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by 이재섭 posted Jul 13,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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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 이준행 목사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TV 프로그램에서 ‘토끼를 기르는 고양이’를 보았습니다. 육식동불인 고양이가 초식동물인 토끼 6마리에게 젖을 주면서 기르고 있었습니다. 동물병원 의사도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하는데 진짜로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어찌된 일인가 알아보니 어미토끼가 새끼를 낳고 죽었습니다. 마침 고양이도 새끼를 한 마리 낳았는데, 주인이 그 옆에 새끼토끼를 가져다 놓았더니 자기 새끼인줄 알고 그렇게 젖을 먹이며 기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자기가 낳은 줄로 알고 기르는 것입니다. 생각만 바뀌면 있을 수 없는 일이 진짜로 이루어집니다.

예수님을 믿고 구원받은 그리스도인의 삶이 이와 같은 것입니다. 복음이 들어와서 생각이 바뀌어 버린 사람들, 십자가에서 흐르는 사랑 때문에 감격하여 가치관이 바뀌어버린 사람들, 하나님의 자녀의 권세를 경험하고 하늘의 백성으로 소속이 바뀌어 버린 사람들, 패러다임이 스윗치 된 사람들을 거듭난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간증하지 말라고 해도 만나면 간증하고 나눌 것입니다. 이러한 나눔이 풍성한 밤에 예수님과 그의 제자들이 세리와 함께 밥을 먹으며, 하나님 만난 감격의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습니다.

“나 같은 죄인도 천국백성이 될 수 있을까요?” “나 같이 막 살아온 비참한 인생도 하나님의 자녀가 될 수 있습니까?” “나 같이 평범한 인생도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일에 쓰임 받을 수 있을까요?” 이렇게 질문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는 밤에, 그 모습 바라보는 유대인들은 오히려 비난하며 엉뚱한 질문을 합니다.

유대인들은 그들의 전통과 유전을 따라 모세가 시내산에 기도하러 올라간 목요일과 기도를 마치고 내려온 월요일을 금식일로 제정했습니다. 하나님을 만난 그 감격과 기쁨을 기억하고 유지하기 위해서 금식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하나님을 만난 기쁨과 감격을 잊어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규정의 이행여부를 따지며, 금식기도 하는 것을 신앙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하나님을 간절히 구하고 그분의 은혜를 기다리는 금식의 내용은 없고, 형식과 외식적인 행위만 남아 있습니다. 이러한 위선으로 예수님을 비난합니다. “우리들은 율법에 근거한 전통과 유전을 잘 지키며, 안식일을 지키며, 금식기도 시간에는 철저히 금식하는데, 당신들은 전통도 무시하고, 제도도 무시하고, 그야말로 질서도 없고 막무가내입니다.” 이런 비난의 소리입니다. 이때 예수님께서 예를 들면서 들려준 이야기가 새 포도주와 새 부대 이야기입니다.

“새 포도주를 낡은 가죽부대에 넣는 자가 없나니 만일 그렇게 하면 새 포도주가 부대를 터뜨려 포도주가 쏟아지고 부대도 못쓰게 되리라”(눅,5:37).

새 포도주는 생명이 있는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죄인들을 살리는 말씀입니다. 가난한 자들이 힘을 얻고, 포로 된 자들이 자유를 얻는 말씀입니다. 죄의 포로, 두려움의 포로가 된 사람들이 영원한 생명의 자유를 맛보고 누리는 감동이 있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을 어디에 담아두어야 하겠습니까? 새 포도주를 담아두기 위해서 낡은 부대는 버리고 새 부대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생명력이 넘쳐흐르는 예수님의 복음의 말씀을 어찌 형식적인 종교의식에 담아둘 수 있겠느냐는 말씀입니다.

본질을 잊어버리고 제도화된 낡은 사고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을 만나면 죽는다고 생각하고 있는 장벽과 휘장을 찢어버리고 하나님과 죄인이 만나는 것을 유대인은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었습니다. 예수님은 생명의 말씀으로 잉태되어 자라가는 생명들로 이루어진 새 부대를 만드실 위대한 계획을 세우셨습니다. 이 계획은 창세전부터 세우신 하나님의 비밀입니다. 예수님의 생명이 담겨야 할 새 부대이기에 바울은 그토록 교회들을 가슴에 품었고, 그 교회들을 위하여 인생을 드렸습니다. 그 위대한 교회가 오늘도 여전히 세워져 가고 있는 것이며, 우리가 그 교회로 부름을 받은 것입니다. 생명을 잉태하고 세워가는 일에 인생을 투자하는 것은 참으로 가치 있는 일입니다.

2009년 07월 12일 보낸 편지 / http://www.godfamil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