푯대를 향하여 -

by 이재섭 posted Nov 2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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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의 길

G본부에 제출한 사직서가 11월 18일자로 처리되었다고 통보가 왔습니다. 이 단체에 소속해 있는 동안 유익한 면이 많았지만 다소 힘든 부분도 있었습니다. 먼저 선교에 열정을 가진 교회에서 저희를 주 파송 선교사로 영입해 주시고 3년 가까이 후원해 주신 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후원교회와 본부 직원들의 친절에 비해 지부와의 만남이 쉽지 않았습니다. 지부에 가입 신청을 했지만 2년 이상 받아주더군요(가장 선임인 자가 동의하지 않은 탓이라고 하는데 이 자는 여러 가지 물의를 빚다가 결국 탈퇴했다고 합니다).
3년 전엔 지부 회의를 참석하라고 해서 약 2000km 정도 되는 먼 길을 기차로 갔습니다. 이르쿠츠크를 출발한 기차가 31시간 반이나 걸려 노보시비리스크에 도착했습니다. 너무 오래 걸리는데다 좌석 또한 불편해(싼 표는 장거리 여행 때 아래 칸을 사야 유리하지만 표 구입이 어려움) 무척 힘든 여행이었습니다.

장거리 기차 여행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준비해야 합니다. 한국 사람에겐 역시 밥이나 김치 등 챙기면 하루나 이틀 정도 지내는데 유리합니다. 우리나라 컵 라면이 비싼 값에 팔리고 있지만 러시아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기차 소음과 좁은 침대에서 오랫동안 지내야 하는 관계로 피곤이 오래 남습니다.

지부 모임이 끝나자 소속 선교사들 모두 장로교 공의회에 참석한다며 모스크바로 떠나는 것이었습니다. 본부에서 교통비 50% 지원하기로 했다면서- 내게 왜 안 알렸는지 묻자 멀리(?) 있어서 연락을 못했다며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더군요.
지부 모임 참석하라고 알릴 때 몇 자 더 쓰면 될텐데 왜 이래야 하는지- 누군가 우리가 참석하면 안 되니 비밀에 부치라 했는지 아니면 지부 멤버로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지역장에게 우리가 처한 상황을 알리고 멀리서 러시아 목사님들에게 누를 끼치는 자가 있다고 알렸지만 뚜렷한 해결책이 내놓지 않았습니다. P와 같이 소속이 아닌 자와 다른 나라에 있는 자의 말에 비중을 두는 것을 보고 합리적인 대화가 쉽지 않은 인물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지난해 가을 주 파송 교회에서 교회 사정으로 소속 선교사들 모두 후원을 중단한다고 알려왔습니다. 이로 인해 재정 적자가 누적되는 등 경제적 압박이 가중되었습니다. 본부에서도 어떤 대책을 세워주지 않아 5월 24일 자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가족이 단계적으로 철수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G본부에서 충분한(?) 사역비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 대답하기가 곤란했습니다. 그런 대상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저희 경우 적은 액수의 후원이 들어와도 사무비 등 본부 규정에 따라 삭감된 나머지만 입금되어 지장이 많았습니다( 저희가 선교비 모금에 열의를 다하지 않은 것이 원인인 셈입니다. 후원이 넉넉했다면 모두에게 유익했으리라 생각됩니다. G본부에서 최선을 다해 협력해 주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 협력 교회와 후원자들은 손가락으로 셀 수 정도로 많지 않습니다. 사실 선교비 모금 또한 쉽지 않답니다. 11년 동안 갖지 않은 안식년을 보낼 겸 약 1년 정도 한국에 머물면서 새로운 사역을 준비하겠다고 알렸습니다.
선교지에서 잠시 떠나 있는 동안에도 러시아와 세계 선교를 위해 기도하면서 푯대를 향해 달려가길 원합니다.

주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러시아 전역에 유익한 사역을 펼쳐나가기 위해 기도하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내외에서 좋은 협력 관계를 많이 갖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선교 사역은 성령님께서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순종과 믿음의 자세로 푯대를 향해 나가길 원합니다. 새로이 후원과 기도에 동참하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천사홈 방문자 여러분 모두 사랑합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그 부활의 권능과 그 고난에 참여함을 알고자 하여 그의 죽으심을 본받아 어떻게 해서든지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에 이르려 하노니 내가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라 오직 내가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 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 달려가노라
형제들아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
(빌립보서 3:10-14).

<사진설명> 2010년 이르쿠츠크 1번 교회 추수감사절 장식 모습- 언제나 감사하는 삶을 살아가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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