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 선교지를 가리켜 땅끝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시베리아 여러 마을들 가운데 땅끝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곳이 많이 있습니다. 알혼섬은 샤마니즘의 발상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섬은 관광지로도 유명한데 3개 마을에 약 1000명 모두 3000명 가량 거주하고 있지만 신자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한국 무당 기원 또한 이곳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따금 세계무당대회가 열려 기를 자랑하고 정기(?)를 받아간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직 세계기도대회가 열린 적은 없습니다.
수년 전 미하일 목사님과 알혼섬을 방문했습니다. 미하일 목사님이 혹 신자가 한 사람이도 있을지 몰라 여기 저기 물러보았습니다. 오히려 현지 주민이 이런 질문하는 모습을 이상하게 보더군요. 알혼섬을 떠날 때 그만 배가 끊어지고 말았습니다. 민박집에서 하루 잘 수도 있었지만 법대생인 찬미가 결석하면 안 된다고 해서 몇 배의 운임을 내고 배를 전세 내어 나와야 했습니다.
이날 미하일 목사님이 영적 분노를 느꼈나 봅니다. “뾰뜨르(이 선교사의 러시아 이름), 한국 교회가 이 섬 마을마다 교회 하나씩 세워주면 좋겠다.” 저희 또한 이런 날이 오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알혼섬은 육지에서 약 1.5km 떨어진 섬입니다. 다리를 놓을 수도 있겠지만 수자원 보호 차원에서 자연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긴 겨울 동안 차량으로 건널 수 있지만 얼음이 얼기 시작할 때와 녹을 무렵에는 출입이 통제됩니다. 여름에는 엄청난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건너가는 배를 타기 위해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섬으로 들어가는 노선 버스(주로 한국 봉고차)는 우선 순위여서 인원이 많지 않을 경우 이 차를 이용하는 것도 지혜로운 일입니다.
엘란츠는 알혼섬 입구에 있는 큰 마을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군청 소재지 정도됩니다. 이 마을에 신자가 두 분이 있어 몇 번 다녀왔습니다. 이르쿠츠크에서 약 200km 떨어져 있어 약 3시간 가야 합니다. 엘란츠 마을에서 알혼섬 선착장까지 약 20km 거리입니다. 따라서 알혼섬 선교를 위한 전초기지로 삼기에 좋은 마을입니다. 샤마니즘의 발상지로 꼽고 있는 알혼섬 가까이 갈수록 더욱 샤만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정말 땅끝 선교의 현장을 피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엘란츠 마을에 기도처로 삼을 집을 구입해 장차 교회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다면 세계선교에 큰 몫을 감당하게 되리라 믿습니다. 시베리아 원주민 지역 곳곳에 아직 신자가 전혀 없는 마을이 많이 있습니다. 북쪽으로 갈수록 외지인들의 출입이 쉽지 않아 더욱 신자를 찾기 어렵습니다.
미하일 목사님을 비롯해 현지인 교역자들과 교회 일꾼들이 원주민 선교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분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것 또한 선교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알혼섬과 엘란츠 마을 선교를 위해 관심을 갖고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진설명> 뻬치까(벽난로)를 배경으로 엘란츠 마을을 지키는 할머니 성도님(러시아인)과 사라 선교사의 만남-
이 할머니 성도와 부랴트 종족 자매(고교 영어 선생님) 두 영혼이 이 마을에서 영적 기초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