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수요일 예배 전에 오래 전부터 잘 아는 교회를 방문했습니다. 수요일마다 구역이 돌아가면서 헌신예배를 드리는데 폭우로 길이 막혀 반주자가 못오게 됐다며 대신 해 줄 수 있겠냐고 물었습니다.
정식으로 피아노를 배운 적이 없지만 그랜드 피아노 앞에 앉자 예배 반주를 했습니다. 1974년 신학교에 입학해 이듬해 교육전도사로 간 교회에서 단음으로 더듬거리며 올겐 반주하기 시작한 이래 틈틈이 연습을 했습니다. 특히 오래 전부터 선교사의 꿈을 가졌던 만큼 여러 분야를 조금씩 다져나갔습니다.
젊은 시절 자주 가던 조그만 기도실이 있었습니다. 남태령 전원마을을 지나 산으로 올라가면 주님과의 만남이 있었던 기도실이 나옵니다. 폐쇄된 지 여러 해 흘렀지만 그 주위만 가도 지난 날 기도하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이번 폭우로 바로 이 마을도 큰 피해를 입고 말았습니다. 대부분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비해 아름다운 전원마을을 이루고 살았던 이른바 부자 동네라 할 수 있는 이곳과 우면동 전원 주택이 그만 뜻하지 않은 산사태로 여러 사람들이 죽거나 다쳤다고 합니다.
엄청난 비에 비해 한국은 비교적 하수도 시설이 잘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많은 물이 어디론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도시마다 홍수가 날 수도 있습니다. 가난한 나라의 경우 어느 정도 비만 와도 여기저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안식년은 사역의 연장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천에 있는 한 교회에서 주일 낮 예배와 금요기도회 설교를 부탁 자주 갔습니다. 그래서 인사를 가야 할 교회 방문도 뒤로 미루었습니다. 내주 초에는 전교인 수련회 강사로 기성이와 함께 설악산을 가기로 되어 있습니다.
큰 비가 주말까지 온다는 말이 있는데 내주 초까지 맑아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평화>를 주제로 특강을 하기로 해 달라고 부탁받았습니다. 신앙인이라면 누구나 평화를 잘 알고 평화로운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거짓을 일삼고 이웃을 해하는 자들에게는 평화가 주어지기 어렵습니다. 유명한 케텔 신학신학사전에서 평화를 뚯하는 헬라어 <에이레네>에 대해 잘 해석해 놓았습니다.
평화는 창조함을 받은 그대로이다. 하나님께서 이땅을 평화롭게 창조하셨습니다. 하지만 인류의 타락으로 평화를 상실했습니다. 잃어버린 평화를 찾기 위해서는 반드시 예수님을 통해 구속받아야 합니다. 나아가 하나님과 평화를 이루고 사람과도 평화로운 관계를 맺어야 진정한 평화가 깃듭니다.
긴 장마와 폭우로 도로와 철도가 마비되고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 정상에서 벗어난 곳이 많습니다. 속히 제자리를 찾고 상처입은 마음들까지 안정을 찾기 바랍니다. 선교 한국을 통해 진정한 평화를 나누어 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팔복음에도 "회평하게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마태복음 5:9)라고 말했습니다. 바로 peacemaker가 되라는 뜻입니다.
<사진설명> 지난 겨울 앙가라스크 제2교회 임시 예배 처소 앞에서- 평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