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나무와 못된 나무

by 이재섭 posted Oct 06,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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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못된 나무가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없느니라” (마 5:18) “나무도 좋고 실과도 좋다 하든지 나무도 좋지 않고 실과도 좋지 않다 하든지 하라 그 실과로 나무를 아느니라” (마 12:33)

러시아에 처음 올 때 있었던 일입니다. 하바에서 이르쿠츠크로 온 두 명의 젊은이(총각)들이 있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본래 하바로 가기 위해 J선교사에게 연락하자 선교사가 거의 없는 이르쿠츠크로 가는 것이 좋겠다며 이 두 사람을 소개했습니다. 한 사람은 언어 연수중이었고 러시아어 전공자는 한국어 강사로 있었습니다. 우리 또한 비자 발급이 유리한 쪽을 택해 한국어 강사 도움으로 언어 연수 비자를 발급받았습니다. 유학생이 시간을 내어 수고해준 만큼 어느 정도 수고비를 챙겨주었습니다.

2000년 7월 세 자녀와 함께 시베리아로 향했습니다. 사전에 방을 구해 놓지 않은 탓에 혼자 사는 선교사 집에 잠시 머물면서 매일 같이 방을 알아보러 다녔습니다. 남자들뿐이어서 식사 준비는 사라 선교사가 도맡아 했습니다. 보름이 지나서야 비어 있는 아파트를 발견해 계약을 했습니다.
숙소에 돌아오자 갑자기 당장 이사가시죠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빈 집이라도 사무실로 사용했던지 바닥에 흙이 많아 하루 정도 청소를 하고 가야 할 것 같아 하루만 더 시간을 줄 수 없냐고 부탁해도 어차피 이사할 거라면 바로 가는게 좋겠다며 은근히 으름장을 놓는 것이었습니다.

주인의 말을 무시할 수도 없어 서둘러 이사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15살 정도 어린 자가 나이든 목사 가족을 향해 이렇듯 냉정한 모습을 보여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 이유를 알고 보면 더욱 기가 막힙니다. 잠시 러시아어 연수 온 자매를 자기 집에서 만나기로 한 탓에 우리 가족을 애써 몰아내려 든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집을 나서기 앞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말을 꺼냈습니다. 이 도시에 한국에서 보내어 사역하러 온 자가 우리 둘 뿐이니 토요일마다 만나 기도회라도 갖자고 제의하자 서로 바쁠텐데그럴 여유가 있겠어요 하고 거절했습니다. 이렇게 말한 자가 얼마 되지 않아 우리를 불화의 주인공을 몰아세워 어이가 없었습니다. 이때 주고받는 대화 내용조차 부인하려 들더군요.

이사하려 들자 비까지 부슬부슬 내렸습니다. 집을 나서면서 앞으로 이런 부류의 인간들은 여자와 관련된 일만 생기면 우리를 이런 식으로 대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이런 염려는 얼마지나지 않아 현실로 나타나게 됩니다).
며칠 후 중국 시장을 지나다가 이 자와 약속했던 자매와 마주쳤습니다. 모두 한 자리에서 얼굴을 보게 되었는데 자매가 그날 비도 오고 해서 못 갔어요 하는 것이었습니다. 먼 나라에 와서 총각을 집 안에서 만나는 것이 부담되었던지 지혜롭게 피해갔던 것입니다.
나중에 이 일이 문제가 되자 한국어 강사가 집에 같이 있었다고 둘러댔지만 이 날 온누리에서 온 관광객들아안내를 위해 바이칼 호수로 간 탓에 결국 거짓말이 탄로나고 말았습니다.

이 후에 Y자매를 비롯해서 자매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들을 혼자 모두 수용하기 위해 갖은 꾀를 동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자매들에 따라서는 젊은 그의 태도가 마음에 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선교사(?)라고 불러주는 도량(?)도 보이고 유난히 자매들에게 친절한 태도가 좋아보일 수도 있을 듯- 대신 그 답례로 우리가 불화를 일으키고 있다 따라서 우리와 벽을 형성해야 한다는 말에도 충실히 따라야 하나 봅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속담이 이런 걸 두고 한 말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자매라 해서 모두가 이 자 생각대로 좌우되지는 않습니다. 날짜까지 받아놓고도 등을 돌린 현명한 자매도 있는가 하면, 우리와 멀어지는 대신 이들과 어울리라는 소속 단체 대표 지시(?)에도 외로운 땅에서 홀로 지내기로 한 K자매 등 영적 분별력을 가진 자들도 있습니다.

이 자의 성향을 알 수 있는 또다른 이면을 살펴보겠습니다. 십 수 년 전 서울의 한 곳에 후보생이 왔습니다. 총각이 온 탓에 처녀들의 관심이 컸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냥 마음에 드는 자매 한 명만 정해 놓고 교제를 가졌으면 큰 물의를 빚지 않았을텐데 평소 기질을 발휘해 무작위로 자매들을 만나기 시작한 모양입니다.
결국 어느 한 자매와 결혼을 했다가는 그 휴유증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고 말았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파도와 풍랑을 뒤로 한 채 외지로 떠났습니다.

이 사건에 대해 우리에게 한 말이 있습니다. 결혼을 생각한 두 자매가 서로 친구라 어느 한 편을 택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이말은 곧 두 자매를 각각 결혼 전제로 사귀었다는 말이 됩니다). 이 중 한 자매가 사무원인 탓에 지금까지 뒷바라지(?)를 해 주고 있습니다. 이 자매는 결혼을 포기한 채 떠난 것이 무슨 기사도 정신으로 생각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다른 경로로 이때 상황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마음 고생한 자매들이 많습니다. 둘도 소화하기 힘든 상황인데 훨씬 더 많은 자매들이 연관되어 한동안 마음이 동요되었던 모양입니다.

혹 얼룩이 있더라도 회개와 용서를 통해 지워나가야 할 것입니다. 무리 속에 들어가 있는 것이 최선책이 아닐 수 있습니다. 참과 거짓이 싸울 때 어느 편에 설건가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이 자로 인해 갖은 수모를 겪고 물질적인 피해도 컸습니다. 심지어 이 자의 음모로 시베리아 땅에서 한국인 크리스챤들과 교류를 가질 기회조차 없을 정도로 힘든 나날을 지내오고 있습니다.
이글을 천사홈에 남기게 됨을 양해바랍니다. 사랑과 관용 화목을 이루는 것이 신앙인의 도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살아가기 원합니다.

"그러므로 예물을 제단에 드리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 들을만한 일이 있는 줄 생각나거든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마 5:23,24).


<사진설명> 비자 연장을 위해 한국에 왔다가 꽃박람회장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창조함을 받은대로 꽃보다 아름다운 모습을 가질 수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