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 부활 - 앙가라스크 제2교회와 신축 부지를 다녀왔습니다

by 이재섭 posted Apr 2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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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년 동안 기도해 온 앙가라스크 제2교회를 두 번 째 방문했습니다. 2년 전 러시아 지하 화재 사건으로 약 100명이 죽은 사건으로 인해 전 러시아에 걸쳐 소방 안전이 보장되지 못한 장소에서 집회가 금지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앙가라스크 시립 도서관에서 10년 동안 예배를 드려온 앙가라스크 제2교회가 지장을 받게 되었습니다. 토요일에 문화회관 일부를 빌려 모임을 갖고 주일엔 분산해서 예배를 드린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작년에 빚을 내어 4000만원 들여 땅을 매입했다고 들었습니다. 부채가 남아 있는 동안에는 교회 신축이 불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기도해 왔습니다. 지난 10월부터 주파송교회 후원이 중단된 상태여서 선뜻 후원에 참여하기 어려웠습니다. 사라 선교사가 한국에 머무는 동안 아르바이트 해 가며 모은 것과 찬미와 여러 성도님들의 헌금을 모은 것을 합해 어느 정도 후원을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기존 후원자의 후원과 기도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여력이 닿은 데까지 현지인 교회를 후원할 수 있도록 관심과 기도를 당부 합니다.

부활절을 하루 앞두고 토요일 정기 예배 시간에 맞추어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오전 9시 반 경 미하일 목사님이 차량을 가지고 저희 가족을 실으러 왔습니다. 선교사 생활 15년 째 접어들었지만 아직 차량이 없이 지내고 있어 이처럼 현지인 교역자가 저희를 태우러 옵니다.
앙가르스크는 이르쿠츠크에서 약 70km 떨어져 있는 위성도시로 인구가 30만 명 가량 되는 이르쿠츠크주 제2의 도시입니다. 오래 된 공업 도시여서 과거에는 독일 기술자가 많이 살았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도시가 깨끗하고 편리하게 갖추어져 있습니다. 최신예 전투기 공장을 비롯해 군수 물자 및 석유와 화학 공장 등이 있어 개방되기 전에는 외국인 출입금지 구역이었다고 합니다.

앙가르스크 중앙광장에 차량을 세워놓고 큰 규모의 회관으로 따라 들어가자 극장식으로 갖추어진 홀에 성도들이 모여 들고 있었습니다. 예배 시간만 잠시 이용하는 관계로 내부를 정리하지 않고 사용하는 것 같았습니다. 예배 진행자들의 준비 기도회를 마치고 담임목사님에게 건축헌금을 전달했습니다.
러시아 교회는 거의 대부분 2시간 이상 예배를 드립니다. 설교자가 혼자일 때도 있지만 세 사람이 차례로 설교하기도 합니다. 이 날은 목사님이 여럿 참석한 관계로 미하일 세르게이비치 목사님이 첫 번 째 설교자로 이 선교사가 두 번 째 설교자, 담임인 아르쫌 목사님이 세 번 째 설교를 하기로 했습니다.

찬양을 좋아하는 러시아 교회의 경우 멀리서 온 손님은 대부분 특송을 합니다. 설교에 앞서 기성이의 바이올린 반주에 맞춰 두 곡을 찬양했습니다. 이어서 마태복음 16장 15절-19절을 본문으로 신앙고백 위해 세워진 교회를 주제로 설교를 했습니다.
사마리아 사람들이 산에서 예배를 드리게 되어 아쉬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하나님께서는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를 드리는 자를 기뻐하신다고 말씀했다. 화려한 건물, 아름다운 장식보다 바른 신앙고백이 기초가 되어야 한다. 주님을 그리스도로 하나님의 아들로 고백하는 성도들이 모이면 그곳이 진정한 교회이다. 이런 믿음의 사람들이 마음껏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좋은 건물이 주어지기 바란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한국교회 건축할 때 재산을 팔아 건축헌금을 드린 장로님들 간증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나아가 넓은 땅 러시아 전역에 기도처가 생기고 교회가 설립되기 바라는 심정을 말했습니다.

예배 후 담임목사님 집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미하일 목사님과 신앙고백이란 주제에 대해 잠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침례교 목사님인 탓인지 신앙고백이란 말이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모양입니다. 성경을 그대로 믿는 전통도 중요하지만 신앙고백과 같이 잘 정리한 내용을 강조하면 좋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아르쫌 목사님이 교회 상황을 설명하는 가운데 지난 주부터 루터 교회에서 주일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독일인이 많이 거주했던 도시여서 지금도 일부가 남아 있다고 합니다. 크리스챤의 사랑을 나누기 위해 기꺼이 교회를 빌려준 교회가 있어 감사하게 생각되었습니다.

러시아 교역자들 가운데 자녀를 많이 두는 것을 사명처럼 생각하고 있는 분들이 있습습니다. 바로 아르쫌 목사님 가정에도 넷째 아이가 태어나 돌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첫째는 남자 쌍둥이이고 다음에도 남자 아이 그리고 아기 또한 남자 아이여서 네 형제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더 낳을 지도 모릅니다.
외할아버지 목사님은 딸 둘을 낳고 한 명을 양녀로 입양했다고 합니다. 미혼인 양녀 외에 두 딸 모두 목사님과 결혼했는데 그 중 한 명이 바로 이 아이들의 엄마로 아르쫌 목사님의 부인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교회 신축지를 둘러보았습니다. 6소트(1소트는 100제곱미터)여서 우리나라 평수로 치면 약 180평 정도됩니다. 한 편에 낡은 통나무집도 한 채 있었습니다. 한적하고 교통이 편리해 여러모로 유리해 보였습니다. 구입이 가능해 보이는 땅이 경계를 이루고 있어 내킨 김에 더 많은 성전 부지를 확보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선교사가 함께 기도하자고 제의해 교회 신축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미하일 목사님 차량이 낡아 수명이 거의 다 된 듯 상태가 안 좋았지만 저희 가족을 무사히 집까지 데려다 주었습니다.

한국에서 전도에 열심인 오 권사님께서 매월 가이드 포스트를 보내주시고 있습니다. 이따금 책자도 넣어 보내는데 이번엔 특별히 만든 건강식이라며 미숫가루같은 것을 보내오면서 예쁜 부활절 주머니 30개까지 챙겨 주셨습니다.
미하일 목사님에게 이르쿠츠크 1번교회 주일학생이 몇 명인지 물었더니 42명이라고 답하더군요. 그래서 고학년은 다른 주머니에 넣어도 좋으니 여유있게 준비하라고 당부했더니 여러 가지 모양의 쵸콜렛을 사왔습니다. 러시아는 초중고가 한 건물에서 수업하는 탓에 따로 분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교회 나오는 학생이 극히 적은 만큼 환영하고 축하할만한 대상입니다.

러시아 정교회는 율리우스 달력에 의해 부활절을 산출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와 날짜가 다를 때가 많습니다. 때로는 한 달 가까이 차이가 나는데 금년에는 신기하게도 똑같은 날 부활절을 맞게 되었습니다.
뜻깊은 부활절을 맞아 부활하신 우리 주님께서 후원교회와 후원자들 그리고 천사홈 방문자들께 은혜와 복을 내려주시길 기원합니다. 사망 권세를 이긴 승리의 주님께서 베드로처럼 신앙고백하는 성도들 모두 승리의 삶으로 인도하시리라 믿습니다.
할렐루야. 부활로 승리하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사진설명> 앙가라스크 제2교회 신축부지를 방문한 이 선교사, 미하일 목사님, 아르쫌 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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