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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고 있는 러시아 친구 목사님은 4대째 기독교 신앙을 지켜온 가정이다.  어려운 시절임에도 오랫동안 러시아 신앙의 뿌리를 이어 가문 출신이다. 사모님 역시 4대 째 신자 가정 출신으로  러시아 기독교의 산 증인들이다.


  이르쿠츠크 북부 도시에서 목회하고 계신 이 목사님은 러시아 기독교 신앙인의 산 증인이라 할 수 있다. 목사님과 사모님 모두 4대 째 신자라는 말에 놀랐다. 지하교회 시절에도 철저하게 신앙을 유지했을 뿐 아니라 지하교회 신학교 교수로도  활동하셨던 분이다. 





신학교(외형적으로는 학교라 할 수도 없었지만) 강의를 끝내고 문을 나서는 순간 오늘 내가   무사히 집에 도착해 무남독녀인 딸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일곤 했다 한다.


개방 후 큰 도시를 마다하고 기독교 신자가 전혀 없는 지역인 인구 약 3만 명밖에 안 되는  작은 도시에서 10년 째 목회하고 있다.  누구보다도 자기 민족을 사랑하는 분이라 생각되었다.


 


한국에서 널리 알려진 목사님들 가운데 강남이나 분당으로 사역지를 옮겨간 것과 대조적이다.  당시 이 정도 학력과 경력을 갖춘 목회자가 드문 시절임에도 기꺼이 시골로 자청해 간 것이다.


이 목사님이 계신 도시는 광산 지역이다. 시베리아 타이거(침엽수림)로 싸인 산을 중심으로 생겨난 작은 도시(한국의 군정도 규모)이다.





수년 전 아주 추운 겨울에 찬미와 함께 러시아 친구 목사를 만나기 위해 먼 길을 떠났다. 이르쿠츠크 주 내에 있는데도 기차로 22시간 걸린다고 했다. 

가까운 비행장이 있는 브라츠스크 비행기로 이동해기차를 탈 경우 5시간 더 가면 된다고 들었다. 


외국인에게는 기차 요금을 두 배로 받는 탓에 오히려 기차가 더 유리할 수도 있어 보였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브라츠스크까지 가는 기차요금을 물어보았다.  


 

내 질문을 듣는 사람마다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아니 기차로 불과(?) 22시간이면 가는 가까운(?) 거리를 굳이 비행기로 가려하는지.’ 이해가 안 가는 모양이었다.  누구도 이곳까지 오가느라 비행기를 탄 사람이 없었다. 심지어 브라츠스크에서 유학 온 대학생조차 비행기에 관해서는 아는 바가 없었다.





5시간도 안 걸리는 서울 부산 간 운행 시간을 절반으로 줄이기 위해 엄청난 빚을 들여 고속철도를 놓은 한국과 비교가 되었다.  고속철도가 시대적으로 필요할 수 있겠지만 배차 간격이 너무 짧은 것을 보고 놀랐다. 이래야 사람들이 비행기 대신 고속열차를 타기 때문일까.  수많은 차량이 동원되는 것을 보고 자칫하면 적자에 휩싸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러시아 기차는 신기할 정도로 아침에 도착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특히 10시간 안팎 거리의 경우 대부분 밤 기차를 타면 아침 무렵에 도착한다.  기차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조치라 생각된다. 


이런 기차 문화에 익숙한 탓인지 수년 전 한국을 방문해 목포에 있는 한 후원교회를 방문하기 위해 기차역으로 가서 열차 시간표를 살펴보다가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야간열차가 모두 사라진 것이다.  기차를 타고 싶으면 아침 일찍 서둘러 고속열차를 타라는 뜻인가.


마치 지하철을 운영하듯이 밤에는 전국 대부분 기차역이 문을 닫기로 한 모양이다.





하지만 지방 도시 간에는 오직 기차에만 의존하는 곳도 많으리라 생각한다.  자가용이 없는 사람은 밤을 지나 낮이 되기를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멀리 일을 보러 가는 사람도 시간을 절약하거나 여관비 대신 기차에서 밤을 보내고 목적지로 찾아가는 일이 어렵게 되었다.





야간열차에 몸을 싣고 먼 길을 오가는데 익숙해진 탓일까. 야간열차가 사라진 한국이 더욱 아쉽게 느껴졌다.  철도 경영이 어렵다고 들었지만 한국에도 야간열차가 부활하기를 기대해 본다.

 

친구 목사를 방문한 다음날 영하 40도가 넘었다. 겨울나라를 지켜가는 표더르 목사님에게 차량조차 없었다.

이미 7개의 지교회를 개척해 한국 목사가 온다 해서 모두 모였다.  오물(생선- 바이칼호수 특산물)을 구어 함께 식사를 하고 교제를 나누었다.

 

아름다운 교제를 계속 나눌 수 있었을텐데 예기치 않은 일로 교단을 바꾸면서 만날 기회가 줄어 들었다.


 


사진설명- 한국 목사 가운을 하나 갖고 싶다고 해서 선물을


          했다. 목사 가운을 입은 기념 촬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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