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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권의 날이기도 한 6월 20일은 기은이의 만 스물두 번째 생일입니다. 기은이는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1988년 6월 20일 올림픽 공원이 있는 방이동에서 작은 교회 목사의 첫째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가양동 공진초등학교 2학년이 거의 끝날 무렵 선교사로 떠나게 된 부모님을 따라 어린 두 동생들(찬미와 기성이)과 함께 낯선 가난하고 낯선 카자흐스탄으로 떠났습니다.
전기조차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도시 환경, 뜻하지 않게 동족들의 방해까지 받게 되어 애를 먹었습니다. 이때 기은이가 많은 몫을 감당했습니다.
카자흐스탄에서 줄곧 우등생으로 뽑혀 교장 선생님의 사랑을 독차지 했던 기은이는 계속되는 방해로 인해 비자 연장이 쉽지 않아 보여 일단 한국으로 철수한 가족을 따라 돌아왔습니다.
카자흐스탄을 떠나기 전날 바로 기은이의 만 열한 번째 생일이었습니다. 친하게 지내던 고려인 아저씨가 길이 1미터나 되는 메기를 잡아 식탁을 꾸민 후 석별의 정을 나누었습니다.
한국에서 1년 머무는 동안 세 자녀 모두 공진 초등학교에 편입한 탓에 한국어 실력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선교를 향한 꿈을 접을 수 없어 이번에는 시베리아로 향했습니다. 기은이는 영하 34도를 오르내리는 혹독한 시베리아 추위 속에서도 당당하게 학교를 가야 했습니다.
이르쿠츠크 27번 학교에서 중학교 과정을 졸업하고 이어 이르쿠츠크 25번 학교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기은이는 이르쿠츠크 국립대 물리학부에 진학했습니다.
지난 해 6월 5년(일종의 학석사 통합) 과정을 우등으로 졸업한 후 모스크바 국립대 물리학 박사 과정에 입학했습니다. 기은이의 진학을 위해 힘써 주신 박에스더 권사님(아름다운 동행 발행인)과 장학금을 제공해 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기은이는 물리학 수업을 마친 후 신학 수업까지 받기로 했습니다. 기독 과학자로서 하나님의 일꾼으로 헌신하고자 하는 기은이를 위해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진설명> 전기가 잘 들어오지 않은 카자흐스탄에서 무용지물이 된 컴퓨터 대신 책을 읽고 있는 기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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