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랴트 종족 지역 전도여행을 다녀왔습니다.

by 이재섭 posted Dec 28,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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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이 저물어가는 27일 아침 저희가 1년 반 전부터 지원하고 있는 삼손 전도사 사역지를 방문하기 위해 아침 일찍 장거리 여행 준비를 했습니다.
8시 반에 이반 목사님이 차를 가지고 오기로 되어 있어 필요한 물품을 챙겼습니다. 이번에는 손전등도 준비했습니다. 원주민 지역에서 밤중에 재래식 화장실을 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시베리아 겨울에 외출하려면 옷을 입는 것이 아니라 아예 무장을 해야 합니다. 그래도 겨울치곤 덜 추워 부담이 덜 되었습니다. 수년 전 중부 지역에서 사역하는 러시아 친구 목사 사역지를 방문할 때는 영하 40도가 넘기도 했습니다.

이르쿠츠크 시내를 벗어나기 전에 차에 기름을 채우고 대형 슈퍼에 들려 먹거리를 좀 샀습니다. 쵸쿄파이 5박스, 사과, 귤, 쥬스, 쵸쿄렛, 이동하는 동안 필요한 음료 등 준비를 갖췄습니다.
삼손 전도사 집까지 약 170km를 가야 합니다. 단기 팀을 이 지역을 보냈다가 그만 저희 사역에 방해를 받아 무려 10개월 만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필요한 지원을 하면서 사랑의 기도를 계속해 왔습니다.

부랴트 지역 도로는 눈이 얼어붙은 곳이 많습니다. 대기압이 낮은 편이어서 컨디션이 안 좋을 때는 가슴이 답답해 오기고 합니다. 이르쿠츠크 시내도 대기압이 낮아 건강관리에 어려움이 따릅니다. 그래도 어디 피할 곳도 없어 그냥 몸으로 부딪히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반 목사님은 운전이 뛰어납니다. 작은 차로 빙판이 자주 나타나는 도로를 시속 80km 이상 달립니다. 언덕이 나오고 길게 미끄러운 내리막길이 나타나도 마냥 달립니다.

11시반쯤 첫 목적지인 삼손 전도사 집에 도착했습니다. 큰 딸이 간단한 점심을 챙겨 주었습니다. 키가 크고 예쁜 편인데 태어나면서부터 얼굴 한쪽 발육이 잘 안 되어 미국 선교사님의 도움을 받아 얼마전 1차 성형수술을 했습니다. 저희도 얼마간 지원을 했습니다.
2008년 3월에 모스크바에서 2차 수술이 있다고 하는데 수술의 성공과 경제적인 어려움이 없도록 위해 기도바랍니다.

잠시 후 삼손 부인이 왔습니다. 인근에 있는 학교 음악 선생님입니다. 오랜만에 찾아온 이 선교사 일행을 반갑게 맞았습니다. 사라 선교사가 치과 치료를 위해 한국에 있는 탓에 아쉬워했습니다.
대화중에 성탄절 기념 특별 공연을 할 예정인데. 러시아에서는 이런 행사를 열 경우 사전에 정부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특히 어린이를 겨냥한 행사여서 초청 대상과 선물 준비 등 여러 가지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사역지를 방문할 때마다 갑작스런 지출에 대비해 얼마간의 준비를 하고 갑니다. 넉넉지 않은 사역비로 선물을 준비하는 일이 쉽지 않아 보여 선물비로 얼마간 주었습니다.
부랴트 시골 마을에서는 도심에서 파는 물품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몇 가지 선물을 준비해 갔는데 마음에 드나 봅니다.

다음 목적지를 향해 삼손 전도사를 태우고 길을 떠났습니다. 빌체를 마을 가까이 강이 있는데 저수지 마냥 넓게 물이 들어온 곳이 있습니다. 요즘 날이 덜 추운 편이지만 갇힌 물이라 모두 얼어 있었습니다.
돌아서 가려면 40km 정도 되는 길을 얼음 위로 건너자 2km도 채 안 되어 보였습니다. 일리야가 사는 마을을 지나 멀리 할류트 마을로 바로 갔습니다.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신앙 깊은 할머니 성도가 얼마 전 하늘나라로 간 이후 기도 모임조차 어렵게 되었다고 합니다.

외진 마을이라 지난 방문 때 디비디 플레이어와 예수 영화를 주고 간 곳인데 다시 오라고 손짓하던 사람들이 그만 이리 저리 흩어지고 말았습니다. 2월 말에 저희 사역을 방해받지 않았더라면 몇 차례 더 올 수도 있었는데 아쉽기만 합니다.
선교의 방해자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대상이지만 가능한 천사홈에 이런 내용을 담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런 자들이 오히려 악 소문을 내고 다녀 주위를 어지럽게 합니다.

작은 마을 도서관에 교회 모임에 나오다고 다른 곳으로 간 아주머니가 근무하고 있어 찾아갔습니다. 일부 책은 너무 낡아 고서 보관한 것 같은 느낌을 주었습니다. 출판 연도가 제 나이만큼 된 책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시골 마을에 도서관을 설치하는 러시아와 부랴트 종족의 삶이 대단해 보였습니다. 작은 도서관 중앙에는 뻬치카가 있어 장작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시베리아 냄새가 물씬 나는 모습입니다.
바로 옆 건물은 빵 공장이어서 방금 구운 따뜻한 빵을 살 수 있었습니다. 이르쿠츠크에서 약 230km 떨어진 한적한 시골 마을 정취가 느껴왔습니다.

다시 오던 길로 나와 할레이 마을을 찾아갔습니다. 삼손 전도사가 앞서서 몇 집을 방문했지만 모두 출타 중이라 일리야 동네로 향했습니다. 낡은 뾰뜨르 성도(일리야 아버지) 집이 눈에 익었습니다.
이 선교사가 누가복음 10장의 70인 제자 전도를 중심으로 설교를 했습니다. 각동 각처로 둘 씩 제자를 보내신 예수님처럼 부랴트 마을마다 기도처가 서고 나아가 교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참 평안은 하나님만이 주실 수 있다. 누가복음 2장 14절을 보더라도 기뻐하심을 입은 자에게만 평안이 임한다고 말했습니다. 부랴트 종족 지역에 이런 평안이 임하도록 전도에 힘써야 한다. 그리고 먼저 믿는 가정이 더욱 평화롭고 사랑이 넘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일리야 모친이 따찌아나 성도는 아직 몸이 덜 회복된 상태였습니다. 이반 목사님이 아내를 사랑해야 병도 안 생긴다고 말하자 남편은 장군과 같다는 말을 되풀이했습니다.
부랴트 종족은 가부장 제도가 강한 곳입니다. 그래서 뾰뜨르 성도에게 종족 전통을 떠나 성경에 나온대로 아내 사랑을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로마서 12장 10절을 들어 한 아버지를 모신 형제로서 서로 존중해야 하는 것이 성도의 의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여름 따지아나 성도에게 갑자기 풍이 와서 한때 위기 상화이었는데 많이 회복되었습니다.

일리야에게 신학 수업을 하다 보면 사단의 공세가 있을 수 있고 이처럼 주위 환경이 마음 아플 때가 있다. 그럴지라도 학업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부모님이 경제적인 능력이 없어 힘들 수도 있는 만큼 일리야에게 약간의 비상금을 챙겨 주었습니다. 건강하고 열정적인 일리야가 앞으로 귀한 지도자가 되리라 믿습니다.

집을 나오려 하자 돼지고기 얼려놓은 것을 가져가라고 챙겨주었습니다. 아마 우리에게 주려고 미리 마음먹은 것 같습니다. 다리 부분인데 10kg가 넘어 보였습니다.
일리야가 신학교를 간 후 필요한 것이 많다며 집에 편지를 보내자 기르던 유일한 소를 팔아 한다는 말을 듣고 서둘러 지원비를 보냈습니다.
일리야는 미하일 목사님 감독 하에 신학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혹 어려운 일이 있으면 미하일 목사님에게 알리면 배후에서 우리가 돕겠다고 말했습니다.

전도여행 하루 전에 버스터미널에서 미하일 목사님과 일리야를 만났습니다. 바울이 디모데를 아끼고 사랑한 것 같은 심정으로 부담없이 쓸 수 있는 용돈을 좀 챙겨주고 싶었지만 미하일 목사님의 리더쉽이 발동할 것 같아 사전에 슈퍼에서 구입한 선물한 들려 보냈습니다.
마침 일리야 집을 방문하게 되어 주고받는 사랑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다시 얼어붙은 강을 건머 삼손 집으로 향했습니다. 시간이 너무 늦고 길이 얼어붙어 있어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돌아가자는 이반 목사님 말에 삼손 전도사가 몹시 아쉬워하는 것이었습니다. 찬미 시험도 남아 있고 해서 일단 그냥 돌아가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되었습니다.
언제 우리 가족이 오겠냐고 묻기에 2월 초가 될 것 같다고 말하자 한 달에 한 번씩 오는 것이 아니냐고 되물어 연락해 주겠다고 말했습니다. 아직 지도자로 훈련 중인 만큼 이 선교사의 방문이 사역이나 자신의 성장에 유리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모르는 대상을 위해 수고하고 있는 선교사가 세계 도처에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저희 역시 아직 복음이 닿지 않는 지역에 하나 둘 신자가 탄생하고 기도처가 세워지기 바라고 있습니다.
부랴트 종족을 비롯해 여러 종족이 주님께 돌아올 수 있도록 위해 기도바랍니다. 특히 러시아 민족이 주님을 바로 알고 바로 섬길 수 있도록 기도바랍니다. 아울러 저희 사역을 위해 건강과 안전을 위해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진설명- 일리야 집에 모인 부랴트 성도들에게 설교하고 있는 이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