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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아침에 미국에서 오신 오 권사님(감리교 남자 권사)이 묵고 있는 한국인 민박집이 있는 산동네로 가기 위해 산을 오르던 중에 길에 만났습니다. 이 지역은 자작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어 러시아 정취가 물씬 풍겼습니다.
오 권사님은 평소 바이칼 호수를 동경해 온 탓에 웹 검색을 하던 중 천사홈을 통해 저희와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저희 선교에 동참해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선교지에서 만나게 되어 더욱 반가웠습니다.
함께 교회로 가는 동안 대화를 주고 받았습니다. 러시아 여행을 위해 한 달 간 공원을 걸으며 걷는 연습을 했다고 합니다. 30년 정도 차량을 이용해 살아온 미국의 삶 속에서는 걸을 일이 거의 없어 모처럼 여행 길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합니다.

10월 첫주 협력교회인 러시아 에반젤리칼(까이스까야) 교회가 몹시 분주했습니다. 매월 첫 주마다 성찬식을 하는데다 총회 주일이어서 투표도 있다고 합니다. 미하일 목사님이 한국 손님에게 몇 분 정도 인사 시간을 배당할지 물었습니다. 짧게 인사말만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평소 이 선교사 설교가 좀 긴 편이라 오늘은 예배 후 총회가 있는 만큼 25분 이내로 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오 권사님이 찬미의 통역으로 잠시 인사와 간증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먼저 미국에서 교회 갈 때면 언제나 양복을 입는데 여행 중이라 옷을 잘 챙겨 입지 못한 채 참석한데 대해 양해를 구했습니다.
어제 환 바이칼 열차(주로 주말에 운행하는 관광용 열차- 이 선교사 가족은 아직 환 바이칼 열차를 타 본적이 없답니다)로 어릴 적부터 동경해 오던 바이칼 호수를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지만 오늘 이 시간 이 교회를 방문해 함께 예배드리는 것이 더욱 뜻깊게 생각됩니다. 먼저 주님을 알게 된 후 부모님과 형제 모두 전도했다는 말이 감동적으로 들렸습니다.
지금은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 통역의 도움으로 말하고 있지만 저 천국에 가면 우리 모두 직접 대화가 가능할 것입니다. 제 생애에 이곳을 더 이상 방문하지 못하더라도 천국에서 우리 다같이 만납시다는 말이 힘있게 들렸습니다.

이 선교사는 요한복음 1장 40절에서 51절 내용을 중심으로 예수님을 만나는 즉시 복음을 전하는 안드레와 빌립의 전도법을 강조하고 이어 나다니엘이 예수님으로부터 참 이스라엘 사람으로 인정받은 모습을 설명했습니다.
주님께서 “그 속에 간사한 것이 없도다” 라고 하셨는데 여기서 간사란 말로 번역된 돌로스는 본래 낚시 바늘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낚시 바늘을 품은 채 살아가는 사람들과 달리 그리스도인이라면 안팎에 순수한 나다니엘 같은 삶을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열린 하늘에 대해 말씀을 전했습니다. 구약에서 야곱이 본 사닥다리가 열린 하늘을 보였고 신약에서는 예수님이 세례받고 뭍으로 오르실 때, 그리고 스데반이 순교하기 직전 하늘이 열렸다고 나와 있습니다. 하늘이 닫혀 있는 사람들과 달리 신앙인들에게는 하늘이 열려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평소에는 세 명의 설교자가 설교를 하지만 다른 순서가 있어 집사님 한 분이 짧게 설교한 후 찬양 시간을 갖고 이 선교사가 주일 예배 설교한 것을 끝으로 찬양과 기도를 하고 예배를 마쳤습니다. 15분 정도 쉬었다가 총회를 열기로 하여 러시아 목사님들과 차를 나눌 시간이 없었습니다.
잠시 틈을 내어 오 권사님과 함께 15년 째 신축 중인 본당 안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외형만 된 상태라 앞으로도 비용이 많이 들 것으로 생각됩니다. 일생을 건축과 함께 살아온 오 권사님답게 찬찬히 살폈습니다. 출석하고 있는 미국에 있는 한인교회에서도 교회 내부 수리나 꾸미는 일을 도맡아 하신다고 합니다.
혼자 되신 오 권사님 누님 집사님께서 여행에 보태쓰라고 준 돈을 차마 쓸 수 없다며 모두 선교헌금으로 드렸는데 저희가 러시아 방문 기념이 될 수 있도록 절반 가까이 러시아 교회 건축헌금으로 냈습니다. 교회 어딘가 한 부분을 차지해 두고두고 역사에 남으리라 믿습니다.

식사와 교제를 나누기 위해 모두 이 선교사 사택으로 향했습니다. 오 권사님은 수년 전 월드비젼 홍보를 나온 분을 만난 다음 모든 것을 절약하면서 살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식사까지 줄여가며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고 신앙인이 지녀야 할 자세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오 권사님은 선교지에서 자라온 자녀들이 퍽 인상적으로 보였는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주님의 숨은 뜻이 있는 것 같다면서 장래가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아름다운 만남을 갖는 것이 성도의 기쁨이기도 합니다.
천국 길에서 함께 걷기 까지 지상에서도 아름다운 동행을 해야 할 것입니다. 천사홈이 화해와 만남의 장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후원과 기도해 주시고 계신 분들께 깊은 감사드립니다.

<사진설명> 에반젤리칼(까이스까야) 교회에서 간증하는 오세보 권사님(미국 뉴욕 거주)과 통역하는 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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