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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랍사태, 미국이 나서야 한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납치된 한국 봉사대가 피랍 20일을 넘기고 있다. 그동안 2명의 젊은 인명이 살해되고 21명은 극도의 불안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상태다. 생존자들 중에도 일부는 극도로 건강이 좋지 않다는 소식이다. 한국교회는 그간 기도로 무사귀환을 바라고 있지만 아직 희소식이 감감하다.

시간이 흐르면서 국민들의 관심사도 줄어드는 느낌이다. 네티즌 일각에서는 쓴 소리들도 없지 않은 듯하다. 석방을 위한 협상이 지지부진하고 외신에 의해 접해지는 소식들은 희비를 교차시키며 피랍 가족들의 피를 말리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확실히 알아야 할 것은 이번 사태가 피랍자 가족과 해당 교회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한국교회 전체의 위신, 대한민국 전체의 위상이 걸려있는 중차대한 문제다.

우리는 정부가 협상력을 더 높일 것을 촉구한다. 물론 국제관계와 현지의 사정에 따라 여러 가지 한계가 있어 정부의 고충도 클 것이다. 그러나 방법이 없지는 않다는 게 우리의 소견이다. 무엇보다도 아프간 전국(戰局)의 실질적 책임자는 미국이란 사실에 그 근거가 있다. 그러므로 정부는 미국이 이번 사태 해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게 해야 한다. 미국은 테러주체와는 어떤 협상도 있을 수 없다는 원론적 주장을 반복하고 있지만 자국민의 경우 포로교환 식 협상을 통해 구출한 예가 있다.

정부가 직접 나서 탈레반과 협상한다 해도 돈을 주고 피랍자들을 빼내오는 방법 아니고는 뾰족한 수가 없을 것이다. 그 밖의 방법은 모두 미국의 협력 없이는 불가능한 것들로 판단된다. 피랍사태 후 지금까지 탈레반이 보여준 바로는 사람 잡아 놓고 돈이나 손에 쥐겠다는 심사가 아닌 것 같다. 저들은 정교히 조준하고 있는 정치적 군사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고도의 심리전을 전개하고 있다. 우리 정부더러 직접 나서라고 채근하는 것도 우리 정부를 미끼로 미국을 움직이려는 전략의 일부가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어차피 미국이 팔짱 끼고서는 해결 불능할 게 뻔하지 않은가. 이런 이유에서 우리는 정부가 미국을 진지하게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우리는 다시 한 번 역설한다. 이번 사태의 해결은 전적으로 미국의 손에 달려있으니 미국이 전면에 나서주기 바란다. 그것이 자유민주주의를 주창하며 테러단체들과 엄청난 희생을 감수하면서 전쟁을 하고 있는 미국의 대의(大義)가 아닌가. 그렇다면 미국이 지상(至上)의 가치로 여기는 그 자유민주주의의 주체는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군인인가. 아니다! 단연코 아니다! 군인이 지켜야할 선량한 민간인, 헐벗고 굶주리며 병들어 신음하는 ‘이웃’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어 위험을 불사하고 달려가 돕는 기쁨으로 살아가는 그 착한 억조창생이다! 군인은 그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무력의 합법적 사용을 득하고 서 있는 존재일 뿐이다.

더욱이 미국은 자기 백성을 지상 어느 나라보다 끔찍이 여겨 남한테 해악이라도 당할 양이면 온 나라가 들끓는 나라가 아닌가. 그렇다면 이번 피랍자들이 미국인이었다 해도 이처럼 미온적 대처로 그치겠는가 답해야할것이다. 그 수가 물경 23명이요, 두 생명은 벌써 앗겼다! 우리 대한민국은 미국의 전쟁에 항상 힘을 보탰다. 정글의 베트남에서, 아프간과 이라크의 황야에서 ‘맹방’으로 함께 사생을 결단해왔다. 공치사하고픈 마음은 추호도 없으나 이번에 미국이 자국민의 경우처럼 ‘큰손’의 면모를 보여주면 대한민국은 두말할 것 없고 온 세계가 미국의 장부다운 지도력에 아낌없이 박수하고 그 감동을 가슴 깊이 거듭 새길 것이다.

미국이여, 이보다 국익을 선양할 더 좋은 기회가 어디 있으랴. 단언컨대 귀국이 이번에 우리의 우방임을 확실히 보여주면 전쟁을 경험하지 못해 그간 귀국에게 비우호적이던 우리 젊은이들이 귀국을 달리 볼 것이다. 신바람 났다 하면 물불 안 가리고 천리만리를 내닫는 열정의 나라 대한국 젊은이들의 열정과 호연기기를 미국이 다시 얻는다면 그것은 필시 귀국의 세계경영에 놀라운 자산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미국이 우리의 진정한 우방이라면 이번 사태 해결에 한국의 입장을 십분 이해하고 앞장서야 한다. 그러나 들리는 말은 미국과 아프간은 종래의 강경대응 방법을 고수하고 있는 듯하다. 물론 국제 테러단과의 대결구도에서 원칙과 전례에 따른 부작용도 생각 안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것은 순수한 민간인들의 목숨이 걸린 문제다. 더욱이 미국이 그처럼 소중히 여기는 기독교신앙 안의 형제요 자매들이 아닌가.

미국이 계속 무고한 생명의 희생을 무시한 채 국제사회의 평화와 긴장해결을 입에 올린다면 가면 쓰고 국제사회를 농단한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어쨌든 미국이 이번 사태 해결에 발 벗고 나서 국제사회의 믿을 만한 지도국가임을 증명해줄 뿐만 아니라 우방국으로서의 의리와 기독교 국가의 진면목을 보여주길 간절히 바란다.

정부도, 그리고 우리 천만 성도도 지혜와 기도를 모아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 하에 이 비극적 사태가 한시 바삐 해결돼 지루한 여름장마의 햇살같이 기쁨으로 얼싸 안는 ‘그 날’이 속히 도래하기를 다시 한 번 두 손 모아 기원한다.

2007년 08월 07일 (화) 기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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