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을 비롯한 인터넷 통신 수단이 전 세계를 이어주고 있습니다. <저희 잘 도착했습니다. 1150킬로미터 정도 되네여 어제 낮 밤새 달려 목적지 왔어요> 며칠 전 J형제(신반포교회 소속)가 카카오톡으로 알려온 내용입니다.
지난 주일 이른 시각에 미하일 목사님과 J형제가 이르쿠츠크 북부 지역으로 선교 여행을 떠났습니다. 2차선 도로로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하지만 모두 기쁜 마음으로 선교에 동참합니다. 비교적 큰 마을인 우스티 오르진스키 입구를 조금 지나면 알혼섬으로 가는 삼거리가 나옵니다. 오른쪽으로 가면 엘란츠 마을을 거쳐 알혼섬으로 갈 수 있습니다. 이 부근 마을에서 주일 예배를 드리고 계속 북쪽으로 향했다고 합니다.
미하일 목사님이 도착하길 기다려 강에서 세례(침례)식을 갖고 이어 교회로 자리를 옯겨 성찬 예식을 했다고 합니다. 뜻깊은 만남의 순간이라 생각됩니다. 원주민 마을은 신자가 0.1% 내외입니다. 작은 마을에는 신자가 아예 없는 곳이 많습니다. 수천 명이 살고 있으리라 생각되는 마을을 가도 신자 5명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수년 전 미하일 목사님 일행이 북부 지역 선교여행을 갔다가 곰 가족을 만났다고 합니다. 그 지역에 살고 있는 형제가 운전을 맡아 곰 가족과 충돌이 없이 지나갔다고 합니다(앞서 쓴 글을 인용해 소개합니다).
이번 전도여행 중의 최대의 위기는 북 바이칼 지역의 한 도로에서 발생했다고 합니다. 현지 신자가 목사님 차를 운전하는 동안 운전석 옆에 세르게이 니꼴라비치 노 목사님이 타시고 뒷자리에 미하일 목사님이 앉아계셨는데 전방에 엄청나게 큰 곰이 나타난 것입니다. 시베리아 곰은 크고 사나와 자칫하면 생명을 잃는 수도 있습니다.
더욱이 길을 막고 서 있는 곰 옆에 두 마리의 새끼 곰이 보였습니다. 이처럼 새끼 곰을 거느린 어미 곰은 보호 본능이 강해 더욱 위험합니다. 불과 5미터 거리에 큰 곰이 있어 차를 덮치며 달라들 경우 심각한 피해가 생길 수도 있었습니다.
곰이 자주 출현하는 지역이어서 북부 지역 사람답게 운전하던 성도가 차량을 세우고 침착하게 곰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사이에, 새끼 곰이 다른 쪽으로 이동하자 어미 곰도 새끼 곰의 뒤를 좇아 슬그머니 피해갔다고 합니다.
미하일 목사님과 J형제는 주말에 이르쿠츠크로 복귀할 예정입니다. 아직 일정이 많이 남아 있는데 선교 열매를 많이 맺고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기도바랍니다. 시베리아 원주민 마을마다 교회가 세워지고 찬양이 울려 퍼지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사진설명> 수년 전 시베리아 각 지역에서 온 교회 지도자 성경학교에서 강의를 한 후 학생들과 함께-
<추신> 원석 형제가 토요일 오후에 무사히 돌아왔다고 알려왔습니다. 왕복 2300km나 되는 먼 길을 다녀오느라 수고가 많았습니다. 미하일 세르게이비치 목사님과 아름다운 동행과 섬김의 사역을 한 형제에게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