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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30 22:53

이웃사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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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에는 일본과의 WBC 결승전 중계방송을 보느라 잠을 설쳤습니다. 우리 한국 사람들은 희한하게도 일본과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유독 눈이 번득입니다. 다른 나라와의 경기는 저도 상관이 없지만, 일본과의 경기는 반드시 이겨야 직성이 풀리기 때문입니다.


저는 어릴적 일본이 그리 대단한 나라인줄 몰랐습니다. 학교의 선생님이나 동네 어른들로부터 ‘왜놈’이니 ‘쪽바리’니 하면서 일본을 무시하는 소리를 언제나 듣고 자랐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고 철이 들고 나서야, 일본이 얼마나 큰 나라이고 강대국인지를 알았습니다. 일본의 경제력은 세계 2위의 대국이고, 인구는 우리의 3배나 됩니다. 국토 면적 또한 몇 배나 큽니다. 바다를 포함할 경우 10여배에 달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일본을 무시하고 적대시합니다. 이런 현상은 아마도 오랜 양국의 역사와 민족감정(民族感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것입니다.


 



무서운 이웃


 


이웃사촌이란 말은 아마도 먼데 사는 사촌보다 가까이 있는 이웃이 소중하다는 뜻에서 나온 말일 것입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우리의 이웃이 사촌처럼 친해지기보다는 앙숙(怏宿)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이웃을 사랑하고 협력하는 관계보다는 비교하고 경쟁하는 라이벌로 보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웃이란 늘 가까이 있기 때문에 서로 부딪힐 수 있고, 앙금이 쌓일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국가 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장 가까운 이웃 나라가 원수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일본을 가장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부릅니다. 영국과 프랑스가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인도와 파키스탄의 경우 또한 그러합니다.

주님 당시의 유대와 사마리아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유대와 사마리아는 가까운 이웃나라요, 피가 섞인 형제 나라입니다. 그러나 유대는 사마리아를 무시하고, 사마리아는 아예 유대와 담을 쌓고 지냈습니다.

 


가까운 이웃

 

이웃은 늘 가까이 있기 때문에 경계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나의 약점과 잘못을 누구보다 가까운 이웃이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웃은 대통령이나 경찰서장보다 무서운 존재입니다. 대통령이 막강한 권력과 중요한 자리를 가지고 있지만, 나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경우 하나도 무서울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아무나 대통령을 비판하고 욕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가까운 이웃에게 그렇게 할 수는 없습니다. 이웃을 무시하고 비판하다가는 당장에 소문이 나고, 자칫 싸움으로 번지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웃은 집안의 형제나 친구들보다도 중요합니다. 친척이나 형제들은 매일 만나는 관계가 아닙니다. 기껏해야 집안의 대소사(大小事)나 명절에 몇 번 만나는 것에 불과하지만, 우리의 이웃은 매일 만나고 부딪혀야 하는 관계입니다.

고향과 가족친지를 떠나온 우리는 절실히 이웃사촌을 필요로 합니다. 이민 생활이 외롭고 고달프기 때문입니다. 초기 정착과정에서 동포 이웃에게 받은 상처가 적지 않고 서로를 불신하고 있지만, 우리는 절실히 이웃사촌을 찾고 있습니다.

 


누가 이웃인가?

 

한 율법사가 주님에게 ‘내 이웃이 누구입니까?’라고 물었을 때에 주님은 선한 사마리아 인의 비유를 말씀하시면서 ‘누가 강도만난 자의 이웃이냐?’고 오히려 이 율법사에게 질문을 하셨습니다(눅 10:29-37).

우리는 나에게 도움을 주고 위로해줄 선한 이웃을 찾고 있습니다. 그 율법사처럼 내 이웃사촌이 누구인가 묻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말씀은 강도만난 사람이 네 이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강도만난 이웃을 헌신적으로 도와 준 사람은 놀랍게도 유대인들이 그토록 무시하고 앙숙으로 여기던 사마리아 인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우리의 이웃인가에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강도 만난 사람이 우리의 이웃이 되어야 합니다. 제사장이나 레위인처럼 겉모양만 종교인이 되지 말아야 합니다. 끼리끼리 이웃을 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끼리끼리 이웃은 이해관계가 바뀌면 원수로 돌변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사상 유례가 없는 불황을 만나 수많은 우리의 이웃들이 고통 중에 있습니다. 비즈니스가 파산을 하고, 직장을 잃어버린 이웃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강도 만난 사람을 나의 이웃으로 삼을 때에 그 이웃은 무서운 이웃이 아닙니다. 그들이 이웃사촌이 될 때에 우리는 이웃의 평판(評判)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을 것이며, 이 사회는 아름답게 변해갈 것입니다.

 



아가페선교교회 강진구 목사(www.agape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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