 자신에게 빌려 간 돈의 일부만 갚아도 나머지는 탕감해 주겠다는 말도
했습니다. 천사의 마음을 지닌 분입니다.
성경은 “악인은 꾸고 갚지 아니하나 의인은 은혜를 베풀고 주는도다”(시편 37:21) 라고
말합니다. 혹 장로님으로 꾸어 간 사람이 있다면 이제라도 조금씩 갚아 나가므로 악인의
대열에서 벗어나 은혜로운 삶을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장로님은 제게 이런 말도 했습니다.
“목사님 팔십 평생 살아오면서 정말 실망이 많이 되네요. 목사님만이 진정한 제
친구입니다. 우리 이제 같이 가요” 하셨습니다.
장로님을 천국으로 떠나보내며 남은 자로서의 사역을 잘 감당하길 원합니다.
하나님의 나라의 확장과 시베리아 선교를 위해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재섭 선교사(010-2220-0091)
후원구좌 국민은행 649301-04-068624(이재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