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만남

by 이재섭 posted Jul 26,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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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20년 전 이 선교사가 헬라어 강의를 하던 교실에 신학생 몇 명이 수업을 듣고 있었습니다. 이때 만난 여 전도사 남편이 명문고와 명문대를 나와 소규모 비정규 신학교에서 수업 중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왕이면 정규 신학교로 진학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의하자 이 말에 감동이 된 듯 부부가 총신대 신대원에 진학해 졸업했습니다.
정 목사님 부부는 저희가 선교를 시작할 때부터 틈틈이 후원해 주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 목사님은 평소 선교사를 돕는 것이 복이 된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저는 나이가 육십이 거의 다 되도록 차를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시대에 뒤떨어진 삶일 수도 있습니다. 시베리아 원주민 마을 순회 선교갈 때면 러시아 목사님들 차량으로 이동해야 했습니다.
원주민 전도사를 3년 간 지원했는데 이런 경비를 절약(?)해 차를 살 수도 있었겠지만 남을 위하는 마음이 앞서 그런 여유를 갖지 못했습니다. 러시아 중고차 시세가 유난히 비싼 탓도 있습니다. 이스타나 중고를 사려 해도 2000만원 이상 주어야 합니다.

수년 전 차량이 주어질 뻔했습니다. 정 목사님을 오랜만에 만났더니 자기가 타고 다니는 갤로퍼를 러시아로 보내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에서 5년 이상 된 차량 수입 금지 법안이 통과되어 가져갈 수 없었습니다. 대신 한국 중고 시세만큼 헌금을 했지만 현지에서 차를 사기 어려워 다른 용도로 사용했습니다. 여름 방학 기간에 가족이 한국을 오가는 경비가 만만치 않습니다.

어제 정 목사님 부부를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그 사이 교회를 아름답게 건축해 보기 좋았습니다. 아직 교인들이 적지만 목사님 가정의 헌신으로 교회 건물이 먼저 마련되어 좋은 영적 보금자리가 되리라 생각됩니다.
마침 정 목사님 고교 동창 친구 부부가 예배를 참석했습니다. 명문고답게 동창들 가운데 의사, 교수, 법조인 등 각계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성형외과 의사도 있다고 하기에 시베리아 원주민인 삼손 전도사 큰 딸이 얼굴 한 쪽 발육이 안 되어 기형인데 한국에서 성형 수술할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정 목사님 모친은 오랫동안 불교에 심취해 있었는데 얼마 전부터 교회를 나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정 목사님은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며 너무 기쁘다며 조만간 집으로 모시고 와서 함께 거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사모님도 교회를 짓는 동안 많은 기적을 체험했다고 합니다.

저희는 선교 동역자님들을 위해 매일 기도하고 있습니다. 잠시 후원하다가 건강이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후원을 중단한 분들을 위해서도 잊지 않고 기도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아름다운 만남이 천국에서까지 지속되었으면 합니다.

<사진설명> 삼손 전도사가 사역 중인 부랴트 원주민 지역 빌치르 마을에 있는 교회-
한 후원자의 헌금으로 삼손 집 한 칸에 출입문을 내고 교회 간판을 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