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내가 포기할 수 없는 것

by 이재섭 posted Apr 22,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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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달순 목사(포도원교회)



모태 신앙으로 태어나 교회를 중심으로 신앙생활을 하던 나는 중학교 2학년 때 세례를 받았다. 세례를 받기 전에 목사님은 내가 확실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다른 사람과는 달리 “나무에서 태어나서 나무에서 죽은 사람이 누구냐?” 라고 물으셨다. 예상과 다른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했던 나는 그 사람이 예수님이라는 답을 듣고 단지 고개를 끄덕였을 뿐이다. 세례를 받고 이어 성찬식에 참여하였다. 성찬식에서 빵은 내 입에 살살 녹았지만 생전 처음 먹어 본 포도주의 독한 술기운은 내 속을 뒤집어 놓았다.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세례와 성찬의 첫 기억은 그랬다.

그 후 군대에 가서 군종병으로 있으면서 진중 합동 세례식에 참여하였다. 많은 사람이 세례를 받았지만 빵과 콜라 그리고 기념품을 타기 위한 목적이었고 우리는 전군신자화운동이라는 목표달성을 위해 한 사람이라도 더 동원을 해야 했다.

지금 우리 교회는 일 년에 세 번 세례를 베푼다. 5월 어린이 주일에 있는 유아세례식에는 세례를 받을 아이의 부모가 반드시 신앙 교육을 받고 성도들 앞에서 부모의 신앙고백과 아이 양육계획을 직접 발표하게 한 후에 세례를 베푼다. 부활주일과 추수감사주일에 있는 세례와 입교에는 5주간의 신앙교육을 받은 후에 반드시 세례간증을 하게 한다. 여기에는 어느 누구도 예외는 없다.

그래서 아직 세례를 받지 않은 성도들은 신앙고백을 해야 한다는 것을 매우 부담스러워 한다. 확실한 신앙고백을 할 수 없다면 스스로 세례받기를 다음으로 연기한다. 세례 간증을 듣는 그 시간은 살아있는 하나님의 증거를 나누는 은혜의 시간이다. 감격의 눈물과 감동의 현장이다. 기쁨과 감사의 시간이다. 새로 전입한 성도들은 놀라면서도 은근히 그 날을 기다리기도 한다.

내가 이렇게 하는 것은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 자신의 주님으로 고백한 사람에게 세례를 주게 하는 세례의 본질을 회복하는데 있다. 다른 교회는 세례를 받기가 쉬운데 왜 어려우냐고 항변하는 성도들도 있지만 세례는 공장에서 제품 양산하듯 찍어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 목회의 마지막 순간까지 이것만큼은 포기할 수 없다.

기독신문 www.kidok.com 2008년 04월 14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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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세례를 포기해야 했던 성도

비싼 건물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워 주일 저녁만 잠시 빌린 건물에서 수년 간 러시아에서 중국인 성도들을 중심으로 목회를 했다. 이들은 시장에서 장사를 하기 때문에 저녁 시간을 선호했던 것이다. 지금은 러시아 당국에서 유독히 중국인들에게 제제를 가해 거의 본국으로 돌아갔다.

개척 초기부터 열심히 교회를 출석하던 조선족 자매가 있었다. 열심도 있고 예배 때 필요한 선물을 사 들고 올 때가 많았다. 하지만 많은 중국인들이 타지에 와서 동거를 하고 있었는데 이 자매 역시 한편에서는 이런 생활을 하고 있었다.
벌써 10년 가까이 외지에서 같이 살아온터라 결혼한 가정처럼 보였다. 열심이나 출석한 해 수를 보아 세례를 주어야 마땅하겠지만 이 상황에서 세례를 주는 일이 썩 내키지 않았다. 어느 순간 홀로서기를 선언하면 상태를 점검해 세례를 주려했지만 교회를 떠나는 순간까지 끝내 기회가 오지 않았다.

세례는 신성한 것이다. 물론 세례를 받고도 신앙생활을 잘못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세례를 주는 입장에서 신중을 기해야 한다. 선교지에서 몇 번 만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세례를 주는 등남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러시아 침례교회는 유난히 세례(침례)가 까다롭다. 세례(침례)를 아주 귀하게 생각하고 있어 엄격한 선별과 사전 교육이 따른다. 세례는 성 삼위의 이름으로 하는 만큼 주는 자나 받는 자 모두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세례와 성찬은 우리 주님이 명하신 거룩한 예식이다.

사진설명- 주일 저녁에 정기예배를 드렸던 이르쿠츠크 중국인 조선족 예배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