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수교 이후 급속한 증가세를 기록한 한·러 간 인적 교류는 2000년대 들어 답보 상태를 보여 왔다. 정치·경제적으로 여러 이유가 있지만 비자가 걸림돌로 작용해온 측면을 무시하기 어렵다. 소요 시간도 문제지만 비용도 결코 만만치가 않다. 일회용 관광비자를 받는 데도 보통 1주일을 기다려야 하고, 비용도 14만원이나 든다. 시간이 촉박해 신청 당일 비자를 발급받을 경우 비용은 20만원 이상으로 올라간다. 정도의 차이일 뿐 러시아 국민이 한국 비자를 받을 때도 마찬가지다. 비자의 문턱에 걸려 방문을 주저하거나 포기한 사람들이 많았다. 비자면제로 양국 간 거리가 획기적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박 대통령이 제안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러시아의 신(新)동방정책 간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남·북·러 3각 협력의 시범사업으로 한국 기업들이 북한과 러시아가 추진 중인 ‘나진-하산 물류협력사업’의 철도·항만 부문에 참여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또 북극항로 이용과 극동지역 항만 개발,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간 협력을 위한 MOU 체결에도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