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발생률…40세부터 급격히 증가, 60세 전후에 정점 이뤄

위암을 전공하는 의사로서 사람들이 위를 속된말로 밥통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을 들으면 그 의미가 참 다르게 느껴져 마음이 상하게 됩니다. 보통 밥통하면 멍청하거나 미련해 보일 때 사용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간이나 쓸개는 담력이나 지조를 비유할 때 사용하는데 왜 위는 이러한 오명을 쓰게 된 걸까요?

아마도 위는 일평생 주인이 식욕을 억제하지 못하는 가운데 마구 먹어대어 내려온 음식물들을 소화관의 최전선에서 몸을 지켜내기 위해 자신을 혹사 시키면서도 그 기능을 묵묵히 수행해 내기 때문에 그런 별명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닐까요. 얼마 전 젊은 미모의 유명 연예인이 위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일시적으로 사람들의 위암에 대한 걱정에 건강검진을 받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젊은 사람도 위암에 걸릴 수 있다면, 위암의 원인은 무엇이며 이에 대한 검진을 언제부터 받아야 안전한 것일까 궁금해집니다.

전체 암환자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하게 발병하는 위암. 대체적으로 우리나라의 위암 발생률은 40세부터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하여 60세 전후에 정점을 이루고 있습니다.

위암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도 명확하게 규명하기 어렵지만 유전적 요인이 전체 위암의 5~10%를 차지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대개 부모와 자녀가 위암이 있을 경우와 젊은 성인에서 발생한 경우 등은 유전자 변이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식이습관적인 요인으로는 흡연, 과음, 짠 음식, 훈제음식, 불에 태운 고기 등에 들어있는 질소화합물 등이 위암을 일으키는 중요한 발암인자로 생각됩니다.

그 외에도 만성위축성 위염, 악성 빈혈 및 2cm 이상의 위용종을 가진 경우 등이 위암의 고위험군입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위암의 발병 원인으로 주목 받고 있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균의 감염이 이미 30대에 선진국의 2배 수준에 이르고 있고, 위암의 전구병변이라고 할 수 있는 만성 위축성 위염의 빈도가 높아 위암의 고위험군의 상당수는 40대 이전의 젊은 층에 포진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본은 지난 30년간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균의 젊은층 감염률이 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보고가 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좀 더 시급히 이러한 균의 감염을 줄이기 위해 위생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최근 비만한 인구가 증가하면서 위식도역류 현상이 증가하여 하부식도염이 증가하고 있고 이 경우 바렛식도염이 발생하여 식도-위 경계부위에 암 발생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1~2년에 한번은 위내시경이나 상부위장조영술 검사 받는 것이 좋아

앞선 말씀드린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일반인은 40세가 되면 검진을 시작해야 하고, 가족력이 있거나 소화기 증상을 동반한 고위험군은 이보다 일찍 검진 받기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장암과 달리 위암의 진행 속도는 비교적 빨라 가능하면 1년에 한번 적어도 2년에 한번은 위내시경이나 상부위장조영술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합니다.

대장암인 경우는 대장암의 전구병변인 대장용종(폴립)을 대장내시경 시 발견하면 내시경적으로 제거하여 암으로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고 이러한 병변이 없다면 3~5년 간격으로 대장내시경을 받아도 안전합니다. 하지만 위암인 경우 조기에는 점막에서 아주 작고 얇은 병변으로 출발을 하기 때문에 병변이 너무 작은 경우 발견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1~2년에 한번 정도 내시경으로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서울의료원에서 최근 수술 받은 192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소화기 증상이 없이 건강검진에서 위암을 진단받았을 때와 본인의 소화기 증상으로 위내시경을 원해 내시경 시행 중 위암을 진단받았을 경우 조기위암의 비율을 보면 건강검진군이 72.9%에서 조기위암으로 진단된 반면 후자의 경우 26.3%만이 조기위암으로 진단 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본원의 위암환자들의 연령 군을 조사해 보면 20~30대가 6%, 즉 100명 중 6명이 아주 젊은 나이에 위암을 진단받은 셈이었고 80세 이상의 초고령 군에서도 5.2%나 위암으로 진단받고 수술을 시행 받은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설마 나는 위암이 아니겠지 하는 남의 문제가 아닌, 어느 날 불쑥 찾아올 수 있는 자신의 문제이며, 소아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암이므로 평소와 다르게 지속되는 소화 장애나 체중감소, 빈혈 등의 증세가 나타났다면 위 검사를 한번쯤 받아 보시기를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가능한한 규칙적인 식사를 하며 과식을 하지 않도록 하여 정상 체중을 유지하도록 하며, 특히 밤에 먹는 간식은 위산 분비를 자극하여 위에 무리를 주므로 피하도록 합시다.

흡연과 과음은 위암뿐만 아니라 많은 암의 원인이 되므로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불에 태운 음식이나 훈제된 음식의 섭취는 피하도록 하며 신선한 야채와 과일 등의 충분한 섭취도 위장을 튼튼히 유지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암인 위암, 혹시라도 하는 생각으로 넘기지 마시고 건강한 식습관과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안전하고 건강한 삶을 유지하시길 바랍니다.

글∥신동규(서울의료원 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