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작은 자가 곧 예수님

by 이재섭 posted Aug 0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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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에 임금이 그 오른편에 있는 자들에게 이르시되 내 아버지께 복 받을 자들이여 나아와 창세로부터 너희를 위하여 예비된 나라를 상속받으라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 헐벗었을 때에 옷을 입혔고 병들었을 때에 돌보았고 옥에 갇혔을 때에 와서 보았느니라”(마태복음 25:34-36)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마태복음 25:40)

 

 

1985년 초부터 1991년 여름까지 봉제공장 청소년이 100명 정도 근무하는 회사 사목 겸 이들을 중심으로 작은 교회를 개척해 섬기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한 청년이 교회를 찾아왔습니다. “목사님, 밥 좀 주세요. 돈은 필요없습니다.” 나이가 서른 살 정도된 건장한 청년이어서 교회로 들어오게 한 다음 식사를 챙겨 주었습니다.

듣고 보니 고아출신으로 어려운 고비를 많이 넘겼는데 최근에는 교회를 찾아다니며 밥을 얻어먹고 산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밥은 먹어도 금방 또 배 고플텐데 무언가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겠나- 잠은 어디서 자나 하고 물었더니 아무데서나 잔다고 대답하더군요.“

 

“그럼 더 돌아다니지 말고 우리 교회서 자라. 나도 남자고 너도 남자고 괜찮다. 난 방이 딴 데 있으니까 너 혼자 살면 된다.”혹 부담을 가질까봐 속옷과 신발을 챙겨주며 목욕탕에 다녀오라고 보냈습니다. 저녁에는 봉제공장 청소년을 위한 야학을 운영했는데 같이 공부하는 동안 영어도 조금 익히게 되었습니다. 청년이 직장을 알아본다기에 보증인이 없어 곤란하면 목사님이 잘 아는 형님이라고 하고 내 연락처를 알려주라고 했습니다.

 

청년은 구두닦는 곳에서 일을 배울 겸 좀 있다가 사출기 공장에 취업했습니다. 비닐을 분류하는데 영어 몇 자가 필요했는데 일을 알아서 척척하는 것이 재미있나 봅니다. “목사님 사장님은 제가 고등학교쯤 나온 줄 알거예요.”하고 웃었습니다. 사실 초등학교 4학년 중퇴하고 떠돌이 생활 중인데 꽤 성실하고 건강해 보였습니다.

 

청년이 하루는 제게 물었습니다. “목사님, 제가 여기 있는 물건 가지고 가서 안 돌아오면 어떡해요” 하기에 “괜찮다. 찾지 않게 메모나 해 두고 가지고 가라.” 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목사님 참 이상하지요. 제가 밥 얻어먹으려고 교회를 많이 다녀봤는데 큰 교회가 오히려 불친절하고 작은 교회가 더 친절해요.” 그래서 “너 같은 사람이 많이 찾아와서 그런가 보다. 큰 교회는 대개 사찰 집사님이 산다. 얼마나 성가시겠니. 니가 이해해라. 그래도 교회를 찾아다녔으니 지금까지 지낼 수 있지 않았니 우리도 만나고- 고마운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 몇 개월 같이 지내는 동안 청년의 마음이 많이 안정된 것 같았습니다.

 

 “또 왼편에 있는 자들에게 이르시되 저주를 받은 자들아 나를 떠나 마귀와 그 사자들을 위하여 예비된 영원한 불에 들어가라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지 아니하였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지 아니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지 아니하였고 헐벗었을 때에 옷 입히지 아니하였고 병들었을 때와 옥에 갇혔을 때에 돌보지 아니하였느니라 하시니“(마태복음 25:41-43) 

 

“그들도 대답하여 이르되 주여 우리가 어느 때에 주께서 주리신 것이나 목마르신 것이나 나그네 되신 것이나 헐벗으신 것이나 병드신 것이나 옥에 갇히신 것을 보고 공양하지 아니하더이까 이에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하지 아니한 것이 곧 내게 하지 아니한 것이니라하시리니”(마태복음 25:44-45)

 

수년 전 시베리아에서 발생한 일입니다. 영하 30도가 넘는 시베리아 추위 속에 러시아 형제가 자신과 연관이 있는 외국인 집을 찾아가 당장 잠잘 곳이 없다며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없냐고 호소했습니다. 처자가 본국에 가 있는 탓에 방이 세 개나 되는 아파트에 혼자 살면서도 여긴 안 된다. 딴 데 가서 알아보라며 한 발자국도 못 들어오게 했습니다. 혹 이 외국인이 운영하는 ㄱㅎ용도 건물에서라도 잘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이또한 거절당해 실망한 채 돌아서야 했습니다.

 

누가 자신도 난방이 제대로 안 된 방에서 살면서 어렵게 혼자 살고 있으면서 형제에게 같이 지내자고 허락해 주어 혹독한 추위 속에 잠시 거처를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민족 가운데 한 사람의 단면을 목도했을뿐이지만 동족으로서 마음아프게 생각됩니다.

 

 

 "감추인 것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 없고 숨긴 것이 알려지지 않을 것이 없나니 이러므로 너희가 어두운 데서 말한 모든 것이 광명한 데서 들리고 너희가 골방에서 귀에 대고 말한 것이 지붕 위에서 전파되리라'

(누가복음 12:2,3)

 

사람이 이땅에서 살아온 삶의 자취는 언젠가 드러나게 됩니다. 이웃을 해치기 위해 거짓말한 것도 매몰차게 대했던 언행도 노출될 날이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언제 어디서나 형제 사랑을 베풀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자녀는 착한 행실을 통해 빛과 소금의 직분을 드러내야 합니다.

 

“스스로 속이지 말라 하나님은 업신여김을 받지 아니하시나니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 자기의 육체를 위하여 심는 자는 육체로부터 썩어질 것을 거두고 성령을 위하여 심는 자는 성령으로부터 영생을 거두리라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그러므로 우리는 기회 있는 대로 모든 이에게 착한 일을 하되 더욱 믿음의 가정들에게 할지니라”

(갈라디아서 6: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