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를 이기는 지혜 - 시베리아 선교사

by 이재섭 posted Dec 1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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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울 기온이 영하 10도로 떨어지는 이른바 강추위(?) 몰아치고 있다고 합니다. 이곳은 서울보다 15도 내지 25도 더 내려가는 곳이라 수일 전에는 거의 영하 35도에 육박했습니다. 똑같은 사람 몸인데 어떤 사람은 영하 50도 이하에서도 견디고 어떤 나라에서는 영상 15도에서도 얼어(?) 죽는다고 합니다. 사람 몸이 36.5도인만큼 체온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병에 걸리거나 심각한 위험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태어나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시베리아로 온 한국인이라 할지라도 조심스럽게 지내면 그런대로 견딜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시베리아 사람들이 입는 옷과 모자, 신발을 흉내내기 때문입니다. 겨울 나라 사람들이라 해서 추위에 유독 더 강한 것 같지 않습니다. 다만 이들은 계절에 잘 순응합니다.
비교적 추위를 잘 견디는 사람들임에도 날씨가 쌀쌀해지만 바로 따뜻한 옷을 꺼내 입습니다. 특히 영하로 내려갈 때면 언제나 모자를 씁니다. 혹 어린 아이가 모자없이 바깥에 나가려 들면 꼭 챙겨서 머리에 씌웁니다. 여자들은 쌀쌀할 때 스카프를 쓰기도 하지만 기온이 내려가면 바로 모자를 씁니다. 이 나라 사람들은 기온에 따라 여러 형태의 모자를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발을 잘 챙겨 신습니다. 발은 체온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고 합니다. 건강 상식에도 발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적절한 신이 추위를 이기는데 필수입니다.

지난 1월 11일에 쓴 글을 토대로 추위를 이기는 법을 다시 올립니다.
영하 5도 내지 10도만 내려가도 강추위(?)가 왔다며 한국 전역이 꽁꽁 얼어붙습니다. 모피와 마후라, 각종 모자와 장갑까지 동원되어 다양한 진풍경을 보이게 됩니다. 영하 40도까지 내려가는 시베리아 사람들이 이런 모습을 보면 마침 엄살(?)을 피우는 것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
시베리아에서 만나는 러시아 사람들이 이따금 한국의 겨울은 영하 몇 도까지 내려가냐고 묻습니다. 영하 10도 넘는 날이 드물다. 이때는 학교도 방학에 들어간다고 대답하자 대뜸 “거기는 겨울이 없는 나라다” 라고 말히더군요. 시베리아 사람들이 볼 때 한국은 겨울이 없는 그야말로 따뜻한 남쪽 나라일 수 있습니다. 똑같이 하나님이 창조한 몸인데 추위에 대한 적응력 차이가 큰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시베리아 사람들은 추위가 몰려올 때 어떻게 대처할까요.
먼저 반드시 모자를 씁니다. 집집마다 바깥 기온에 맞추어 여러 가지 형태의 모자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대개 영하 20도 이내에 쓰는 모자와 그 이상 추울 때 쓰는 모자가 다릅니다. 젊은이들은 주로 빵모자를 선호합니다. 이또한 한 겨울 용으로 두툼하게 만든 것이 있습니다. 기온이 내려가기 시작하면 털(진짜 털은 드물지만)이 든 부추와 털모자를 씁니다. 옷도 추위에 적응하기 위해 점차 두툼해집니다(오리털 점퍼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추울 때 내부에 오리털이 많이 들어간 걸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시베리아에 온 첫 겨울에는 유난히 추워서 영하 35도를 오르내렸습니다. 의류 도매업을 하시는 백 장로님께서 오리털 점퍼를 선물하셨는데 아무리 추워도 견딜만 했습니다.

영하 30도 내지 40도에서도 견딜 수 있는 옷을 한국 시장에서 구입하는 일이 어렵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영하 10도 내외에서 추위에 떨어야 할까요. 필자의 생각에는 한국인들은 옷에만 신경을 쓰지 머리 모양을 지키기 위해 모자를 잘 쓰지 않는 편입니다.
더욱이 겨우내 신는 신발이 대개 단화나 하이힐이어서 찬바람이 발로 스며들고 머리가 차가운 바람에 노출되다 보니 추위를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또 하나 이유를 든다면 한국은 3면이 바다로 싸인 탓에 습도가 높고 바람이 자주 부는 탓에 실제 온도에 비해 체감온도가 더 내려갈 수 있습니다.

시베리아에 오래 살아온 저희도 한국의 겨울에 방문할 때면 모자를 쓰고 싶을 때가 있지만 주위에서 아무도 모자를 안 쓰고 지내는터라 그냥 견딥니다. 한국 사람들이 겨울 기온에 맞춰 적절한 모자를 적당한 신발을 신는다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또한 에너지 절약에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머리카락 모양새 때문에 모자를 피하는 사람들의 경우 모자를 쓰는 대신 빗이나 머리 손질이 가능한 기구를 가지고 다니면 될 것입니다. 시베리아 여자들은 겨울에 주로 빗을 가지고 다닙니다.
무엇보다 추위를 겁내지 않은 정신력이 필요합니다. 시베리아 북부 지역에는 영하 60도 이하로 내려갈 때가 있습니다. 이런 강추위에도 견디는 종족이 있는 만큼 한국인들도 추위쯤은 겁내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보여 주었으면 합니다.

시베리아에서는 긴 겨울 동안 조심해야 합니다. 길이 대부분 얼어 있어 자칫하면 넘어져 다칠 수도 있습니다. 시골로 선교 여행을 갈 때는 얼어붙은 도로 위로 차가 달려야 합니다. 시베리아 찬 기운이 몸에 파고들면 심한 고통을 느끼게 됩니다. 따라서 몸속에 바람이 들어가지 않도록 세심하게 주의해야 합니다. 손은 자칫하면 동상에 걸릴 수 있는 만큼 손이 젖은 채 외출해서는 안 됩니다. 장갑도 추위를 이길 수 있는 것으로 끼고 다녀야 합니다.
행여나 감기에 걸릴 경우 심각한 상황에 이를 수 있는만큼 미리 예방을 잘 해야 하고 혹 감기 기운이 보이면 초기에 빨리 치료해야 합니다. 시베리아 사람들은 이럴 경우 녹차를 여러 잔 연거푸 마십니다. 추위의 극복을 위해 시베리아 사람 흉내를 내 보는 것도 필요하리라 생각됩니다. 추위에 대비해 부담없이 쓸 수 있는 모자를 챙겨가지고 다니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나이드신 분들은 모자를 쓸 경우 온몸이 훈훈해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시베리아에서는 긴 겨울 동안 늘 주의해야 합니다. 수년 전 막내 기성이가 손등에 동상이 걸렸는데 아직 완전히 낫지 않고 있는데 완치를 위해 기도를 당부합니다. 선교사 가족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글쓴이 이재섭 목사(GMS 소속 러시아 선교사 - 시베리아의 한 도시인 이르쿠츠크에서 가족과 함께
2000년 7월부터 10번째 겨울을 맞고 있다. 2000년 겨울엔 영하 47도까지 내려가는 날도 있었다 )

<사진설명> 부랴트 지역 보한마을 가는 길- 겨울이 되면 길 곳곳이 얼어 있어 조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