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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문제가 조속한 시일 안에 안정을 찾고 한국 경제 또한 빠른 시일 내에 회복되기를 기원합니다.
5월 23일 주일 8시 반 미하일 목사님 차량으로 빌치르 마을을 향했습니다. 8시에 출발하려던 것이 목사님이 조금 늦게 도착해 중도에 쉴 틈도 없이 바삐 갔습니다. 토요일 저녁에 먹거리를 미리 구입해 챙겨 두었습니다.

봄을 맞아 나무들마다 잎이 조금씩 솟아나고 있었습니다. 11시가 거의 다 되어 빌치를 마을에 들어섰습니다. 주일 예배 시간에 맞추느라 부지런히 왔던 것입니다. 미하일 목사님은 오래된 러시아제 승용차임에도 시속 130km 이상 내기도 했습니다.

빌치르 마을로 들어서자 167km란 표시판이 보였습니다. 저희 후원자의 후원에 힘입어 삼손 집 한 쪽 벽을 뜯고 출입문을 내는 등 교회로 꾸민 탓에 더욱 뜻깊게 느껴지는 곳입니다. 예배 시간이 다 되어도 성도들이 얼마 모이지 않아 마음 한 편 아쉬운 감이 들었습니다.

한때 15명 정도 성도가 모였는데 불과 다섯 명이 참석했습니다. 담임인 삼손 전도사(안수 집사)는 한국을 방문 중입니다. 3년 전 삼손 집사 안수식 때 미하일 목사님과 삼손을 여러 모로 이끌어 준 왈로자 목사님 그리고 이 선교사 셋이 안수한 바 있습니다.

얼마전 이르쿠츠크를 방문한 노보시비르스크 김 목사님은 삼손이 현지 교단으로부터 집사 안수를 받고 유급 교역자로 사역 중인만큼 러시아 교단 소속임에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선교사가 남의(?) 사역지에 혼선을 빚은 양 문제를 삼아 애를 먹었습니다.

사실 협력교단인 러시아 목사님들과 보조를 맞추어 사역비를 지원하고 동행해 온 것이 무슨 잘못인 양 몰아세워 어이가 없었습니다. 자초지종을 전해 들은 김 선교사님이 이 선교사아게 위로의 말을 했습니다.
“선교는 결국 현장에 있는 선교사가 하는 것입니다. 누가 뭐라 해도 묵묵히 사역에 최선을 다하기 바랍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오랜 박해와 고난을 이기고 이 땅에 남은 자들이 열심을 다해 사역하고 있는 만큼 현지 교단과 교역자를 존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이들이 이 땅을 지켜나갈 것입니다. 잠시 씨를 뿌린 것(?) - 사실 이또한 왈로자 목사가 주도해서 한 일임에도-을 내세워 자신이 세운 교회이자 사역지라고 고집한다면 결국 현지 교단에 누를 끼치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마침 러시아가 지키는 삼위일체 주일이기도 해서 이 선교사가 빌치르 교회 주일 예배 설교 시간에 요한복음 17장을 들어 하나되게 하심을 주제로 설교했습니다. 아울러 고린도전서 3장 6절에서 9절의 말씀을 예를 들어 말씀을 전했습니다.
“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되 오직 자라나게 하시는 하나님뿐이니라 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되 오직 하나님께서 자라나게 하셨나니 그런즉 심는 이나 물 주는 이는 아무 것도 아니로되 오직 자라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뿐이니라 심는 이와 물 주는 이는 한가지이나 각각 자기가 일한 대로 자기의 상을 받으리라”(고전 3:6-9)는 말씀을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부랴트 원주민 마을 교회라 해서 이르쿠츠크 1번교회에서 매월 500불 이상 들여 사역비와 연금을 지불해 오고 있습니다(이 선교사가 3년 동안 절반 정도 부담했습니다).
연례행사처럼 매년 현지인 전도사의 마음을 흔들어 오고 있는데 순수한 현지인 교역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얼마 안 되는 성도들마저 마음이 흔들린 듯 소수의 사람만 모여 마음이 더욱 아팠습니다. 자주 찾아와 말씀을 전하고 위로해야 할 목자의 심정이 그만 상처를 받은 탓에 더욱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목자를 치니 양들이 흩어지리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예배 후 식사를 하고 약 40km 떨어진 노보레니노 마을로 갔습니다. 일리야 가족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했습니다. 이 마을에 두 명 정도 더 있는데 예배가 끝날 무렵 할머니 성도 한 분이 오셨습니다.
일리야가 월요일에 군 입대할 예정이어서 서둘러 왔던 것입니다. 이 선교사 선물한 컴퓨터 세트가 일리야의 좋은 친구이기도 합니다. 이곳에서는 예레미야 1장을 본문으로 설교를 했습니다.

온통 샤마니즘에 젖어 있는 부랴트 종족 가운데 뽑히어 신학교를 간 만큼 자기 종족을 사랑하는 목자이나 선구자가 되라고 강조했습니다. 기드온이 우상을 허물어 종족들에게 쫓겨다녔지만 하나님의 사사가 된 것처럼 용기있는 하나님의 일군이 되라고 말했습니다.
일리야 부친인 뾰뜨르 성도는 중병을 앓고 있었습니다. 이 나라는 평균 수명이 남자의 경우 57세 내외입니다. 그래서인지 할아버지를 만나기 어려운 곳이기도 합니다.

신학교를 쉬면서 잠시 가정을 지켜온 기둥같은 아들이 군에 가게 되어 더욱 아쉬움이 크리라 생각됩니다. 그래도 1년만 군 생활을 하면 된다는 말이 위로가 되었습니다.
저녁에 징집 소집 마을인 보한(군청 소재지인 셈)으로 가야 한다는 일리야를 태우고 길을 떠났습니다.
보한 마을에는 성도가 세 자매뿐입니다. 가난한 부랴트 원주민 신자들이지만 교회를 지켜온 그루터기이기도 합니다. 일리야가 여기서 잠을 자고 이튿날 최종 집결지로 가야 한다고 합니다.

잠시 기도회를 가졌습니다. 러시아 교회는 돌아가면서 한 명씩 기도하는 관습이 있습니다. 마무리 기도가 대표기도인 셈인데 미하일 목사님은 이날 기도할 때마다 이 선교사에게 마무리 기도를 당부했습니다.
기도제목을 묻자 보한 교회을 이끌어가고 있는 여 성도(러시아 교회는 여자에게 직분을 주지 않음- 한국 교회로 치면 신실한 집사나 권사격))가 빨리 목사님이 왔으면 좋겠어요 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래 전 담임 목사님이 계실 때만 해도 100명 가까이 드나들던 교회가 이처럼 줄어들고 말았다고 합니다. 기도회가 끝나고 일리야에게 다시금 다짐해 두었습니다. “보아라. 이 땅에 교회 지도자가 없어 얼마나 안타깝니. 너는 꼭 좋은 목자가 되라”고 말했습니다.
보한 마을을 떠난 미하일 목사님 차량이 밤길을 달려 이르쿠츠크에 도착하니 자정이 가까웠습니다. 차가 편치 않아서인지 허리가 아프고 피곤이 몰려왔지만 운전하는 미하일 목사님 수고가 더 컸으리라 생각됩니다.
조만간 미하일 목사님에게 좋은 차가 주어졌으면 합니다. 넓은 러시아 땅을 발로 뛰는 목사님의 수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먼 나라에서 삼손의 마음을 흔들어온 자도 이제 그만 현지인 충성스러운 미하일 목사님과 같은 교역자들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자기 영역에서 주어진 일에 충실했으면 합니다.

이 선교사 비자가 짧아 자주 한국을 오가야 합니다. 이번에는 짐이 큽니다. 앙가라스크 제2교회와 방화로 전소된 니쥐니 우진스키 교회 건축헌금을 어느 정도 감당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습니다. 일단 미하일 목사님 편에 니쥐니 우진스키 교회 전해달라고 얼마간의 헌금을 드렸습니다. 성전 신축을 위해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 교회에서도 관심을 갖고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진설명> 부랴트 원주민 청년인 일리야의 모습- 185cm 정도 되는 큰 키에 건장한 청년입니다.
자기 종족을 구원의 길로 인도하는 좋은 목자가 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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