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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대부흥운동엔 있었고 지금은 사라진 전통 두 가지

한국교회가 '다시 한번'을 염원하고 있다. 100년 전 평양을 시발로 전국을 휩쓸었던 대부흥의 불길이 두 번의 희년을 맞아 다시 일어나기를 소망하는 외침이 이곳저곳에서 쏟아진다. 대다수 교단과 웬만한 단체는 2007년 일정을 대부흥의 재현에 맞추고 다양한 '행사'를 기획했다.

민경배 박사가 언더우드의 (1908)을 참고해 분석한 '대부흥기의 교세 증가표'를 보면, 한국교회가 왜 1907년 대부흥운동의 리바이벌을 갈망하는지 알 수 있다. 민 박사는 "1905년에 비해 대부흥을 겪은 1907년 교세가 무려 267.84%나 증가했다"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따지면, 교회가 321곳에서 642곳으로 정확히 두 배 늘었고, 전도소도 470곳에서 1045곳(222.3%)으로 늘었다. 세례교인은 9761명에서 1만 8961명(194.2%), 학습교인은 3만 136명에서 9만 9300명(329.5%)으로 증가했다. 따라서 헌금도 135만 2867원에서 531만 9785원(393.2%)으로 늘었다.

대부흥운동은 수치로 보아도 엄청난 성장을 이루었지만 지금 한국교회가 본받고 싶은 신앙인의 모형을 제시했다. 한국교회사가들은 당시 대부흥운동이 자신의 삶을 성찰한 회개와 성서를 배우려는 열정이 어우러져 일어났다고 입을 모은다.

구체적이고 실천하는 회개가 부흥의 원동력

회개가 부흥의 출발이었다는 점은 익히 아는 사실이다. 1907년 대부흥운동의 도화선이 된 사건은 하디 선교사의 회개의 고백이었다. 하디 선교사는 1903년 8월 선교사와 일부 한국인이 참여한 연합 기도회에서, 자신이 시무하는 교회에서 회개의 눈물을 흘렸다. 하디 선교사는 1903년 원산에서 열린 연합 기도회 모임에서 자신이 강원도 일대에서 3년간 사역했지만 아무런 결실이 없었다고 자신의 무능을 털어놓으며, 선교사에게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인종적 우월감, 한국인을 미개하고 무식한 사람으로 생각한 교만, 성령의 도우심보다 자기 실력에 대한 과신을 참회한 것이다. 한 선교사의 진심어린 회개는 많은 사람을 감동시켰고, 전염병처럼 다른 이들의 회개를 불러 일으켰다.

당시의 회개는 바보스러울 만큼 철저하고 구체적이었다. 혹시 '양심전'이라는 말을 아는가. 하디 선교사와 함께 전도하던 윤승근은 전도하다가 빼돌린 돈이 7달러에 달한다고 고백하고 이 돈을 돌려주었다. 그는 예수를 믿기 전 횡령한 돈 20원을 돌려주려고 근무하던 회사에 갔으나 회사가 문을 닫은 것을 확인하고 재정을 관리하는 정부 기구에 사정을 말하고 돈을 건넸다. 윤승근이 찾아다니며 갚은 돈에 '양심전'이라는 별명이 붙은 사연이다. 이덕주 교수(감신대)는 "당시 부흥운동 기간에는 회개한 교인들이 과거에 횡령하거나 훔친 돈을 돌려주는 보상 행위가 잇달았다. 돌려줄 대상이 없어진 경우에는 교회에 바쳤다. 이러한 양심전이 교회에 수북이 쌓였다"고 말한다. 이길함 박사와 방위량 선교사가 1907년 2월 영유에서 사경회를 개최할 때 한 사람이 일어나 교회 가까이 있는 계곡에서 사람을 죽였다고 고백하고 기절한 일도 있었다.(<평양대부흥운동>, 박용규 지음, 생명의말씀사 펴냄)

평양대부흥운동을 기록한 스왈른 선교사는 "단순히 통회로만 끝나지 않았다. 다음날 사람들이 거리에서 서로 죄를 고백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도둑맞은 물건들이 되돌아왔다. 잃어버린 돈도 돌아왔고, 오랫동안 갚지 않았던 빚이 청산되었으며, 부정한 방법들이 바로 잡혀졌다"라고 증언했다.

최근 한국교회에는 회개의 목소리가 넘치고 있는 이유는 당시처럼 회개가 대부흥운동의 불씨였다는 점을 알기 때문이다. 교계 원로들이 "잘못했다"고 회개하고, 목회자 단체들도 목사가 먼저 회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아직 그들의 회개에 감동해 덩달아 회개에 나선 교인들을 찾기는 힘들다. 아마도 그들이 신앙 선배들의 회개 고백을 흉내 내기는 했지만 우직한 실천까지는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은 아닐까.


지금은 보기 힘든 성경에 대한 열정

한국기독교사연구회가 펴낸 <한국기독교의 역사 Ⅰ>은 대부흥운동의 긍정적인 영향으로 순수한 신앙 정착과 도덕성 향상에 크게 기여한 점과 함께, 성경 공부와 기도의 열심이 고양된 점을 꼽았다. 백낙청 박사도 기도회와 사경회(査經會)가 "부흥운동의 기원"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대부흥운동의 한복판에 있었던 스위러 선교사 스위러는 "사경회는 부흥운동의 진정한 수단이고 실제적인 기초"라고 말했고, 블레어 선교사도 "사경회 외에 다른 것으로는 이 시대 한국교회의 급성장과 부흥운동을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1907년 평양 대부흥운동은 장대현교회에서 열린 사경회에서 출발했고, 하디가 자신의 죄를 고백한 모임도 기도회를 겸한 사경회였다. 이후 대부흥의 불길은 전국에서 열린 사경회에서 타올랐다. 사경회는 농한기인 1월과 7월에 주로 진행됐다. 한 번 열릴 때 보통 두 주 정도 이어졌는데, 새벽기도로 시작해 오전에는 성경을 공부하고, 오후에는 전도를 나갔으며, 저녁에는 집회가 이어졌다.
사경회에 참석하려는 선배들의 신앙은 눈물겨웠다. 이만열 위원장(국사편찬위원회)에 따르면, 1901년 평양에서 열린 여자 사경회에는 150리에서 300리 이상 떨어진 삭주 창성 의주 지역에서도 몇 주일 동안 먹을 쌀과 옷을 짊어지고 왔다. 다음해에 평양에서 열린 '사나히 사경회'에는 400명가량이 모였는데, 이들 지역뿐 아니라 황해도와 서울, 전라도 목포 무안에서도 올라왔다.

네비우스 선교 정책의 '자립' 정신에 따라 참석자들이 경비를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었기 때문에, 멀리서 사경회에 참석한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곽안련 선교사는 1910년 자기가 인도한 사경회에 참석하기 위해 왕복 여행비와 체류 비용을 부담하면서 강원도 동해안에서 200마일을 걸어온 14명을 소개했다. 그는 먼 거리에서 오는 교인들의 경우 쌀자루나 땔감을 지거나 이고 참석하는 이들도 있다고 증언했다.

이름을 알 길이 없는 선배들의 헌신과 열정을 바탕으로 한국교회는 대부흥운동을 이룩했다. 무엇보다 그들은 사경회 기간, 새벽에는 기도하고 낮에는 성경을 읽고 전도했으며, 저녁에는 강연을 듣고 죄를 회개했다. 일자무식이라 따로 한글까지 공부하며 아직 완전히 번역되지도 않은 성경의 조각조각들을 탐독했다. 요즘 우리는 한글도 모르는 이 없고 성경도 읽기 쉽게 번역되어서일까. 부흥회에서 성경에 매달려 씨름하는 전통을 찾기 힘들다. 대부흥운동을 체험한 블레어 선교사는 충고한다. "사경회는 회중에게 고도의 부담을 주어 그리스도를 위해 결단케 하는 식의 부흥사에 의한 전문적인 부흥회보다 훨씬 낫고 오래 지속되는 것이었다"고. (<속히 예수를 믿으시기를 바라나이다>, 두란노 펴냄)

그 어느 때보다 부흥에 목마른 한국교회는 100년 전 평양 발 대부흥의 불길을 다시 한번 맞고 싶어 한다. 그렇지만 대부흥운동의 알맹이라고 할 수 있는 삶의 변화가 담긴 회개, 성경을 제대로 공부하려는 열심이 지금 한국교회에 있는지 의문이 든다. 저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하고 회개하지만, 회개 후 삶이 바뀌었다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이곳저곳에서 부흥회가 끊이지 않지만, 성경을 깊이 파고들기보다는 '고도의 부담을 주어 결단케 하는' 부흥강사의 강연만 난무한다. 기독인이면 누구라도 진정한 부흥은 성서를 제대로 만나 성서 앞에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가던 길을 돌려 성서가 지시하는 삶을 살 때 일어난다는 걸 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는 '말'이 아니라 100년 전 선배들이 간 길을 실천하는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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