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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부터 토요일에 걸쳐 내린 눈으로 온통 눈 천지가 되었습니다. 영하 25도가 넘어서면 거의 눈이 내리지 않습니다. 대신 봄가을에 눈이 많이 옵니다. 올해는 4월 내내 비교적 덜 춥고 싹이 날 기미도 보여 겨울이 빨리 끝나나 보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틀 동안 내린 눈으로 인해 비행기가 결항되고 전기 공급에까지 이상을 일으켰습니다. 인터넷도 하루 정도 잘 연결이 안 되더니 점차 회복되고 있습니다. 다시 눈의 나라가 되어 도시 전체가 하얀 빛을 띠고 있습니다.


세계피겨선수권 대회가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탓에 연일 중계를 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대한의 딸이자 피겨 여왕인 김연아가 출전해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시작하자마자 보기 드문 실수로 인해 걱정이 되었는데 이를 잘 극복하고 화려한 연기를 펼쳐 1등으로 자리매김을 했습니다. 오늘밤 마지막 경기를 잘 마무리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 이어 세계선수권 대회마저 우승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내일(5월 첫 주일)은 차로 한 시간 반 정도 걸리는  우솔 시비르스크 우솔스카야  교회를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담임인 제니스 목사님은 30대 초반으로 헌신적인 열정이 돋보입니다. 러시아 목회자들은 가능한 자녀를 많이 두길 원합니다. 신자가 적은 나라인 만큼 목회자가 솔선해서 믿음의 자녀들을 많이 두기 원하는 것 같습니다.


제니스 목사님은 여섯 자녀를 두고 있습니다. 대부분 러시아 교회 목회자들이 사례비 없이 사역하고 있습니다. 제니스 목사님 또한 오랜 역사를 가진 교회지만 사례비를 줄 형편이 못되는 교회를 맡아 사역하느라 주간에는 식당에서 요리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제니스 목사님이 기차로 이틀 걸리는 옴스크 신학교에서 신학수업을 할 때부터 틈틈이 지원을 해 왔습니다. 성도가 약 30명 되는 우솔 시비르스크 교회를 맡아 목회자의 길을 걷고 있는 제니스 목사님이 사랑스럽고 든든해 보입니다.


 바울이 디모데를 아들처럼 사랑하고 돌본 것처럼 제니스 목사님과 자녀들 그리고 사역지를 위해 기도하면서 틈틈이 돕고 있습니다. 무언가 더 나누어 주고 싶은 마음이 앞서 이번엔 구체적으로 대화를 나눌 생각입니다.


  찬미와 기성이가 모스크바 국립대 대학원 입학원서를 제출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학교 서류를 준비하고 입학원서와 자기소개서, 학습 계획 등을 쓰고 토르플 합격증 사본까지 첨부해 보내야 합니다. 찬미 토르플 3단계 합격증이 보이지 않아 천사홈에 올린 파일을 복사해 보내기로 했습니다.


 저희 힘으로 등록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아 보이지만 믿음으로 가지고 입학 관련 서류를 보내고 학교 초청장이 나오게 되면 학생 비자를 만드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로 했습니다. 외진 땅에서 오랫동안 친구처럼 서로 의지하고 살아온 선교사 자녀들이 무사히 진학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진설명> 시속 100km 이상 달리는 제니스 목사의 차에서 찍은 우솔 시베르스코에 지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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