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 한장이면 몸파는 '러시아 처녀'" 란 글을 읽고-

by 이재섭 posted Oct 09, 201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0-10-08 17:52 CBS사회부 최선0 기자
<김문0 경기도지사가 북한의 권력세습과 공산주의 체제에 대해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8일 대한상공회의소 초청으로 상의회관에서 열린 CEO 간담회에서 김 지사는 "실제로 (구)소련에 갔다 온 제 친구들이 당시 청바지 한 장이면 예쁜 아가씨들이 하룻밤을 팔 정도로 비참하다고 한다"며 사회주의 국가의 경제적현실을 비판했다>(노컷뉴스)http://www.cbs.co.kr/nocut/
천사홈은 정치에 관여하지 않은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위의 소개한 기사는 도를 넘었다고 생각되어 몇 가지 부언하기로 한다.

발언을 한 김 지사나 글을 쓴 최 기자도 자신이 직접 경험한 일이라고 말하고 있지 않다. 지금이라도 청바지 몇 개 정도 들고 가서 성사(?)한 후에 그 경험담을 말해야 독자의 신뢰감을 줄 것이다.
더욱이 최 기자는 cbs 소속이다. 기독교 방송국 기자가 선교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중요한 대상인 러시아를 상대로 이런 글을 써도 되는 지 묻고 싶다.

(구) 소련과 러시아는 언뜻 보기에 같아 보이지만 해석에 따라 전혀 다를 수가 있다. (구) 소련은 CIS 전체 나라를 가리킨다. 따라서 모스크바 등 지역까지 곁들어야 이해가 쉽다.

김 지사는 “친구들”이라는 말을 썼다, 그러면 여러 사람이 이런 방법(?)을 써 먹었다는 뜻이 된다. 최소한 한 명 정도는 실명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누가 언제 어디서 청바지를 주고 어떤 여자와 잤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청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혹 직업여성을 상대로 청바지를 대가로 관계를 가졌을 수도 있지 않을까. 어느 나라나 다양한 층이 있다. 굳이 직업여성을 기준으로 그 나라 모든 여성들을 평가하려 든다면 우리나라 또한 예외가 아닐 수 있다. 나무 몇 그루를 보고 숲에 있는 나무들을 모두 아는 것처럼 말해서는 안 될 것이다.

7년 전쯤 러시아 여자의 날(3월 8일)을 맞아 옆 집 아주머니에게 선물을 보냈다. 본래 러시아에서는 여자의 날을 큰 명절로 삼아 선물을 주는 관습에 따른 것이다. 그런데 옆 짚에서 금방 답례로 무얼 보내왔다. 뜻밖의 선물을 받고 부담이 되어 다시 선물을 챙겨 보냈다. 그러자 이번에도 선물로 답례했다. 이러다가 핑퐁하듯이 끝이 안 날 것 같아 우리가 받은 것으로 마무리했다.
내가 아는 러시아 여자들은 이처럼 무얼 주면 쉽게 안 받는다. 작은 것일지라도 모르는 사람이 주면 선뜻 받지 않는 편이다. 따라서 전도하기 위해서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도 아니고 남이 한 말을 가지고 지위와 신분에 걸맞지 않게 공적인 자리에서 들먹인 것이 뜻있는 사람들의 이해를 어렵게 하고 있다. 더욱이 이처럼 중요한 사안을 아무 여과없이 보도한 기자의 태도 또한 지나쳐 보인다.

(바로 이 도시에서 우리를 두고 이런 저런 말을 하고 우리네 젊은이 또한 이와 유사하다. 중앙아시아 땅을 가본 적도 없으면서 이를 빙자해 벌써 수년 째 사방에 우리를 문제 삼아오고 있다. 말도 글도 결국 남게 된다. 자칫하면 자기가 한 말이 올무가 되어 낭패를 당할 수가 있다).

우리 가족은 러시아를 사랑한다. 외국인임에도 초중고를 무상으로 가르쳐 준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시대의 변화를 따라 종교비자를 발급해 주는 등 종교의 자유를 보장해 자국 기독교 지도자들은 물론 여러 나라 선교사들이 러시아 전역에서 많은 사역을 해 오고 있다. 최근 수년 간 종교 비자 기간이 줄어들어 오가는 경비가 많이 들고 다소 혼선을 빚고 있지만 이 나라가 정한 법인만큼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러시아는 한국과 경제적인 교류 또한 만만치 않다. 앞으로 더욱 여러 분야에서 협력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경우 사회주의 체제가 지나간 지 오래되었다(특히 북한과 연결해서 같은 범주로 다루려는 시각은 지양되어야 한다). 어떤 문제를 판단할 때 최신 정보가 중요하다. 설혹 김 지사의 친구들이 청바지 하나로 예쁜 여자들(어떤 유형의 여자들인지 대입해 보아야겠지만) 을 상대할 기회를 가진 것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구) 소련 체제라면 이미 20년 전의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러시아의 단면적인 모습인 양 거론한다면 어불성설이라 생각된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김 지사의 발언과 이를 여과없이 보도한 최 기자의 태도에 대해 러시아 당국에 깊이 사과하는 바이다. 역사의 수레바퀴가 흘러가다 보면 이런 저런 소음이 들릴 수도 있는 만큼 전체 국민의 생각이 아님을 주지시키고 싶어 천사홈에 이런 글을 올림을 독자 제위께서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

<사진설명> 기성이의 반주에 맞춰 찬양하는 이르쿠츠크 1번 교회 찬양대-
국가 간에도 룰이 있다. 상호 존중할 때 친구의 나라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