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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can believe in CHANGE."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오바마가 즐겨 사용하는 말입니다. 워싱턴의 행정부가 변화하지 않고 요지부동 버티다가 결국 국민들에게 변화를 강요당하는 시점까지 온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국교회 역시 오랫동안 영성이 탁월한 한 사람의 지도력에 의해서 대형교회로 발전하는 부흥형태를 취해왔습니다. 그러나 오늘날까지 전통과 제도의 무게에 짓눌린 상태로 요지부동 버텨왔지만 이제는 지도자들이 아닌 신약교회의 회복을 외치며 변화를 갈망하는 지체들의 소리로 변화를 강요당하는 시점에 도달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변화의 출발은 평신도 지도자들입니다. 한 사람의 탁월한 지도자 중심으로 세워지는 교회가 아니라 평신도 지도자들이 가정을 열어 예수님을 머리로 모신 몸 된 교회들을 각 가정에 세워가는 것입니다. 특별히 한 가정의 아버지들이 영적인 지도자로 세워질 때에 그 가정들이 연합하여 작은 교회를 이루어 갈 것입니다. 아버지들의 변화 없이 교회의 변화가 힘들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아버지들이 작은 교회 안에서 나눔과 간증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영향력들을 발견해나간다면, 아버지들의 변화가 교회를 놀랍게 변화시킬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구체적인 나눔의 내용들 중에 5년 전, 필리핀에 있을 때 “아버지 학교”에 참여해서 아쉬움이 담긴 내용을 담아 나의 아버지에게 쓴 편지를 소개합니다.

“아버지! 참으로 오랜만에 불러보는 그리운 이름입니다. 27년 전 광주 보병학교를 향해 집을 떠날 때가 기억납니다. ‘이제 천국에서 만나자’며 어머니와 형의 부축을 받아 마지막 남은 육신의 힘을 다하여 대문까지 걸어 나오셨지요. 그리고 제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저의 뒷모습을 바라보시던 아버지의 눈동자와 그 눈에 가득찼던 눈물을 기억합니다. 500m도 넘는 길을 차마 뒤돌아 볼 수 없어서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았던 이유를 아마 아버지는 알고 계셨을 것입니다.

사실 저는 보병학교에서 그 어려운 훈련을 받아 내면서도 구대장의 호통과 얼차려보다는 그 입을 통해 전달될 아버지의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더 두려워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날 때마다 아버지의 생명을 조금만 더 두시길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했습니다. 왜냐하면 아버지를 생각할 때마다 아버지가 살아온 인생이 너무 불쌍해보였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아버지께 꼭 해드리고 싶은 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아버지를 몰라도 너무 몰랐습니다. 왜 아버지가 공부하지 못했는지, 그리고 하필이면 왜 나의 친구 집에서 머슴으로 살아야만 했는지를, 그리고 '배워야 산다.'며 저를 그토록 가르치려고 애쓰셨던 이유를, 그래서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중앙시장 모퉁이에서 배추와 무우를 팔았고, 막노동과 날품팔이 등 닥치는 대로 그렇게 열심히 일하셨던 이유들을... 그것이 할아버지의 도박으로 인해 짊어진 아버지의 한 맺힌 짐이며, 그 상처로 인한 응어리를 풀지 못하여 "너만이 희망이다."라며 이를 악무셨던 그 쓰라린 마음의 고통을 저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아버지의 리어커를 미는 일이 싫었고, 새벽부터 우유를 배달하는 것이야 참을 수 있었지만 학교 선생님들에게까지 우유를 배달해야 하는 제가 싫었습니다. 그래서 차마 담을 수 없는 원망을 저 역시 가슴에 품고 마당재 너머 기린봉에 올라갈 때마다 산꼭대기에서 울음 섞인 목청으로 외쳤습니다. "아버지, 왜 이렇게 살아야 됩니까? 아버지 이렇게 사는 것이 싫습니다. 아버지같이 무능력하게 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버지! 저 역시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된 지금에야 아버지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무능력하게 보였던, 그러나 그 악착같았던 강인한 삶과 가르침에 대한 집착이 제게 끼친 영향력들을... 그리고 마지막으로 집을 떠나가는 저를 바라보시며 눈동자에 맺힌 눈물로 대신하여 ‘내 아들아, 미안하다’라고 말씀하셨던 아버지의 마음이 오직 사랑 하나 뿐이었음을... 아버지! 천국에서 뵙게 될 때 27년 전에 말하고 싶었던, 그러나 그때 말하지 못하고 늘 아쉬워하며 지금까지 가슴에 간직해 두었던 말을 꼭 해 드릴께요. 아버지 사랑합니다.”

http://www.missionworld.co.kr 강안삼의 가정편지

2008년 11월 16일 보낸 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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