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베들레헴의 예수탄생교회. (출처(http://whc.unesco.org)
유네스코 지정안 통과 … 팔·이 대립 본격화 우려
예수가 탄생한 자리에 세워진 것으로 알려진 예수탄생교회(Church of Nativity)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유엔 산하 교육과학문화기구인 유네스코(UNESCO)는 6월 29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세계문화유산 선정위원회에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신청한 베들레헴 예수탄생교회에 대한 세계문화유산 지정안을 찬성 13표, 반대 6표로 통과시켰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예수탄생교회는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예수 출생지:예수탄생교회와 성지 순례길, 베들레헴(Birthplace of Jesus: Church of the Nativity and the Pilgrimage Route, Bethlehem)’이라는 이름으로 등재되게 됐다.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관광명소인 예수탄생교회와 인근 순례길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은 기쁜 소식이지만, 문제는 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안을 제출한 것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단독의 결정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2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예수탄생교회에 긴급복구가 필요하며, 이스라엘 치하에 파괴의 위협 속에 놓여있는 예수탄생교회와 인근 순례길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해 보존할 필요성이 높다며 세계문화유산 지정을 긴급한 처리를 요구했다.
당시 유네스코는 “이 문화유적들은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중요한 유적이지만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충돌로 훼손 위기에 놓여있는 등 자치 정부의 힘만으로 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세계유산 신청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2012년 7월 경 세계유산등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신청이 팔레스타인 자치구 내 문화유산의 보호 정책 강화를 통한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의 일환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며, 예수탄생교회의 세계문화유산 지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공동 신청 방식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며 팔레스타인의 단독 신청안 승인에 반대했다.
29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위원회의 결정 직후 이스라엘 대표단은 “유네스코의 이번 결정은 정치적인 판단이 개입된 것으로, 유엔의 이미지와 기존의 신뢰 관계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스라엘을 지지해 온 미국 또한 유네스코 대표부 성명을 통해 “뚜렷한 위협도 없는 상황에서 유네스코가 이번 안건을 긴급사안으로 처리한 것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이번 결정이 실망스럽다”고 유감을 표했다.
향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유네스코가 예수탄생교회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것에 힘입어 주요 기독교 유적에 대한 소유권 또한 강하게 주장할 것으로 예상돼 향후 이를 둘러싼 이스라엘 정부와의 갈등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31일 유엔 산하 교육과학문화기구인 유네스코(UNESCO)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의 정회원 가입안을 두고 표결한 결과, 참여국 173개국 중 찬성 107표, 반대 14표, 기권 52표로,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 팔레스타인의 가입을 허락했다.
2012년 07월 05일 (목) www.kid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