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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15 00:18

정직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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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에게 부담되는 일 중 하나가 선교편지를 쓰는 일이다. 한국 교회를 비롯한 여러 후원교회에서 선교지 실상을 알기 어렵다. 따라서 대개 선교사로부터 직접들은 말이나 선교편지에 의존해 선교지 상황을 알게 된다. 따라서 선교편지는 후원을 받고 외지에서 사역하는 선교사에게 의무이기도 하다.

편지를 받는 입장에서는 선교편지 내용이 사실과 다를 경우 이름 검증하는 일이 쉽지 않다. 사실 여부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사람은 같은 장소에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서로 피해(?)를 안 주기 위해 선교지 정보(?)를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조심하기도 한다. 지역에 따라 정직하고 고지식해 보이는 사람이 오히려 주위의 눈총을 사기도 한다.

학부 동창인 여 전도사님 남편이 늦은 나이에 신학 수업을 받고 목사가 되어 아프리카 선교사로 나갔다. 한국에서 나와 만난 자리에서 대뜸하는 말이 “목사님, 거 선교편지 쓰는 일이 쉽지 않더군요. 거짓말쟁이 되기 딱 십상이대요. ”
다 그렇지는 않겠지는 일부 선교사의 경우 선교지에 가서 뚜렷하게 보고 할 내용이 없다 보니 없던 일을 만들기도 하고 작은 일을 부풀리게 된다. 한두 번 반복하다 보면 처음에 양심에 꺼리던 일이 점차 습관화되고 만다.
후배 목사는 “선교편지는 6개월에 한번 정도 써야 쓸 내용이 있겠어요. 그렇지만 기다리는 사람에게 6개월은 너무 길어 보이죠. 어쨌던 전 선교편지 안 쓰기로 했어요.” 하는 것이었다.
선교지에 왠만큼 적응하게 되었는지 비교적 선교편지를 잘 보내고 있다 한다.

수년 전 한 젊은 선교사가 후원교회에 보내는 선교편지를 이 교회 홈페이지를 통해 접할 기회가 있었다. 같은 현장에 있는데다 현지인들로부터 직접 들은 말에 비추어 볼 때 내용이 사실과 사뭇 달랐다. 그래서 자칫하면 바늘 도둑이 소 도둑되니 정직하게 글을 쓰는 습관을 가지라. 있는 그대로 말해도 후원교회가 다 이해한다 고 충고했다.

내 나이가 15살 정도 위이고 목사 임직도 십년 이상 빠른터라 이 정도 충고는 할 수 있는 위치라 생각됐다. 하지만 내 말이 부담스러웠던지 아니면 자신이 나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했던지 이때부터 점차 우리와 멀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번엔 방법을 바꾸어 이 자와 연관을 지닌 사람 몇몇에게 이런 부분에 문제가 있으니 주의를 주던가 아니면 기도바란다 고 말했다.

어느 날 이 교회 홈페이지에 실린 그의 선교편지가 모두 삭제됐다. 무려 10년 가까이 후원해 온 교회 홈페이지에 현재 단 한 장의 선교편지가 실려 있을 뿐이다. 그가 애용하는 까페는 처음부터 비공개로 운영되고 있다. 인터넷 시대에 숨는 것이 과연 최선책일까. 오히려 더 자신을 드러내야 하지 않을까. 러시아는 종교비자를 발급하는 나라여서 굳이 자신을 감출 필요가 없다.

선교편지는 그렇다치고 이번에는 이 자의 말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하도 말이 많다 보니 자기가 한 말이 어느 경로로 누구에게 어떻게 전해졌는지 구별조차 안 가나 보다. 하지만 말을 들은 사람은 사안에 따라 이 자의 외적 위치와 신분 때문에 그 말을 그대로 신뢰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우리가 입은 피해가 적지 않다. 그래도 끝까지 자신과 무관한 일이라고 우기고 있다.

그래도 젊음이 주는 매력이 있었는지 선교사나 크리스챤들은 거의 모두 이 자를 중심(?)으로 뭉쳐 있는 실정이다. 나이 많은 목사와 불편해졌다면 이 문제부터 먼저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
이따금 쓰는 선교편지를 보내는 일도 이처럼 쉽지 않은데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일은 더욱 신경이 쓰인다. 만인 앞에 드러내 놓고 글을 쓴다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도 천사 홈을 자주 찾아주는 분들이 있어 위로가 된다. 서로 볼 수 없지만 모두에게 유익한 만남이 되었으면 한다.

선교사가 만능이 아니다. 한국에서 교회 개척하는 일도 쉽지 않은데 언어와 문화가 다른 먼 나라에 가서 사람을 모아 교회를 세우고 제자로 삼는 일이 어려울 수 있다. 동남아처럼 한국인을 우위로 보는 종족은 그래도 좀 접근이 용이할 수 있다.
하지만 백색 피부를 가졌거나 부자 나라 또는 자기들 종교에 깊이 심취한 종족은 더욱 어려울 수 있다. 러시아 선교도 쉽지 않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선교사는 정직하고 성실해야 한다. 또한 후원교회는 선교사를 믿고 기다려주는 인내를 가져야 한다.

후원교회가 너무 서둘거나 선교사에게 부담을 주게 되면 해가 거듭될수록 선교사가 중압감을 느끼게 되고 거짓말을 해서라도 위기(?)를 모면하려 들 수 있다. 이틈에 어둠의 세력이 끼어들어 선교사를 점점 정도에서 벗어나게 만든다.

사실 선교사는 보호받아야 할 신분이다. 나이가 적지 않은 내가 홈페이지에 일부 젊은 선교사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것은 내키지 않는 일이다.
정직한 글은 정직한 삶을 살아갈 때 가능하다. 정직은 신앙인 모두 과제로 삼아야 할만큼 중요하다.


사진설명- 이 선교사가 신학생 후보로 선발한 일리야 학생, 그 뒤는 학생 부친인 뾰뜨르
눈이 펑펑 쏟아지는 어느 겨울날 - 미하일 목사님과 멀리 부라트 마을로 심방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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