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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첫 주일 미리 약속한 대로 우솔 시베리스르코에에 있는 우솔스까야 교회를 가기 위해 아침부터 준비했습니다. 주말에 과일과 찬거리를 사고, 사라 선교사는 점심 식사를 위한 몇 가지 먹거리를 만들었습니다.
약속 시간인 오전 9시에 제니스 목사가 차를 가지고 우리 식구를 데리러 왔습니다. 우솔 시베리스르코까지 자동차로 약 한 시간 정도 걸립니다. 며칠 전에 온 눈으로 온통 하얀 빛을 띠고 있었습니다.

넓은 러시아 동서를 가로 지르는 도로를 따라 서쪽으로 향했습니다. 고속도로라고 보기 어려운 길이지만 구간에 따라 넓게 잘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제니스는 젊은 탓인지 평균 100km가 넘는 속도로 달렸습니다. 작년 초에 앞 차를 추월하다가 교통순경에게 발견되어 면허가 정지된 탓에 한동안 친구가 자기 차로 대신 태우고 다녀야 했습니다.

우솔스까야 교회에 도착하니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난방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아마 폭설로 인해 전력 공급에 이상이 생긴 모양입니다. 실내가 따뜻하리라 믿고 가볍게 입고 왔다가 추위 속에 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러시아는 대 부분 전기에 의존합니다.
비교적 전기 요금이 싼 탓에 전기로 난방하고 전기 스토브로 식사를 만듭니다. 따라서 전기가 안 들어올 경우 속수무책입니다. 얼마전 앰프 셋트를 선물했는데 이 번에는 사용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주로 할머니 성도들이 20여명 참석했습니다. 모두 추위 속에서 그냥 예배를 드려야 했습니다. 이 선교사가 첫 설교를 맡았습니다. 제니스 목사님은 침례교 목사지만 칼빈주의를 신봉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로마서 8장과 에베소서 1장을 본문으로 예정론을 중심으로 설교했습니다. 부르심과 응답, 칭의, 영화 등 교리적인 요소를 단계별로 설명을 해도 잘 이해하는 것 같았습니다.

러시아는 예술의 나라답게 손님이 특송하는 것이 순서의 하나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 찬송가와 러시아 찬송가에 모두 나오는 곡 두 곡을 택해 특송을 하면서 함께 부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피아노가 오랫동안 조율을 안 한데다가 추위와 더위에 노출되어 있어 음이 엉망이었지만 기성이가 반주했습니다.

제니스 목사가 두 번째 설교를 했습니다. 부활절이 지난 지 얼마 안 되어서인지 고린도전서 15장을 본문으로 설교하는 것이었습니다. 평균 2시간 예배를 드리는 것이 이 나라 전통이라 길게 설교한 후 기도 시간을 가졌습니다. 예배가 거의 끝날 무렵 전기가 들어 왔습니다. 자칫하면 점심 준비해 온 것을 나누어 먹을 겨를도 없이 추위에 떨어야 했습니다.

예배 후 제니스 목사님이 몇몇 성도들을 집까지 바래다주기 위해 차를 몰고 나가는 사이 식당에 모여 점심 준비를 했습니다. 사라 선교사가 준비한 볶음밥을 데우고 잡채와 과일, 살라드 등을 차렸습니다.
요리사인 제니스는 한국 음식이 너무 맛있는지 감탄을 연발했습니다. 평소 좀 특이한 것을 먹고 싶었는데 오늘 정말 맛있는 한국 음식을 먹게 되었다며 사라 선교사 요리 솜씨를 칭찬했습니다.

우솔스까야 교회는 역사가 약 50년 정도 된 교회로 한때 청년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수 년 전 청년들이 인근에 있는 다른 교단 교회(신비적이고 자유적인 분위기 교회)로 모두 떠난 탓에 노인들만 남게 되었습니다. 젊은 제니스 목사님이 부임한 이후 주일학생도 10명 가까이 모이고 교회가 조금씩 부흥되는 중입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제니스 목사님이 자신에 대해 간증을 했습니다. 자기 부모님은 본래 독실한 신자라고 합니다. 하지만 자기는 어린 시절부터 말썽장이였다고 합니다. 결국 15살에 소년원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를 계기로 성경을 열심히 읽었다고 합니다. 어느 날 마음이 밝아오면서 자신의 삶의 자세를 바꾸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교도소에서 나온 후 술담배를 끊고 신앙생활을 꾸준히 하기 시작했는데 몇 년 동안 부모님은 저러다가 언제 옛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의아스럽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고 합니다. 21살에 결혼해 평균 1년 반 사이에 아이 하나를 낳았는데 서른 살이 못되어 여섯 아이의 아빠가 되었습니다. 일곱 번 째 아이를 임신했는지(계획 중인지) 얼마 후 일곱 번째 아이도 낳을 거라고 말하더군요.

멀리 옴스크 신학교에 유학할 당시 네 아이의 아빠였습니다. 신학교에서 수업하면서까지 한 명 더 낳을 정도로 하나님의 나라 확장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마치 유아원이자 유치원같은 가정의 가장답게 요리사로 일하면서 가족을 잘 부양해 왔습니다.
장인께서 차를 선물해 좀 낡았는데 아버지가 새 차를 선물해 수리할 일이 없어 편하다고 합니다. 러시아에서 생산하는 차는 값아 싼 대신에 수년이 못되어 고장이 자주 난다고 합니다.

교회 부흥을 위해 여름 중에 이르쿠츠크를 떠나 우솔 시베리스코에로 이사하고 싶다고 합니다. 하지만 10만 명 내외 거주하는 우솔 시베리스코에서는 일 자리가 없어 걱정이 좀 된다고 합니다. 이런 젊은 목사님에게 누가 생활비를 지원해 준다면 얼마나 더 열심히 교회 일에 전념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부터 우리를 초대하고 싶다고 했는데 다음날 저녁 무렵 집으로 방문해 달라고 해서 우리 가족이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여섯 아이들 모습도 지켜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리라 기대됩니다.
제니스 님과 우솔스까야 교회 부흥을 위해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진설명> 우솔스까야 교회에서 설교하는 이 선교사와 통역 도우미 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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