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나무들이 잎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by 이재섭 posted May 1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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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겨울 동안 앙상한 가지만 보이던 시베리아 나무들이 마침내 잎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시베리아의 봄을 나무들은 하루가 다르게 변모합니다. 한국으로 치면 일 년 중 반이 겨울이고 나머지 반으로 세 계절을 보내는 셈입니다. 6월이 되면 30도를 오르내려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한창 더울 때는 영상 35도를 넘어섭니다. 겨울에 영하로 내려간 만큼 여름엔 반대로 올라 계절의 널뛰기를 하는 인상을 줍니다.

오늘은 한국에서 성인식으로 지키는 날이어서 만 스무 살 성인이 된 찬미를 축하해 주기로 했습니다. 7살에 부모를 따라 어려운 선교지 생활을 시작한 찬미는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되기까지 선교지에서 자라났습니다.

막내 기성이는 이르쿠츠크 27번 학교 물리수학반 출신입니다. 물리 수학반 학생은 다른 반에 비해 우수한 자질을 가진 학생들로 이루어졌습니다. 오늘은 물리 주임 교사이자 물리수학반 담임선생님 생일이라며 옛 제자들이 인사를 간다고 합니다. 기성이가 꼭 왔으면 좋겠다고 하여 저녁 무렵 학교로 갔습니다.
한국에서 온 나어린 학생이 졸업생 가운데 수학상을 탈 정도로 수학 실력이 뛰어나 기억에 남아 있나 봅니다. 기성이는 91년 5월 30일 생으로 곧 열 아홉 번 째 생일을 맞게 됩니다.
현재 이르쿠츠크 국립대 물리학부(레이저 물리 전공) 4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일종의 학석사 통합 과정으로 내년 6월에 졸업할 예정입니다. 가능한 진학을 해서 학업을 계속했으면 합니다.
자녀들이 현지 학교에 잘 적응해 주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선교사 가족을 위해 후원과 기도를 해 오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갑작스런 화재로 교회가 전소된 니쥐니 우진스키 교회를 위해 얼마간의 후원을 하기로 했습니다. 아직 현지 교회 후원을 목적으로 헌금이 오는 경우는 드문 편입니다. 저희 선교를 절약해 틈틈이 현지인 교회와 교역자를 지원하고 합니다.
빌치르 교회 삼손 전도사 사역을 위해 저희 경비를 덜어 3년 간 사역비를 지원했습니다. 한 후원자의 헌금으로 외부 교회 출입문을 내는 등 정성을 다해 돌보았습니다.
지난해 봄부터 이르쿠츠크 노회 중심 교회인 이르쿠츠크 1번 교회가 모든 사역비와 신학교를 오가는 교통비를 지원하는 등 헌신적으로 돌보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정식 고용 계약을 할 경우 40%를 고용주와 고용인이 세금으로 내야 합니다. 시베리아 원주민 마을을 섬겨온 러시아 목사님과 성도들의 수고가 아름다운 열매를 맺어 왔습니다.
사도바울은 고린도교회에게 보내는 글에서 “모든 것을 품위있게 하고 질서있게 하라”(고전 14:40)고 말했습니다. 성령님의 하나되게 하심을 따라 그리스도의 지체로서 현지인 교단과 소속 교회 사역을 존중하면서 동역할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랜 겨울잠에서 깨어나 잎을 내기 시작한 나무들이 생기를 불어주고 있습니다. 거리에 나갔더니 민들레꽃이 핀 곳이 있었습니다. 좀더 있으면 여러 가지 꽃들이 피어날 것입니다.
올해는 이 땅이 더욱 활기차고 아름다운 일들이 많이 일어나길 기원합니다. 특별히 성전건축을 준비 중인 앙가라스크 제2교회와 화재로 전소되어 새로이 예배 처소를 마련해야 하는 니쥐니 우진스키 교회를 위해 기도바랍니다.
아울러 성인이 된 찬미를 비롯해 기은, 기성 선교사 자녀들의 학업과 진로를 위해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진설명> 동시 통역을 위해 강단에 자주 서는 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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