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말의 감동

by 이재섭 posted Jul 0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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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수 목사(광주산수교회)


미국 남북 전쟁이 진행되고 있던 1863년 11월 19일, 링컨은 전쟁의 전환점이 된 혈전지 펜실베니아주 게티스버그를 방문하고 전몰자 국립묘지 봉헌식에 참석을 하였습니다. 식장에는 만 명 이상의 장병들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식이 시작되자 먼저 당시 최고의 웅변가인 에드워드 에버렛이 연단에 올라 연설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멀리에서도 똑똑히 알아들을 수 있을 만큼 크고 정확했습니다. 연설내용도 온갖 미사어구로 꾸며져 있었고 때때로 보여주는 제스처는 확신에 차 보였습니다. 2시간 동안 계속된 에버렛의 연설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준 듯 했습니다.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에 에버렛이 연단에서 내려가자 키가 껑충 큰 링컨이 올라왔습니다. 링컨은 무언가 기도를 올리는 듯한 표정으로 연설을 시작하더니 약 2분만에 걸쳐 연설을 마쳤습니다. 그 짤막한 연설에 관심을 갖고 귀담아 듣는 이는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훗날 링컨은 에버렛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편지 한 통을 받았습니다.

"저는 2시간 동안 연설했고 당신은 2분간 연설했습니다. 그러나 나의 2시간 연설이 묘지 봉헌식의 의미를 당신의 2분 연설처럼 그렇게 잘 포착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저는 행사의 핵심적인 의미를 대통령께서 하신 단 2분간의 연설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연설문은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는 이 세상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로 끝을 맺고 있습니다.

저는 짧은 말의 감동이 크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구구절절한 여러 마디의 말보다도 비록 짧지만 그 속에 진실함과 정직함이 담겨 있다면 그 말의 힘이 훨씬 크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말의 홍수 속에서 살면서 말이 많아야 설득력이 있고 사람들에게도 자신의 모든 뜻을 바르게 전달할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말은 많지 않아도 얼마든지 마음의 진실을 담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말이 거룩함이 부어질 때 진실한 말이요 사람마다 공감하는 말이 될 것입니다

2009년 07월 06일 (월) www.jyjung@kid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