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시베리아에 무사히 도착해 선교일정에 들어갔습니다

by 이재섭 posted Feb 0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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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7시 대한항공 편으로 인천 공항을 떠나 약 2시간 비행해 중국 북경 제2공항에 내렸습니다. 러시아로 가는 비행기가 이튿날 오전 4시 45분으로 되어 있어 많은 시간을 보낼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시내에 있는 민박집을 다녀올 때도 있었지만 경비를 절감하기 위해 공항 내에서 해결책을 찾기로 했습니다. PC방이 보여 들어갔더니 한 시간에 무려 30위안(약 6000원)이라 오래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지하에 여행자 간이 숙소가 보였지만 이곳도 200위안 이상 내야 할 것 같아
포기하고 한적해 보이는 공항 의자에 누워 약 3시간 정도 잤습니다. 큰 가방은 부쳤고 값비싼 물품을 지니고 있지도 않아 용기를 내어 보았습니다.

2시쯤 일어나 좀더 휴식을 취한 후 비행기 탑승하는 곳을 찾기 위해 공항 내를 한 바퀴 둘러보았더니 생소하게 생각되었습니다. 전자 티켓을 자세히 살피자 다른 곳에 위치한 큰 공항 청사에서 출국하는 것인데 별 생각없이 대한항공이 착륙한 청사(터미널 2)에 계속 머물렀던 것입니다. 서둘러 3시 정각에 출발하는 공항 셔틀 버스를 탔더니 초만원이라 휴대용 가방하나 둘 곳조차 마땅치 않았습니다. 앞에 서있던 러시아 남자가 자기 큰 가방 위에 얹어도 좋다고 해서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가장 규모가 큰 북경 공항(터미널 3)까지 거리가 좀 떨어져 있어 버스가 15분 넘게 가는 것 같았습니다. 워낙 인구가 많은 나라여서 사람들이 사방에 보였습니다. 안내판에 이르쿠츠크 비행기 시간이 3시 45분으로 나온 것 같아(도착 시간임) 지나가는 러시아 사람들에게 물었더니 벌써 마감되었다고 말해 놀랐습니다.
안내 데스크로 가서 S7 항공사가 어디냐고 물었더니 방향을 알려주었습니다. 알려준 길을 따라가자, 연두색 S7 안내판에 불이 들어와 있어 정말 반가웠습니다. 티켓에 나온 시간대로 떠나기로 되어 있어 아직 마감되지 않아 발권을 마쳤습니다(혹 휴대용 짐 무게에 신경을 쓸 경우, 노트북을 따라 보여주는 것이 유리합니다). 부치는 짐은 어떻게 하기로 했냐고 묻기에 한국에서 러시아로 바로 부쳤다고 하자 짐 티켓을 보자고 말해 보여주었습니다. 대부분 항공사에서 무상 탁송 짐의 경우 하나만 인정하기로 해 잘 꾸려야 합니다(대개 23kg까지 1개만 무상으로 보낼 수 있습니다).

비행기 좌석이 거의 다 찼는데도 내 자리 주위엔 아무도 없어 세 개의 좌석이 주어진 셈이 되었습니다. 외국인 옆이라 승객이 모두 찰 때까지 일부러 비워둔 것 같습니다. 지난 여름 이르크츠크를 다녀가고 아직 6개월이 채 지나지 않았습니다. 조종사가 현재 이르쿠츠크 기온이 영하 30도라고 말했습니다. 시베리아 일상 온도라 크게 놀라지 않았습니다.
9시 경 비행기가 이르쿠츠크 공항에 착륙했는데 아직 어둠이 사라지지 않고 점차 날이 개이고 있었습니다. 한 떼이 한국인 여학생들이 보여 어디서 왔냐고 물었더니 성균관대학교 러시아어과 학생들인데 이르쿠츠크 공과종합대학교 교환 학생으로 왔다고 합니다. 꽤 큰 가방을 가지고 힘들어 하는 학생도 있어 도와주고 맨 마지막에 나왔습니다.

러시아 공항 대부분 짐 무게가 35kg가 넘을 경우 별도의 세금을 부과하기도 합니다. 마지막 통관하는 여학생 짐이 50kg를 넘어서자 공항직원(주로 국경수비대원임)이 짐이 많다며 문제를 삼으려 들었습니다. 일행들이 같이 왔다고 말한 것이 유효했는지 그냥 들여보내 주었습니다. 35kg넘는 짐으로 인해 입국하면서 흥정을 하는 등 실랑이를 벌일 때가 많았습니다. 젊은 선교사는 오래 전에 컴퓨터 하나 살 돈을 물었다고 합니다.
공항 밖으로 나서자 미하일 목사님과 제니스 목사 그리고 J형제가 반갑게 맞이했습니다. 천국에서 만나게 되면 영원토록 같이 지내야 할텐데 모든 크리스챤들이 민족과 연령, 환경을 초월해 땅에서도 서로 사랑하고 교제하며 지체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도리라 생각됩니다.

미하일 목사님 차량으로 교회로 향했습니다. 언제보아도 감회가 새로운 낯익은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자주 걷던 길, 자주 드나들던 슈퍼, 고향에 온 듯 친숙감을 느끼게 했습니다.
이르쿠츠크 1번 교회로 들어서자 본당 지하가 훈훈했습니다. 긴 겨울 동안 난방을 가동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편리해 보였습니다.
미하일 목사님이 샤슬릭(돼지고기를 꼬챙이에 끼워만든 요리)을 많이 사왔습니다(제법 값이 비싼데-). 모두 한 자리에서 식사를 하는 동안 이반 목사님이 왔습니다. 교회 준공 허가 서류 준비 때문에 오랫동안 수고하고 있습니다. 벌써 15년이 넘도록 교회를 신축 중이라 어떤 서류는 분실하기도 하고 새로 작성해야 하는 등 분주한 가운데 있습니다. 교회 완공을 놓고 많은 분들이 기도하고 있습니다. 저희도 기도하면서 적지만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 저희가 주문 제작한 찬양대 가운 15벌을 전달하자 본래 가운과 거의 같아 보인다며 좋아했습니다. 한국 인삼차를 좋아해 목사님 두 분께 하나씩 선물했습니다. 이반 목사님은 컴퓨터를 잘 다루어 용량이 큰 메모리를 하나 더 선물했습니다.

선교 일정에 대해 물어보기에 지난여름부터 한국의 한 협력교회가 부탁한 교회 설립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바이컬 호수 인근 마을 방문이 가장 우선이고 지난 방문 때 적지 않게 건축헌금을 한 앙가라스크 제2교회를 가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수년 동안 사역비를 지원한 브리야트 종족인 삼손 사역지에 관심이 있다고 말하자, 짧은 일정이라 저희가 원하는 코스대로 방문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번 주일 1번 교회 주일 예배를 참석하고 마친 후 바로 바이칼 호수 가까이 위치한 마을로 가기로 했습니다. 이 마을은 바이칼 호수 관광 명소의 하나인 리스비얀까와 통나무 민속촌인 딸찌에서 가까운 큰 마을입니다. 30년부터 모임을 갖기 시작한 곳으로 때로는 성도들이 1번 교회에 와서 예배를 드렸다고 합니다. 10년 이상 러시아 선교사로 사역하다가 지난 해 본국으로 돌아간 미국인 선교사 데이비드가 4년 정도 사역을 하기도 했습니다.
절차상 땅 주인이자 이 마을 크리스챤 모임을 장소를 제공하고 있는 성도 가정으로부터 러시아 노회 노회로 기부 받던가 저렴하게 매입을 한 후, 교회 건물을 짓는 게 좋겠다고 말해 최선의 방법을 찾기로 했습니다. 교회 설립을 위한 부지가 잘 확보되고 성전 신축이 이루어지도록 위해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러시아는 도착한 지 일주일 이내 거주 등록을 해야 하는데 가능한 빨리 등록을 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오후에 미하일 목사님이 오랜 시간 들여 거주등록을 마쳤습니다. 그동안 종교비자로만 다녔는데 이번에는 일정이 짧고 혼자 방문하게 되어 여행비자로 들어왔습니다.
J형제와 시장에 갔다가 전화 등록도 마쳤습니다. 거주허가가 없으면 자기 이름으로 전화번호를 가질 수 없습니다. 중국 시장이 점차 새 건물로 탈바꿈하고 있었습니다. J형제를 따라 들어간 건물에 한국 음식을 파는 식당이 있어 신기해 보였습니다. 중국인이 경영하는데 메뉴에 한국식 음식이 많았습니다. 돌솥비빔밥을 시키자 한국 음식과 비슷하게 만들었는데 다른 반찬이나 국이 없어 썰렁해 보였지만 모처럼 밥을 제대로 먹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값도 한국과 비슷해 이 도시를 방문하는 한국인들과 유학생들에게 유익해 보였습니다. 모스크바나 뻬쩨르부르그에서는 한국 음식이 엄청 비싸서 마음놓고 사 먹을 수가 없습니다.

저녁에 슈퍼에 들려 머물 동안 필요한 생필품 몇 가지 사서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혹 찬양대 가운이 상할 것을 염려한 탓인지 김치나 된장 등 밑반찬을 챙기지 않은데다 한국에서 흔한 김조차 보이지 않아 아쉽게 생각되었습니다. 식재료가 제대로 없는 곳에서 혼자 식사를 준비해야 되지만 선교지를 다시 돌아올 수 있게 된 점 감사하고 있습니다.

J형제를 파송한 신반포교회 홍문수 목사님과 교회 식구들의 헌신과 사랑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여러 나라 선교를 위해 애써 온 교회가 시베리아 지역 선교를 위해 많은 몫을 감당해 주셔서 박수를 보냅니다. 저희 또한 신반포교회를 기도를 계속해 왔습니다.
낙현교회 오인국 목사님과 낙현가족이 러시아 원주민 마을 선교를 위해 기도와 후원에 참여해 주신 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여러 협력교회와 후원해 오신 분들, 오랜 친구인 김 변호사님의 후원과 사랑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선교일정 동안 소기의 목적을 모두 이룰 수 있도록 계속 관심을 갖고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섬기시는 교회 부흥과 성도님들의 가정마다 우리 주님께서 은혜와 복을 더하여 주시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사진설명>이르쿠츠크1번교회 성찬식 모습- 하나의 빵을 쪼개어 전교인에게 나눕니다. 성찬기도하는 이반 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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