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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폭염에 시달리고 있을 때 저희는 시베리아 선교를 위해 여러 마을과 교회들을 순회했습니다. 밤이 되면 숙소가 좀 춥게 느껴져 전기난로를 켜놓고 잤는데 한국에서 보면 더운 여름에 시베리아로 피서를 간 셈입니다.
7월 22일에는 이르쿠츠크 1번 교회에서 주일 낮 예배(10시) 설교를 하고 오후에는 농아인 예배에 참석해 설교했습니다. 찬미가 러시아어로 통역하면 이어서 나시짜 자매가 수화 통역을 했습니다. 계시록 21장 4절 말씀을 가지고 모든 눈물을 씻기시매...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아니하리니....” 란 말씀으로 위로했습니다. 천국에 가게 되면 거기는 농아도 없고 어디 아픈 곳이 없이 건강하고 밝은 모습으로 만나게 될 것입니다.

7월 24일 수년 동안 여러 형태로 지원하고 많이 오갔던 브리야트 종족 빌치르 마을을 방문했습니다. 목수였던 삼손을 전임사역자로 삼기 위해 저희가 3년 간 생활비를 부담한 것이 계기가 되어 훌륭한 지도자로 성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약 2시간 걸려 빌치르 마을 삼손 전도사 집을 방문하자 삼손 부인 까짜 자매가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큰 딸이 같이 있다가 인사를 하더군요.
울란우데 의과대학교를 졸업하고 집 가까이 있는 응급구조센터에서 응급구조 의사로 일하고 있다고 합니다. 출생 때부터 얼굴 한 편 발육이 안 되어 보기 흉한 상태인데 조만간 성형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합니다.

먼저 삼손과 함께 약 40km 더 가야 하는 노보 레니노 마을로 향했습니다. 저희가 신학 수업을 하도록 2년 간 지원했던 일리야와 부모 그리고 성도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자주 갈 수 없는 곳이라 방문한 사람들이 모두 설교하는 것이 관례로 되어 있습니다. 이 선교사가 설교하고 J형제도 잠시 신앙에 도움이 되는 말을 했습니다. 이반 목사님도 열정적으로 설교했습니다.

일리야가 많이 안정된 듯 밝은 표정으로 대해 보기 좋았습니다.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멀리 옴스크 신학교로 유학을 가서 2년 동안 열심히 신학수업을 했습니다. 옴스크 신학교는 독일 크리스챤 형제들이 장학금을 보내주어 무상으로 학업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희는 일리야가 방학 중에 집으로 오가는 차비와 학교생활에 필요한 용돈을 지원했습니다.
일리야는 4년 과정을 3년 동안 압축해 수업해야 하는 신학교 생활이 힘들었는지 졸업 1년을 앞두고 긴 방학에 들어갔습니다. 그 사이 여동생이 이르쿠츠크에 있는 대학에서 학업 할 수 있도록 여러모로 돕고 건강이 좋은 편이 아닌 부모 대신 가정 살림을 맡아왔습니다.

7월 26일에는 브리야트 종족 마을인 보한에 있는 교회로 가서 설교했습니다. 보한교회를 지키는 자매들이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겨울철 난방을 위해 연료로 쓸 통나무 한 차 분량을 헌금했습니다.
7월 29일 주일에 앙가르스크 2교회를 방문해 건축헌금을 전달하고 설교했습니다. 오후에는 교회 신축 현장을 둘러보았습니다. 이층으로 교회를 짓다가 공사를 중단한 상태였는데 이번 헌금으로 이층 바닥과 창문을 다는 등 공사가 재개될 수 있으리라 기대되었습니다.
7월 31일에는 이반 목사님 차량으로 브리야트 종족 마을 엘키데이로 갔습니다. 온통 진흙탕인 길을 힘겹게 찾아가 성도님들과 만났습니다. 여기서도 이 선교사와 이반 목사님이 설교하고 J형제도 함께 했습니다. 잠시 엘키데이 마을도 방문했습니다.

8월 2일에는 한국교회가 세운 예수사랑교회를 잠시 방문했습니다. 이 교회를 맡고 있는 자가 갑자기 철수했다는 말을 듣고 후원교회에 도움을 주기 위해 들렸습니다.
8월 5일 오후에는 바이칼 호수 리스비얀까 가까이 있는 발샤야 레치카로 갔습니다. 이 지역은 러시아인 마을이라 모두 러시아 사람들만 모였습니다. 교회가 꼭 세워졌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8월 7일에는 브리야트 종족 마을에 세워진 아사 교회를 찾아갔습니다. 교회 건물이 있음에도 오랫동안 제대로 유지가 되지 않았던 곳이라 전기가 끊어진 상태이고 화장실로 보수가 필요했습니다. 아사 교회가 빠른 시일 내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기도했습니다.
8월 9일에는 멀리 브리야트 종족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엘란츠 마을로 향했습니다. 시내에서 차량으로 3시간 이상 가야 했습니다. 엘란츠에서 20km만 더 가면 알혼 섬으로 건널 수 있는 선착장이 나옵니다. 한국 교회의 후원으로 이 지역에 기도처를 구입할 수 있기를 희망했지만 적당한 곳을 찾지 못했습니다. 아직 성도가 세 명만 모이고 있어 좀더 시일을 두고 찾아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8월 12일에는 이르쿠츠크 1번 교회에서 설교했습니다. 한국 교회에서 기증한 찬양대 가운을 입은 찬양대원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주말에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을 알고 많은 성도님들이 석별을 아쉬워했습니다.

8월 14일에는 멀리 브리야트 공화국까지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이반 목사님 차량으로 주로 산실을 지나는 동안 아름다운 경치가 펼쳐졌습니다. 약 3시간 달리자 바이칼 호수 남단인 슬류지안까의 아름다운 모습이 내려다 보였습니다.
넓은 평야 사이를 달리는 동안 소들만 간혹 보여 누가 이 땅의 주인인지 알기 어려웠습니다. 얼마 안 가서 브리야트 공화국이라는 경계 표시가 보였습니다. 러시아 영역이라 검문소조차 보이지 않았습니다.

멀리 구름에 싸인 산이 보였는데 <아르샨>이란 관광지 부근이라고 합니다. 아르샨에 잠시 둘러보고 식당에 자리잡아 슬류지안까에서 사온 오물이란 물고기를 곁들여 늦은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다시 20분 쯤 이동해 목적지인 뜨렌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이르쿠츠크를 출발한 지 4시간 반 정도 지나는 먼 길을 달려온 것입니다.

브리야트 종족 마을이라 러시아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모인 성도들도 모두 브리야트 사람들이었습니다. 이 선교사가 에베소서를 본문으로 설교하는 말씀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이곳에서도 이반 목사님이 설교하고 J형제 또한 잠시 신앙생활에 대해 전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슬류지안까에 잠시 머물렀습니다. 바이칼 호수에서 하늘로 뻗은 무지개가 너무도 아름다웠습니다.

8월 16일 송별회겸 식사와 교제 시간을 가졌습니다. 전문 요리사인 J형제가 수고를 많이 했습니다. 엘란츠 마을 기도처 구입을 위해 가지고 왔던 선교비를 미하일 목사님에게 전달했습니다. 일리야가 살고 있는 브리야트 종족 노보 레니노 마을에도 교회를 세웠으면 하고 기도 중입니다. 이 헌금이면 노보 레니노 마을에 교회를 세우거나 발샤야 레티카 마을에 교회 설립의 동기를 부여할 수 있겠지만 애초 목적이 엘란츠 마을 몫이어서 결정을 보류하고 추후 알려주기로 했습니다. 이 가운데 십일조 정도 액수를 1번 교회에 헌금했습니다. 어느 지역에 기도처(또는 교회)를 세우던지 1번 교회에서 인력과 최소한의 경비 지원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저녁에 일곱 명의 자녀를 거느린 우솔스카야 교회 제니스 목사가 찾아왔습니다. 저희 가족이 매월 어느 정도 헌금을 해 왔는데 카드에 이상이 생겼다 해서 새로운 카드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에 카드 인출했다면서 차량 수리비로 사용하겠다고 알려왔습니다.

이르쿠츠크를 떠나기 앞서 주청사 앞 중앙공원으로 향했습니다. 길을 가다가 건장하게 생긴 청년이 인사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셀레호프 청년으로 주 청년연합회 회장이었습니다. 수년 전 이 선교사가 에베소서 강의를 할 때 이 교회 청년들이 동영상 장비를 가지고 와서 4일에 거쳐 16시간 계속된 강의를 열심히 녹화하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에베소서 동영상 가지고 있냐고 물었더니 여러 사람들이 잘 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공원에 접어드를자 아름다운 꽃길이 화려하게 펼쳐졌습니다. 긴 겨울 나라인 탓인지 러시아 사람들은 유난히 꽃을 좋아합니다. 한 겨울에는 이곳이 얼음조각 공원으로 바뀝니다. 선교지에서 지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영혼을 생각하게 됩니다. 주님 이 영혼들을 구원해 주옵소서. 이땅을 찾아온 크리스챤들이 한 마음이 되어 구령 사역에 동참케 하옵소서.

8월 19일 새벽 3시 경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통역 도우미를 위해 모스크바에 온 찬미는 하루 전 새벽 비행기를 타고 모스크바로 떠났습니다. 이틀 동안 제대로 잠을 잘 틈이 없어 도착 후 종일 쉬다가 저녁에 협력교회가 수련회 중인 김포 유니티선교교회 겸 수양관으로 갔습니다. 유니티선교교회 또한 저희 협력교회입니다. 주일 낮 예배 시간에 러시아 선교 보고를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다음 주일에는 노숙자 쉼터가 있는 민족사랑 교회에서 설교와 선교보고를 하기로 약속되어 있습니다.

러시아 선교와 저희 가족을 위해 후원과 기도를 해 오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다시 선교지로 돌아갈 수 있도록 계속 관심을 갖고 기도해 주시길 당부합니다.

<사진설명> 이르쿠츠크 주 각지에서 온 지도자 훈련을 위해 에베소서 강의를 하고 있는 이 선교사-대부분 1번 교회에서 숙식을 하면서 강의를 들었다. 맨 왼쪽에 있는 청년이 공원에서 만났던 형제-삼손 형제가 가운데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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