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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이와 이르쿠츠크 1번 교회 찬양대

이르쿠츠크크 1번 교회 찬양대는 수준이 꽤 높은 편입니다. 30명 정도 되는 찬양대원으로 이따금 할렐루야 코오러스까지 찬양할 정도입니다. 지휘자가 세 분으로 한 번 예배 때 최소한 3번 정도 특별 찬양을 합니다. 물론 지휘자도 여러 분 동원됩니다. 그밖에 중창, 기타 반주로 부르는 독창 등 다양한 찬양의 시간이 있습니다. 예배 도중 시 낭송이 있고 특별 기도도 여러 차례 있습니다.

따라서 반주자도 여럿 있어야 하는데 최근들어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있는 젊은 주부 자매 한 분이 혼자 반주하느라 힘든 상태입니다. 누가 선뜻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어서 혹 찬양 연습 시간에 반주자가 못올 경우 지장이 클 것으로 우려됩니다.
지난 주일 예배 후 지휘자 중 한 분인 따찌아나 사모님(이반 목사님)이 기성이에게 반주자로 봉사해 주겠냐는 요청이 있었습니다. 사실 반주자로서의 실력도 필요하지만 찬양 연습을 위해 집에서 먼 교회까지 러시아 밤길을 기성이 혼자 오가는 것도 부담스러운 무리해 보였습니다. 교회가 필요로 하는 만큼 일단 수용하기로 했습니다.

기성이는 일찍부터 음악학교를 다녔습니다. 이르쿠츠크에 음악학교 세 곳이 있는데 이 중 7번 음악학교 피아노 과정을 1등으로 졸업한 바 있습니다. 감사한 것은 주 2회 한 시간씩 개인지도를 받는 음악학교 수업료가 일 개월에 만 원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바이올린까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교회에서는 기성이 바이올린 반주에도 관심이 크지만 당장 피아노 반주자가 부족해 피아노를 부탁했던 것입니다. 목요일 저녁 처음으로 찬양대 연습을 위해 교회로 갔습니다. 마침 이날 따라 반주자가 오지 않아 기성이가 여러 곡 연습 반주를 해야 했습니다. 날이 어두워진 탓에 어느 정도 거리까지 미하일 목사님께서 차량으로 데려다 주었다고 합니다. 정기 예배 시간 때 찬양대 반주를 하자면 좀더 익숙해져야겠지만 봉사의 기회가 주어져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성이는 91년 5월 말에 목사 가정의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위로 기은이와 찬미가 있습니다. 한국으로 치면 대학교 1학년쯤 될텐데 여기서는 이르쿠츠크 국립대 물리학부 5년에 재학 중입니다. 어려서부터 수학을 잘 한다고 해서 월반을 한 적이 있고 중도에 한국에 1년 머무는 동안 학제가 달라(한 학기 올리던가 내려야 함) 진급이 빨라진 탓에 두 살 정도 나이가 더 든 학생들 틈에서 수업하고 있습니다.
키가 175cm 정도이고 물리학도답게 수학에 뛰어난 편입니다. 평소 컴퓨터와 더불어 살아가고 았어 둘 사이를 떼놓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여러 나라의 다양한 층과 채팅으로 만난 탓에 이따금 한국에 가도 형뻘되는 채팅 친구가 만나자고 하여 여러 지역을 다녀오기도 합니다.

기은이는 음악학교에서 피아노와 기타를 배웠는데 출석하고 있는 모스크바 생명교회에서 기타 연주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찬미도 음악학교를 졸업했지만 악기가 썩 내키지 않은 모양입니다. 찬미는 주로 통역으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임대료가 비교적 적을 때(주일 2시간 시간제로 빌렸음)는 수 년 동안 직접 교회를 설립해 운영을 하고 자녀들이 나서서 반주를 맡았습니다. 지금은 출석하던 중국 성도들이 거의 모두 돌아가고 임대료 또한 너무 비싼 탓에( 시간제로 빌려주는 장소를 찾기 어려운 실정임) 선뜻 교회를 따로 세우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무엇보다 현지인 교회를 돕는 일이 우선이라 지나친 지출을 자제하고 대신 틈틈이 현지인 교회와 교역자들을 돕는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새로운 계기가 주어질 때까지 주일엔 주로 1번 교회로 출석하면서 다양항 형태의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선교사 자녀들이 다양하게 쓰임을 받고 있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르쿠츠크에서 11년 째 지냈는데 내년 가을에는 가능한 대도시에 있는 학교로 진학했으면 합니다. 후원과 기도를 해 오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사진설명> 이르쿠츠크크 1번 교회 찬양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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