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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롬





파송예배 참석을 위해 잠시 한국을 다녀왔습니다.  비행기 요금이 저렴해 보여 중국 심양을 경유해 이르쿠츠크 공항을 통해 러시아 입국을 하려 들었습니다.





러시아 공항 대부분  오래 전부터 개인 짐이 35kg을 넘으면 1kg당 4유로(약 1500원)의 세금(?)을 부과합니다. 처음에는 50kg으로 정했다가 해당자가 적었던지 35kg으로 낮췄습니다.


어떤 법적 근거를 사전에 공시한 것도 아닌데 거의 모든 공항마다 이 규정을 적용합니다. 시일이 흐르면서 억지라 생각되었던지 무게가 초과한 대상을 따로 구별해 세관 신고 용지에 가지고온 짐 목록과 물품 구입 가격을 명시해 제출하라고 합니다.





내국인에게 비교적 관대한 편인데 중국에 한 학기 연수 갔다 오는 학생들을 상대로 까다로운 법을 적용해 어떤 학생은 울기까지 했습니다. 


무려 4시간 가까이 공항에 발이 묶여 있다가 맨 마지막으로 나왔습니다.  러시아에서의 삶은 이처럼 언제 어떤 일이 발생할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제도가 하나씩 정착하기까지 불편을 감수해야 하리라 생각됩니다.





친구와 함께 유학을 왔다가 친구만 먼저 나가고 그만 발이 묶인 한국인 학생에게 러시아어 전공자나 우리 같은 신분 모두 러시아를 사랑해야 한다. 어떤 일을 당하게 되더라도 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잃게 된다면 앞으로 성공하기 어렵다고 충고했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최소한의 세금(?)을 물고 통과했습니다.





공항 밖으로 나오자 한 자매가 큰 소리로 인사를 했습니다. 언젠가 자신을 선교사 후보생이라고 말했지만 아직 직접 대화할 기회가 없이 지내왔습니다. 선교사 후보생으로 왔다는 자매가 나이가 적지 않은 선교사 가정을 한 차례도 방문하지 않고 있어 이해가 되지 않지만 이곳 현실이기도 합니다. 


한 가지 특이한 일은 우리를 알고 있는 이 지역 크리스챤 자매들이 혹 우리와 마주쳐도 한결같이 목사님이란 호칭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마 자기 주위에 있는 한국인 방문자들이 우리에게 관심(?)을 갖지 않도록 주의(?)를 기하기 위한 태도인 듯-  이처럼 세심하리만치 우리와 벽(?)을 쌓아야 하는 현실이 아쉽게 생각됩니다.  2008년에는 어떤 변화가 주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이리 저리 피하고 살아도 이처럼 공항은 피할 수 없는 만남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아마 누군가 혹 우리와 마주 치지 않을까 하는 부담을 안고 지나가는 곳일 수도 있을 듯-  그리스도의 지체가 되는 일이 쉽지 않나 봅니다.


눈과 얼음에 쌓인 공항 밖으로 나오는데 한 때의 한국인 젊은이들이 공항으로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아마 단기 선교 팀이라 생각됩니다.  어쩌면 누구도 우리가 이 땅에 존재하고 있는지 모른 채 돌아가고 있을 듯- 머지않아 수수께끼 같은 현실의 답이 풀리리라 생각됩니다. 





이번 한국 방문 때 수원에 있는 한 교회를 다녀온 선교사님이 세 교회가 힘을 모아 통나무 교회를 세울 예정이라고 하는데 평소 선교사를 만나기 어려운 사실을 알고 있는 탓에 혹 서로 멀리 떨어져 있냐고 묻더군요.  도시가 크지 않아 마음만 먹으면 30분 내에 모두 갈 수 있지만 만날 기회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선교지에 성전을 세우기 전에 먼저 자기 마음에 교회를 세우고 주님의 뜻에 순종하는 삶을 살아가야 하리라 생각됩니다. 공항에서 인사한 자매가 이 교회에 출석 중인 듯- 멀리까지 와서 이처럼 애매한 태도로 살아가는 모습이 안쓰럽게 생각됩니다.   이 자매 외에도 여러 자매가 이런 굴레(?)에 매여 있어 이또한 수수께끼로 남아 있습니다.





오후 8시쯤 이르쿠츠크 공항에 도착했음에도 집에 오니 자정이 다 되었습니다(이르쿠츠크 공항은 시내에 위치하고 있는데 저희 집에서 차로 15분 정도 걸립니다).


부모를 기다리는 자녀들의 환영 속에 무사히 집에 안착했습니다.  지난 11년 동안 주 파송 교회가 없이 외롭게 선교지 생활을 해 왔던 탓에 파송교회와의 만남이 자녀들에게도 기쁜 소식이 되었습니다. 



 


지난 며칠 동안 영하 35도 내지 32도를 유지하다가 저희가 도착할 무렵 20도 정도로 날이 풀렸다고 합니다.  시베리아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이따금 추위와의 전쟁을 치러야 합니다.그래도 아파트의 경우 중앙난방 공급이 잘 되어 지낼만 합니다. 


긴 겨울 동안 미끄러운 빙판 길을 걸어야 하는 탓에 마음놓고 다니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라 선교사는 한국에서 구입한 신을 신고 공항에서 짐을 나르다가 그만 넘어지고 말았습니다(시베리아에서 파는 신발은 비교적 덜 미끄러지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저희 자녀 셋이 모두 대학생입니다. 지금까지 치룬 학기말 고사는 모두 무난히 통과했다고 합니다.

찬미는 날이 새면 역사 시험을 보기로 되어 있다고 합니다.  러시아의 다양한 역사 탓에 역사 과목이 만만치 않습니다.

(시험을 치른결과 5점-A학점에 해당-을 받았다며 기뻐했습니다.  대단하지요. 찬미 화이팅). 

 


막내 기성이는 91년생임에도 물리학부 2학년 학생으로 비교적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이제 9월이 되면 3학년이 되는데 이때 전공 선택을 해야 합니다.  이르쿠츠크는 큰 도시가 아닌 탓에 전공 선택 폭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기성이는 음악학교 피아노 과정을 1등으로 졸업하고 바이올린도 마지막 과정인 7학년입니다. 얼마 전부터 어코디온도 배우고 있습니다.   월 만원 정도에 주 2회씩 악기 하나를 배울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고교 졸업 당시 음대 진학도 잠시 생각해 보았지만 이르쿠츠크에 정규 음악대학이 없어 포기하고 수학이 뛰어난 편이어서 물리학부를 택했습니다.


10년이 넘도록 한국인을 만나기 어려운 외진 땅에서 자기들끼리 의지하고 살아왔지만 주님께서 자녀들의 앞길을 예비하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외국인이 러시아에 도착하게 되면 사흘 이내 거주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저희는 이곳 에반젤리칼 교회를 통해 거주허가를 접수해야 하는 관계로 도착한 이튿날 교회를 찾아가 사무원에게 서류를 제출했습니다.  러시아 목사님들과 아직 연락이 안 되어 추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앞으로 사역 계획을 세워나갈 생각입니다.





이르쿠츠크는 유난히 춥기도 하지만 극심한 저기압 지역이어서 외지에 있다가 오게 되면 적응이 쉽지 않습니다.  젊은 청년이나 학생들조차 한동안 기운이 없고 잠을 많이 자야 하는 기현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선교사는 전천후가 되어야 한다지만 고국을 떠나 외지에서 살아가는 일이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사역지 위주를 선교를 펼 경우 더욱 무리가 따르기도 합니다.





자녀들과 가진 가정예배에서 마태복음 16장 18절을 중심으로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대로 교회를 세우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제 러시아 이름을 뾰뜨르(베드로)라고 지은 것도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당부한 것처럼 선교지에 많은 교회를 세우기 원해서입니다.


베드로의 신앙고백이 바로 교회의 기초가 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화려한 외형보다 진실한 고백이 있는 교회가 주님이 기뻐하시는 교회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이르쿠츠크  시내에 러시아 민족을 중심으로 한 교회를 세우고 이르쿠츠크와 부랴트 공화국 종족 지역 나아가 부랴트 공화국까지 사역 반경으로 삼고 기회가 주어지면 러시아 곳곳을 위해 보다 효과적인 사역을 감당해 나가기 원합니다.





현지인 지도자 발굴과 사역지 배치 교회 설립 또는 사역비 지원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나갈 예정입니다.  러시아 비자법이 까다로워져서 선교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신실한 러시아 목사님들과 교류를 가져온 탓에 크게 지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비자법이 빠른 시일 내에 완화될 수 있도록 모두 관심을 갖고 기도해야 할 과제입니다.







 


다음 주간에는 현지인 지도자 양성을 위한 성경학교가 한 주간 동안 에반젤리칼교회에서 열립니다.  모두 선한 뜻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저희가 관심을 가질만한 대상이 있는지 살펴볼 예정입니다.  워낙 큰 나라여서 일일이 현지로 찾아가기가 쉽지 않은데 마침 20여 명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되어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됩니다.  저는 지난 모임 때 에베소서 집중 강의를 한 바 있습니다.    







후원자들의 후원과 사랑에 감사드리옵고 천사홈을 통한 만남에 감사드립니다.


섬기시는 교회 부흥과  뜻하시는 일이 성취되길 기원합니다. 아울러 성도님들 가정마다 복되고 사랑과 평화가 넘치는 나날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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