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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보다 밥이 더 뱃살의 주범일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30일 당뇨병 전문 허내과(원장 허갑범)와 이화여자대학원 식품영양학과 김정은씨의 석사논문에 따르면 허내과를 찾은 제2형 당뇨병환자 828명(남 429명, 여 39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남성 중 47.6%(204명), 여성 중 64.4%(265명)가 '대사증후군'으로 진단됐다.

대사증후군은 고밀도콜레스테롤(HDL)의 혈중수치가 낮으면서 혈압, 혈당, 혈중 중성지방은 높고 복부비만인 경우를 말한다. 보통 이 중 3가지 이상의 증상이 있으면 대사증후군으로 진단된다. 이 질환은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과 각 질환의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들 대사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그동안의 식품섭취 행태를 분석했다.

논문을 보면 대사증후군을 가진 남자환자의 1일 탄수화물 섭취량은 336.1±8.9g으로 대사증후군을 가지지 않은 환자의 306.0±6.9g에 비해 훨씬 많았으며, 단백질과 지방은 각각 99.4±2.8g, 65.3±2.3g으로 대사증후군이 없는 환자의 107.1±4.0g, 70.7±3.2g보다 적었다.

또한 여자환자의 경우도 대사증후군이 있는 당뇨병환자의 하루 탄수화물 섭취량이 286.1±6.6g으로 대사증후군이 없는 환자의 277.8±8.4g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단백질은 78.2±2.4g, 지방은 48.1±1.9g로 대사증후군이 없는 군의 89.2±3.6g, 59.8±3.0g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콜레스테롤의 경우도 295.8±13.9㎎으로 비교군의 369.0±20.6㎎에 비해 크게 낮았다.

또 성별에 구분 없이 대사증후군을 가진 그룹의 섬유소, 칼슘, 아연, 비타민 B2의 섭취도 정상인에 비해 적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식이습관에서는 탄수화물 섭취가 증가할수록 비타민이나 무기질의 섭취가 줄어 식사의 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이는 탄수화물 섭취가 단백질이나 지방보다 전신성 비만과 복부비만에 더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많은 여성들이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육류섭취를 기피함으로써 오히려 살이 더 찌고 허리가 굵어지고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환자들에 대한 추적조사 결과가 아니고, 환자들의 후향적 설문응답에 의존한 것이어서 논란의 여지는 있을 전망이다.

허갑범 연세대 명예교수는 "이 연구는 대사증후군 유무에 따른 2형 당뇨병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일반인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면서 "고기를 먹는게 살찌는 원인이 된다는 잘못된 생각은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http://www.donga.com 2008.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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