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번에 사이버대학 선교과를 졸업한 분이 러시아 교회와 예배 시간 등 여러 가지 알고 싶다며 소개해 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천사홈 독자에게도 알릴 겸 지난 주 이르쿠츠크 1번 교회 예배 장면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러시아 교회 예배 순서는 교회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1번 교회 주일 예배는 오전 10시에 드립니다. 오후 2시에 청년부 모임이 있고 오후 3시에 농아예배가 있습니다. 수요일 저녁 6시에 수요 예배가 있고 한국 교회처럼 규칙적은 아니지만 집에서 이따금 그룹 모임도 가집니다. 새벽기도회는 없습니다. 한국 교회 전통일 수도-
먼저 교회에 도착하면 벽에 걸린 헌금함에 헌금을 넣습니다. 헌금 봉투를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십일조, 감사헌금, 주일헌금 등 구별이 없습니다. 자기 마음속으로 십일조라 생각하고 내면 십일조 헌금을 낸 것이 됩니다. 특별 건축헌금은 따로 내기도 합니다. 예배 중에 헌금을 위한 기도 시간이 따로 없습니다. 아마 계수할 때 기도하리라 생각됩니다.
러시아는 여 집사 제도가 없습니다. 남자 집사님들도 모두 안수집사님들입니다. 장로님이 있을 수 있지만 드문 편입니다. 강단에 여성이 올라갈 예가 거의 없습니다. 통역을 위해 찬미가 강단에 설 때가 있는데 아주 희귀한 케이스입니다.
지난 주 예배 순서대로 간략히 소개하겠습니다. 먼저 목사님의 예배 선언이 있습니다. 이어서 기도를 합니다. 다함께 찬양을 몇 곡 부릅니다. 이어서 찬양대가 찬양을 합니다. 첫 번 째 설교자로 아나똘리 안수집사님이 설교를 하셨습니다. 1번 교회 안수집사님들은 돌아가면서 설교를 합니다. 아나똘리 집사님은 고위 경찰(경정)입니다. 침례(세례)식을 할 때 주로 이 분이 맡습니다.
이르쿠츠크 물이 유난히 차가운 탓에 목사님들은 건강상 물속에 오래 있을 수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주로 남달리 건강하신 아나똘리 집사님이 침례를 담당합니다. 설교 후 찬양을 하고 찬양대 찬양이 주일마다 서너 번 있습니다. 이때 지휘자가 바뀝니다.
두 번째 설교자는 이 선교사가 맡았습니다. 잠언서 1장 1절에서 7절을 본문으로 지혜에 대해 설교를 했습니다. 러시아 교회에서는 대부분 주보가 없고 설교 제목도 미리 말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한국 목사인 탓에 미리 제목을 설정하고 제목에 맡도록 설교를 준비합니다. 목사가 설교를 맡게 될 경우 30분 내외 전하게 됩니다. 성도님들의 눈빛이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대개 두 번 째 설교가 끝난 후 찬양을 한 후 주일학생들은 다른 방으로 인솔합니다. 즉 전 교인이 전체 예배를 드리고 중간에 주일학생 시간을 따로 가집니다. 주일학생은 한국으로치면 초중고생 모두 가리킵니다(러시아에서는 한 건물에서 초중고 모두 수업함).
설교 후 찬양과 찬양대 찬양이 있었습니다. 기타를 치면서 특송하는 분도 있습니다. 멀리서 온 손님들의 경우 대개 특송을 합니다. 매주 시낭송 시간도 있습니다. 대부분 두 세 분이 낭송을 하게 되는데 대개 새로 지은 시를 낭송합니다. 1번 교회에는 시인이 몇 분 계십니다. 대표기도를 미리 선정해서 경우도 있고 예배 중에 갑자기 나와서 대표 기도를 하기도 합니다.
세 번 째 설교자는 이고르 집사님이 강단에 섰습니다. 아주 교회 일에 열심인 분입니다. 러시아 목사님들은 양보하시느라 이번 주일 설교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예배 도중에 기도제목을 적어 내는 분들이 있습니다. 사회자가 기도제목을 모두 모아 대표로 기도합니다. 광고 시간에는 생일 축하 시간이 있습니다. 멀리서 온 교인 소개를 합니다. 큰 나라여서 아주 멀리서 방문한 성도들도 있습니다. 교역자가 방문할 경우 설교를 맡기기도 합니다.
예배는 최소한 두 시간 내지 두 시간 반 정도 걸립니다. 만일 두 시간 이내 끝날 조짐이 있으면 계획에 없는 순서를 진행해서라도 반드시 두 시간을 넘깁니다. 때로는 집사님들이나 외부 설교자가 너무 짧게 설교할 때가 있습니다. 이 경우 사회를 맡은 목사님이 보너스 설교를 하시기도 합니다.
설교자가 한 사람뿐인 지방의 작은 교회에서도 두 시간 예배를 드리기 위해 노력합니다. 작년 여름에 우솔 시비리르스크 교회를 방문했습니다. 젊은 제니스 목사님이 찬양대도 없는 교회에서 혼자 긴 설교를 하느라 무척 힘들다며 자주 와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더군요.
한 시간 예배에 익숙한 한국 교회 성도님들이 2시간 드리는 예배를 참석하면 다소 힘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 교회도 설교 시간을 조금 더 늘렸으면 합니다. 대신 러시아 교회는 주일에 한번 예배드립니다. 교회가 비좁아도 2부나 3부 예배를 갖지 않습니다. 자리가 부족할 정도로 성도들이 참석할 경우 교회 증축을 하거나 새로운 교회를 세우기 위해 기도합니다. 교회 증축보다 거리가 멀고 교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에 새 교회 설립하는 일에 더 관심을 쏟습니다.
기성이는 매주 4곡씩 찬양대를 위한 연습을 한다고 합니다. 교회 악기 상태가 안 좋아 약 26만 루블(약 1000만원)짜리 전자피아노를 구입하기 위해 모금 중이라고 합니다. 조만간 악기를 잘 갖추어 하나님의 영광을 높이 찬양할 수 있도록 기도바랍니다.
<사진설명> 이르쿠츠크 1번 교회 찬양대와 전자 올갠 반주를 하고 있는 기성이- 110년 정도 오랜 역사를 지닌
교회임에도 악기를 제대로 갖추지 못해 조만간 성능이 좋은 전자피아노를 구입할 계획입니다.
현재 절반 정도 모금이 되었다고 합니다. 저희도 조금이나마 악기 구입 모금에 동참할 생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