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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09 03:54

은혜의 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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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광무 목사(나주 영산포교회)

벌써부터 무더위가 시작되는듯합니다. 교회 주차장의 시멘트 바닥에 복사되는 열기가 올해는 얼마나 더워질까 미리부터 염려(?)가 듭니다. 그래서 그런지 새벽녘에 내리는 비가 반갑습니다. 한 낮의 뜨거운 태양 볕은 땅을 단단하게 하지만, 새벽의 빗줄기는 땅을 부드럽게 하기 때문입니다. 필자가 살고 있는 사택에는 약 10평이 조금 넘는 마당이 딸려 있습니다. 작지만 금잔디로 덮여 있어 한 가운데에 파라솔을 세워 놓으면 제법 운치가 있습니다. 봄이 되고 5월이 되면서 마치 죽어버린 것처럼 바짝 말라버린 모습에서 어느새 파릇한 모습으로 가득하게 변하여 보는 이의 마음을 한층 더 즐겁게 합니다.

그런데 해마다 경험하는 것이지만 몇 평 되지도 않은 잔디밭에는 이름도 알 수 없는 수없이 많은 잡초들이 잔디가 파릇해지기도 전에 먼저 고개를 내밀고 뿌리를 깊게 내립니다. 그래서 시간이 날 때마다 잡초를 제거해 주지 않으면 작은 잔디밭은 금방 잡초들로 무성해져 버립니다. 또 뿌리까지 뽑아주지 않으면 금방 다시 자라게 되고, 혹 우리 목사님 게으르다 할 것 같아 그때그때 잡초를 제거하고 뿌리까지 뽑아 주어야 하는데 그게 여간 만만하지가 않습니다. 단단하게 땅이 굳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새벽에 내린 비가 반갑습니다. 잡초를 뽑을라치면 물을 흠뻑 뿌린 다음에 잡초를 뽑는데, 얼마 전에는 비가 충분히 내려 굳이 물을 뿌리지 않고도 아직 채 제거하지 못한 잡초들을 작심하고 뽑아버릴 수 있었습니다.

목회를 하면서 죄악의 잡초들이 자라지 않고 뿌리 내리지 않으면 얼마나 행복하고 아름다운 목회가 되겠나 하는 생각을 수도 없이 해보게 됩니다. 그렇지만 참 바보스럽게도 성도들과의 관계 때문에 또 이런저런 이유들로 마음 밭이 굳어져서 그때그때 쓴 뿌리들이 뽑혀지지도, 제거되지도 않은 채 강단에서 말씀을 선포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또 사람의 바보스러움과 어리석음이 얼마나 쉽고 빠르게 심령이 굳어지게 하는지 모릅니다.

십 년, 이십 년 십자가라는 최고의 복음을 날마다 접하는 동안 이제는 너무도 익숙한 소리로 들려져서인지 TV 드라마 주인공의 대사 한 마디보다도 못하게 들려지는 굳어져 버린 귀와 심령이 나의 모습이려니 생각하니 두렵고 떨립니다. 그러니 아무리 작은 쓴 뿌리라도 쉽게 뽑혀지지 않는가 봅니다. 얼마나 더 주님께서 피를 흘려야 하는지? 은혜의 단비만 내린다면…….

2011년 05월 23일 (월) www.kidok.com

**********************************

5년 전 몽골 선교사님들이 이르쿠츠크를 방문했습니다. 선교사들이 멀리 다른 나라에 가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마음먹고 먼 길을 나서기로 한 만큼 이르쿠츠크 선교사들을 만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도 누가 선교사인지 어떤 성격의 모임이 있는 지 잘 알지 못하고 있다. 잡초가 있어 토양을 어지럽히고 있다는 말까지 했습니다. 굳이 이들을 만나기 원하면 우리를 빼고 접근해야 더 쉬울 것 같다고 말하자, 우리 안내를 받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지난해 몽골 선교사 리더가 자기 쪽 사람을 보내면서 우리 모르게 일을 진행한 것을 보고 씁쓸하게 생각됐습니다.

올 초에 지역장 또한 이런 태도를 보여 소속에서 탈퇴하기로 한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수일 후 이 자가 한 말을 천사홈에 소개할 생각입니다. 모두 이 선교사보다 나이가 적습니다. 나이든 목사가 꼭 필요해 보여 강조한 말을 흘려듣는 것이 선교지 현실이기도 합니다. 소속 선교사라는 동질감마저 찾을 수 없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기로 했습니다.

오늘 수년 만에 수원에 있는 동창 목사와 통화를 했습니다. 놀랍게도 자기 집 근처에 있는 자 또한 구설수에 올라 치리가 거론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목동과 비슷한 케이스인 듯- 젊은이 주위가 혼란에 빠져 있어 먼 나라까지 신경 쓸 틈이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대신 정의감에 불타는 청년들이 하나라도 나서길 기대해 봅니다.

땅이 굳기 전에 잡초를 뽑아야 한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선교지에 좋은 씨가 하나 둘 심겨져 좋은 열매를 맺게 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천사홈은 아름다운 일들을 고취시키고 혹 잡초가 무성해질 것을 대비해 경각심을 높이려는 의도도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양해를 구합니다.
은혜의 단비가 내려 풍성한 열매를 많이 맺고 그리스도의 향내가 두루 퍼지길 소망합니다.

<사진설명> 바이칼 호수의 아름다운 모습- 6년 전 이 선교사가 찍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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