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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방세동


심방세동의 원인

 

심방세동은 조기수축 다음으로 가장 흔한 부정맥이다. 조기수축은 간헐적으로 생기는 반면 심방세동은 지속적 부정맥이다. 심방세동은 아무런 증상이 없을 수 있으나 대부분 환자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을 느끼며 맥박은 아주 불규칙해진다. 심방세동이 발생하면 심장은 보통 1분에 100회 이상 뛰게 되며 이럴 때에는 환자가 호흡곤란 또는 무기력증을 느낄 수 있다.

심방세동은 50세 이전에는 드물게 나타나지만 나이가 들면서 발생률이 증가하여 60세 이상에서는 100명 중 한 사람에게서 볼 수 있으며 70세 이상에서는 100명 중 다섯 명에서 심방세동이 발생한다.

젊은 사람에게 심방세동이 발생하면 심장판막증 특히 승모판 협착증이나 폐쇄부전증을 의심해야 한다. 승모판질환이 있으면 좌심방이 커지고 심방세동이 발생한다. 갑상선기능항진증과 과음도 심방세동의 원인이 된다. 그러나 많은 심방세동 환자는 심장에 이상이 없으며 아무런 원인도 찾아볼 수 없다. 술을 많이 마시면 심방세동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럴 때는 금주로 예방이 가능하다.

<술을 많이 마실수록 심방세동이 증가한다(술 1잔은 알코올 12-15g이다).>


* 술을 1일 3잔 이상 마시면 심방세동이 증가한다(Framingham 연구).

심방세동의 이해

정상인은 운동을 하거나 정신적으로 긴장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자신의 심장박동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심방세동 환자는 가슴이 불규칙적으로 두근거리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며 이 때 맥박을 짚어보면 맥박의 강도와 속도가 무질서하게 수시로 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심방세동이 생겨도 아무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지만 심방세동이 생기면 심장의 박동수가 빨라지며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며 운동을 할 때 호흡곤란을 느낄 수 있다. 심방세동의 가장 심각한 합병증은 심장에서 혈전이 생겨 이것이 뇌의 동맥을 막아서 생기는 뇌졸중(중풍)이다. 심방세동이 생기면 심방이 수축 기능을 상실하고 문자 그대로 세동 즉 미세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심방 내에 피가 고이게 되고 작은 혈전이 생길 수 있으며 이것이 뇌혈관을 막아서 중풍이 올 수 있다. 60세 이상의 정상인에서 중풍 발생률이 1년에 100명 중 한명 정도이지만 심방세동이 있는 사람에서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두 명에서 다섯 명으로 증가한다.

심방세동의 치료

심방세동이 생기면 우선 심박동수를 줄여주고 다음으로는 뇌졸중이 생기지 않도록 항응고제를 복용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 가능하면 심방세동을 없애고 정상율동을 유지 하는 것이 좋다.

뇌졸중의 예방

뇌졸중의 위험도는 환자의 연령, 심장질환의 위험인자, 심장질환과 뇌졸중의 과거력 등에 따라 다르다. 지속적인 심방세동이 발생하면 우선 아스피린을 매일 100에서 200mg정도 복용해야 한다. 아스피린에 대한 알레르기나 위궤양으로 아스피린을 복용할 수 없다면 대신 클로피도그렐 같은 혈소판 억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

둘째로 고려해야 할 약은 항혈액응고제인 와파린(쿠마딘)이다. 이 약은 혈액응고를 억제하여 중풍을 예방할 수 있지만 너무 많이 복용하면 출혈을 일으킬 수 있으며 반대로 양이 부족하면 충분한 효과를 나타내지 못한다. 따라서 이 약을 복용할 때는 프로트롬빈 타임(PT) 또는 INR이라는 혈액검사를 통해 그 양을 조절해야 한다. 이 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멍이 잘 들며 잇몸에서 피가 날 수 있다. 그럴 때는 주치의와 상담하여 와파린의 양을 줄여야 한다.

평균적으로 하루에 필요한 와파린의 양은 3~5mg이다. 그러나 과음이나 한약 등으로 간이 나빠지면 출혈의 위험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이 약을 줄여야 한다. 또 한 가지 유의할 점은 비타민 K는 와파린의 약효를 떨어뜨리므로 비타민 K가 들어있는 종합비타민은 피해야 한다. 그리고 와파린은 좋은 중풍 예방제이기는 하지만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매달 또는 두 달에 한 번 정도는 혈액검사를 해야 하는 까다로운 약이다. 그러므로 모든 심방세동 환자가 와파린을 복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음과 같은 뇌졸중의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은 이 약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 과거에 뇌경색[중풍]이 있었던 사람

- 심장판막증 특히 승모판질환이 있는 사람

- 지난 6개월간 심부전증이 있었던 사람

- 심근경색증이 있으면서 좌심실 기능이 저하되어 있는 사람

- 당뇨병이 있는 70세 이상의 노인환자

- 혈압이 잘 조절되고 있지 않는 70세 이상의 노인환자

그러나 이상의 위험인자가 없으면 와파린 대신 아스피린 또는 클로피도그렐 같은 항혈소판제를 사용할 수 있다.

심박동수의 감소

이미 설명한 바와 같이 심방세동이 발생하면 심박동이 많이 빨라진다. 이런 빈맥현상은 휴식상태에서도 나타나지만 기립상태나 운동을 할 때 더 심하게 나타난다. 이럴 때 빈맥으로 인한 심장의 부담을 줄이고 심장이 좀 더 효율적으로 뛰게 하기 위해 심박동수를 줄여줘야 한다. 또 하나 기억해야 할 것은 정상인은 심장의 박동수와 맥박이 일치하지만 심방세동이 있으면 심박동수가 맥박수보다 더 빠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심방세동 환자의 심박동수를 줄일 수 있는 약들은 디곡신, 베타차단제, 딜티아젬 또는 베라파밀 등이다.

이 중 디곡신은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약이다. 이 약은 누워있는 상태에서는 맥박수를 줄여주지만 서있거나 운동을 할 때는 심박동수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거의 없다. 베타차단제는 고혈압과 협심증, 심근경색증에 많이 쓰는 약으로, 고혈압이 있으면서 심방세동이 있는 환자에게 좋은 선택이다이 약은 대량으로 썼을 때 혈압을 지나치게 떨어뜨릴 수 있으나 소량의 베타차단제는 혈압이 정상인 사람에서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베라파밀과 딜티아젬도 고혈압 치료제로 사용되는 칼슘차단제이다. 그러므로 베타차단제와 마찬가지로 심방세동이 있는 고혈압 환자에게 좋은 약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혈압이 너무 내려가지 않도록 주의를 요한다.

정상율동(리듬)의 회복

심방세동을 위한 가장 좋은 치료는 정상율동을 회복하고 재발을 예방하는 것이다. 심방세동을 교정하는 방법에는 약물요법과 전기충격요법이 있다. 그러나 모든 심방세동 환자가 이런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 이유는 심박동수의 감소만으로도 정상적인 생활에 별 지장이 없으며 또 정상율동을 회복시켜도 환자의 예후가 좋아지는지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정상율동을 회복하고 약물치료를 계속해도 약 1년 후에는 심방세동이 재발하는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다음과 같은 환자들은 정상율동을 회복하기 위해 약물치료를 해볼 것을 권한다.

- 심방세동으로 환자가 심한 증상을 경험할 때

- 심방세동이 발생한 지 1년 이하인 사람

- 심장 특히 좌심방이 많이 커지지 않은 사람(좌심방이 많이 커져 있는 사람은 정상율동을 회복시키고 유지하기가 어렵다. 좌심방의 크기는 심장초음파 검사로 알 수 있다.)

- 발작성 심방세동 즉 심방세동이 간헐적으로 있는 사람

20년 전에는 퀴니딘과 푸로케인아마이드라는 약을 많이 사용했다. 그러나 현재 이 약들은 부작용이 많은 이유로 거의 사용되고 있지 않으며 대신 후렉케나이드(탐보코), 푸로파페논(리드모놈), 아미오다론(코다론), 소타롤 같은 약이 주로 사용된다. 저자가 선호하는 방법은 코다론을 약 1개월간 사용해보고 정상율동이 회복되지 않으면 후렉케나이드를 추가할 수 있다. 정상율동이 회복되더라도 약을 계속 사용하지 않으면 심방세동이 재발할 수 있다.

심방세동이 지속적인 환자에서 정상율동을 회복시키면 중풍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 그러므로 정상율동을 회복시키기 전에 약 2-3주간 아스피린과 와파린을 미리 사용하여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전기충격요법, 심박동수의 수술적 치료법, 절제시술법

심방세동이 있을 때 정상율동을 회복시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심장에 고압의 전기충격을 주는 것이다. 이 방법은 약 10분간의 마취가 필요하므로 입원을 해야 한다. 이 방법으로 약 80%의 환자가 정상율동을 회복할 수 있으나 1년 후에는 재발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부정맥 약을 계속해서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약물치료와 마찬가지로 사전에 아스피린과 와파린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극소수의 불안전한 환자를 제외하고는 전기충격 요법을 사용하지 않고 약물치료가 가능하다.

심방세동을 완치하기 위해 수술적 요법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 수술은 가슴과 심장을 열어야 하는 대수술이기 때문에 판막수술을 할 때 동시에 하는 방법이다.

또 하나의 치료방법은 절제시술이다. 이 시술은 여러 개의 튜브(카데타)를 정맥에 삽입하여 좌심방과 폐정맥의 인접부분을 전기로 지져주는 치료방법이다. 한국의 여러 대학병원에서 하고 있으며 성공률은 90%정도이다. 그러나 재발도 가능하기 때문에 모든 환자가 이런 시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며 우선 약물 치료를 해보는 것이 좋다.

심방조동과 부정맥의 심전도

심방조동은 심방세동과 유사한 부정맥이지만 드물게 보는 부정맥이다. 심방세동은 심장에 이상이이 없는 사람에서도 잘 생기지만 심방조동은 거의 모두가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에게서 발생한다. 심방세동에서는 심방이 1분에 400~500회 정도로 미세하고 불규칙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그러나 심방조동에서는 심방이 1분에 약 240회 정도로 약하게 뛰며 심실은 1분에 120회 수축 한다.

<각종 부정맥의 심전도>


 

1) 1분에 100회 정도의 정상리듬(동빈맥)

2) 1분에 160회 정도의 상심실성빈맥

3) 심방조동(규칙적이다.)

4) 심방세동(불규칙하다.)

5) 심실성빈맥(QRS가 넓어져있다.)

6) 심실세동(심장마비)

심전도를 찍어보면 심방의 전기적 자극을 의미하는 에프(f)파는 1분에 240회 정도 보이며 이것이 2대 1로 심실에 전달되어 QRS파는 1분에 120회 정도 나타난다. 심방세동은 장기간 지속되어도 환자가 아무 증상을 느끼지 못할 수 있으나 심방조동 환자는 거의 모두가 증상을 느낀다. 심방조동의 치료는 심방세동과 마찬가지로 심박동수를 줄이기 위해 디곡신과 베타차단제을 사용할 수 있으나 거의 모든 환자는 전기충격요법을 요한다.

심방세동 환자를 위한 조언

많은 심방세동 환자들이 지나친 걱정을 하고 공포심에 시달리고 있다. 심장에 심각한 병이 없다면 심방세동은 인명을 단축시키거나 일상생활에 큰 장애를 주지 않는다. 심방세동은 중풍의 위험도를 증가시키지만 이것은 아스피린과 와파린 같은 약으로 얼마든지 예방이 가능하다. 그리고 심방세동은 과도한 음주로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심방세동이 있으면 술을 끊거나 소량만 마셔야 한다.

심방세동이 있을 때 이것을 반드시 없애야 한다는 생각을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최소량의 약물치료로 정상율동을 회복하고 유지할 수 있다면 한번쯤은 시도해 볼만하다. 저자가 선호하는 약물치료는 탐보코 또는 리드모놈을 써보고 이것이 성공하지 않으면 코다론 400mg를 15일간 복용하고 그 후 200mg을 사용 하는 것이다. 만일 코다론이나 탐보코로 정상율동을 유지할 수 없다면 이 두가지약을 같이 사용하면 그 성공률이 높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약을 동시에 사용하면 심한 서맥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www.cybermedk.com

 

이종구심장크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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