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는 기쁨- 동반자의 삶

by 이재섭 posted Jun 1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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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과 14일 이틀에 걸쳐 그동안 애용해 오던 물품들을 골고루 나누어 주었습니다. 저희 가족이 11년 동안 살아오면서 간직했던 것들이라 다양했습니다.
젊은 제니스 목사 가정에 대부분 살림살이를 기증하기로 한 탓에 모두 기쁜 마음으로 짐을 날랐습니다. 이사를 도우러 왔던 현지인 성도들 또한 그냥 선물한다는 말에 감동을 받은 듯 더욱 열심히 일했습니다. 러시아제 피아노가 무척 무거운데 제니스 목사가 섬기고 있는 우솔스카야 교회에 필요하다고 하여 가져가기로 했습니다.

미하일 목사님 아들도 짐을 나르기 위해 왔습니다. TV가 하나 더 있어 혹 필요하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말해 챙겨 주었습니다. 책은 기은이가 출석 중인 모스크바 생명교회와 우스리스크 교회로 보내고 일부는 남겨 두었습니다.

그동안 이르쿠츠크 1번 교회 성도님들과 친분이 두터웠습니다. 한 할머니 성도님은 꼭 다시 돌아오도록 기도하겠다며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청년 크리스챤도 함께 이 땅을 지켜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며 좋은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반 목사님 사모님인 다찌아나는 너무 우느라 작별 인사를 제대로 못할 정도였습니다. 사라 선교사와 친구처럼 지내왔고 동반자로서의 만남이 깊었습니다. 미하일 목사님은 장거리 순회 사역을 자주 나가시는 관계로 인사를 나눌 기회를 갖지 못했습니다. 혹독한 추위 속에서도 우리 가족을 싣고 여러 원주민 마을을 다니느라 수고가 많았습니다.

선교는 민족을 초월한 동반자적인 만남입니다. 이러한 만남을 통해 러시아 교회와 한국 교회가 더욱 친숙해 질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멀리 우크라이나에 있는 이 모란 자의 끊임없는 사역 방해와 우리 가족과의 친밀한 만남이 좋은 대조를 이루어 왔습니다. 언젠가 한국 교회와 교단에서도 이런 사실을 제대로 알 날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저희는 안식년 기간은 물론 러시아 어느 도시에 머물게 되더라도 이르쿠츠크 지역 선교를 위해 기도하기로 했습니다. 여건이 주어지는 대로 지원 또한 계속할 예정입니다. 저희를 믿고 자주 강단을 내어준 미하일 목사님, 시베리아 원주민 지역을 수없이 동행했던 순간들이 자주 떠오르곤 합니다.

15일 자정이 조금이 지나 이르쿠츠크 공항을 떠난 시베리아 항공사(S7) 비행기가 만석이었습니다. 짐이 많아 다소 불편했지만 경유지인 중국 북경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10시간 가까이 기다린 끝에 한국으로 가는 대한항공 비행기를 타고 인천 공항을 통해 입국을 했습니다. 기성이는 2년 만에 한국 땅을 밟았습니다. 7살 정도 어린 나이에 한국을 떠났던 찬미와 기성이가 그 사이 선교지에서 대학교까지 졸업했습니다.
어려운 순간도 많았지만 때를 따라 도우시는 주님의 인도하심에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찬미와 기성이, 대학원 진학을 위해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동안 후원과 기도를 계속해 오신 후원자들과 천사홈을 사랑해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안식년 기간과 국내외 사역을 통해 천사홈을 계속 꾸며 가겠습니다. 러시아 교회와 교역자들 그리고 성도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길 당부합니다. 특히 시베리아 원주민 마을 성도님들과 사역의 확장을 위해 관심을 갖고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진설명> 미하일 목사님과 엘란츠 마을 순회 선교를 가던 중에 발견한 건축중인 샤마니즘 신전-
오른쪽에 있는 하늘로 솟은 기둥이 복을 추구하는 <솟대>- 21세기에도 이런 걸 만들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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