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찾는 헌 책방/용산 뿌리서점에서

by 이재섭 posted Aug 25,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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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는 헌 것 새 것을 구별하지 않는다. ..☆

헌 책방에서 책을 사 보기는
아마도 처음인 것 같다.
학교 다닐 때 참고서를 청계천에서 산 것도
같은데 기억이 가물이고...

워낙 도깨비기질이 있는지라
인터넷에서 용산 뿌리서점을 가 보았다는
블로그 글을 보고 지하철을 탔다.

전쟁터의 반공호 입구처럼 입구는 작은 간판뿐이고
서점은 지하에 미로처럼 책들이 잠들어 있었다.
‘세상에...내가 전에 다 버린 책들 아닌가?’
집이 좁다보니 이사 다닐 적 마다 버렸다.
아쉽고 아깝고 버리기에는 소중한 친구 같은
책들이었지만 우선은 내가 사는 것이
무식하게도 첫 번 째 과제인 것이 삶 아닌가?



마치 과거로 타임머신을 타고 들어온 듯한
세상이 펼쳐지고 있었다.
한 사람이 간신히 들어가는 책과 책 사이에 끼어
무아지경이 이런 것인가 체험을 하고 있는데
친절하신 주인 아저씨는 커피 한 잔을 권한다.

받아 마셨다.
마시지 말아야 하는데 친절함이 고마워서 마셨다.
오후에 마신 커피 한 잔은 나를 밤 새우게 하는
독약인데 말이다.
‘잠 안 오면 책이나 보지 뭐 ....‘

넉살좋은 수다쟁이 나는 주인 아저씨께
멋진 포즈를 부탁하고 ..“자...여기요...웃어보세요...”

(중략)
한 권에 2천원 3천원이라 하니 만원 한 장으로도
거스름돈이 꽤 많다.

거기에
처음 왔다고 하니 차비로 천원도 깍아 주신다.
‘아...헌 책방은 이런 맛이구나 ..’
세월이 지난다고 지구가 거꾸로 도는 것도 아니고
세월이 지난다고 진리가 바뀌는 것도 아닌데
나는 늘 새 책만을 사고 살았던 것이다.
갑자기 도를 깨우친 선승처럼
오늘은 뭔가 커다란 것을 깨우친 도사처럼 흐뭇하다.

옛날 고문서에 관심도 없어 앞에 보물이 있다하여도
나는 보지를 못하는 눈 뜬 장님이지만
그곳에는 보물을 캐는 사람들이 십여명 있었다.
그들이 아마도 우리나라의 문화를 지키고
우리의 역사를 세계에 알리는 젊은 일꾼일 것이라는
생각에 발걸음이 봄날의 노랑나비처럼 가볍다.

제목도 읽지 못하는 원서들이
나를 겸손하게 만들고 있는 그 곳.
헌 책방.
그러나 진리는 헌 것도 없고 새 것도 없고
오직 영원 불변하는 것이 아닌가?

http://cafe.daum.net/musicgarden/5UDJ/9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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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가까이 애용하는 헌책방에 관한 글이 실려 있네요.
한국에 가면 자주 찾아가는 추억어린 헌책방이랍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책의 절반 이상 이 헌책방에서 구입한
것이랍니다. 비용도 많이 절약할 수 있고 무엇보다
부담없이 고를 수 있어 좋답니다. 주인 아저씨가 먼 나라
에서 살고 있어서인지 남보다 싸게 주어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감이 있는 헌책방이랍니다.

8년 전쯤 세광판 세계음악전집 50권 넘는 시리즈를 권당
1000원식 사서 러시아로 부쳤습니다. 과연 이 책을 보고
피아노 연주할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기성
이가 치기 시작했습니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처럼~

여기서 책을 사서 여러 사람에게 선물하기도 합니다.
책을 고르면서 누구에게 좋을까 저울질 하게 됩니다.
여기저기 소개해서 스스로 찾아오기도 합니다.


<용산 뿌리 서점 찾아가는 길>

뿌리 서점을 가려면
1호선 용산역이나 4호선 신용산 역에 내립니다.
버스는 용산역이나 데이콤 정류장이 가깝습니다.

1호선 용산역 기준 찾아가는 법

용산역 광장 방향
맨 오른쪽 에스칼레터로 내려가-
광장 오른쪽 건널목
맞으편에 <용사의 집>과
결혼식장이 보입니다.~

용사의 집 왼쪽에 좁은 골목길 통과하자마자
오른쪽을 보면 여성복지회관이 있고 그 지하-
땅위에도 책들이 보입니다(비올 땐 안 보일 수도-)
보통 오후 1시쯤 열고 밤 12시 지나 문을 닫습니다.

4호선 신용산역에 내릴 경우 한강대교 쪽 오른쪽
출입구(4번이던가)로 나와 길따라 앞으로-
큰 사거리를 건너자마자 첫번째 만나는 길 오른쪽으로
계속가면(약 300미터) 됩니다.

자가용 이용할 때
중대용산병원과 용산역을 지나는 길과
서울역에서 한강대교로 가는 길이 만나는 사거리
보통 용산역 사거리라 함..
사거리에서 한강대교 방향 50미터쯤 가서 우회전
직진 약 300미터- 여성회관 건물.
-무료 주차공간이 많습니다.

전화 02-797-4459, 02-797-8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