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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05 19:03

[re] 선교지 적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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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방을 찾았습니다.

막 새로온 선교사의 방을 구하기 위해 연일 강행군한 끝에 드디어 방을 찾았습니다. 저희가 사는 곳과도 멀지 않아 유리해 보였습니다.

오전에 찾아간 집은 정류장에서 멀리 떨어지고 불편해 보여 도저히 살아갈 수 없는 곳이었습니다. 그래도 통례에 따라 교통비로 복덕방 직원에게 100루블(4000원 정도) 주었습니다.


집에 그냥 돌아오기 아쉽다며 사라 선교사가 시내에 있는 복덕방을 찾아가겠다는 말에 선교사를 혼자 집으로 보내고 함께 갔습니다. 제법 큰 도시임에도 임대로 나온 방이 없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 지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우리가 찾는 지역 부근에 한 집이 나왔는데 지금 주인과 연락이 안된다며 점심시간이 지난 후 연락 해 보라는 말을 듣고 일단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오후에 다시 연락하니 이번엔 임대료의 절반을 자기들에게 내야만 가르쳐 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혹 집이 마음에 안 들 경우 다른 집을 알아보아 주겠다지만 이 복덕방에만 매이는 것 같아 불안하게 생각되었습니다.

대충 위치만 알려달라고 해서 주위를 찾아보았는데 번지수가 정확하지 않아 애를 먹었습니다. 사라 선교사가 동네 할머니들에게 물어보자 할머니 한 분이 친절하게 복덕방으로 전화해 번지수가 잘못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파트 외형과 거주 조건을 살펴보자 그런대로  괜찮아보여 복덕방으로 다시 찾아갔습니다. 이 정도 수입(복비가 한 달 임대료의 절반)으로는 자기들이 동행할 수 없다며 미리 계약서를 쓰고 우리더러 찾아가라는 것이었습니다. 복비를 미리내고 우리가 가서 주인을 만나라는 뜻입니다.

아직 살 방을 구경조차 안했지만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복비를 주고 주소지를 받아 나와야 했습니다. 혹 집이 마음에 안 들 경우 다른 집을 알아보아주겠다나요.


다시 눈여겨봐둔 아파트로 찾아가 주인 할머니를 만나자 아주 친절했습니다. 방도 깨끗하고 비용 또한 저렴해 마음에 들었습니다. 선교비도 절감할겸 여러 가지 효과를 감안해 할머니가 혼자 계신 아파트를 얻는 것이 유리해 보였습니다.


젊은 시절에 건축가로 활약했다는 할머니께서 지난 삶을 이야기하시던 중에 2남 1녀 중 아들이 먼저 세상을 떠난 부분을 말씀할 때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한국인 정서로도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환경에 장 선교사도 마음에 든다며 안정을 찾은 듯이 보였습니다.  다소 불편하더라도 선교비도 절감할 겸 지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좀 있으면 할머니가 다차에 가서 석 달 정도 계시게 될 거라고 합니다. 다차(텃밭) 여러 가지 심을 예정인데 감자를 심을 때면 일 손이 딸린다는 말에 젊은 선교사가 기꺼이 가서 함께 일하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오랜만에 식사를 하고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마침 싼 중고 노트북을 한국에서 가지고 온 것이 있었는데 아쉬운대로 쓸만해 임시로 쓰라고 빌려 주었습니다.  후 당장 필요한 파일을 옮겼습니다.  

자기가 쓰던 고급 노트북은 수개월 후 후원관리자가 선교지 방문할 때 가지고 오기로 했다고 합니다.  하루가 소중한 선교지에서 이 정도 노트북이라도 여분이 있어서 시간 절약에 도움이 될 듯-

밖이 어두워올 무렵 이사를 했습니다. 집이라고는 큰 가방하나지만 새 집을 얻어서인지 가벼운 마음으로 집을 나섰습니다.  짐을 옮겨놓고 주인 할머니와 한동안 대화를 나눈 후 돌아왔습니다. 찬미와 함께 우리가 가서 통역을 해 주었습니다.


무려 2주 동안 우리 집에서 같이 지내다가 이사를 하고 나니 집이 넒어보였습니다. 그리 크지 않은 아파트에서 자녀들 틈에서 잠을 자고 함께 생활하느라 다소 힘든 부분이 있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동안 선교지를 여러 곳 방문하느라 방을 구하는데 더욱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틀 간 학교까지 쉬면서 강행군을 한 끝에 사라 선교사의 기지로 이만한 방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기도의 응답이라 생각합니다.


자칫하면 예산에 비해 많은 돈을 내고 지낼뻔했는데 큰 차이가  없이 지낼 수 있게 되어 마음이 놓이나 봅니다.

선교사의 현지 적응을 위해 기도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사진설명- 통역이 필요할 때면 언제 어느 곳이라도 동행해 주어 작은 몫을 감당하고 있는 찬미-
시베리아에서 만나서인지 진달래가 반갑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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