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칼럼] “내가 나답게 살고 싶다”

by 이재섭 posted Jul 18,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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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말 당년 26세의 예쁘장하고 인기 있는 한 여자 아나운서가 방송사를 떠났다. 최송현 아나운서로서 2006년 32기 공채 아나운서로 KBS에 입사했다. '상상플러스'의 MC로 발탁되며 주목 받았으며, '과학까페', '좋은나라 운동본부' 등을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KBS 연예대상 MC부문 여자신인상을 받았다. 이처럼 촉망 받던 아나운서였기에 그의 폭탄선언에 많은 이들이 놀랐다.

프리랜서가 되기 위해서도 아니고, 결혼을 위해서도 아니요, "현재로서는 결정한 것이 아무 것도 없다"면서 "일단 쉬면서 내가 더 나답게 살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생각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아나운서로 사는 게 행복하지 않았다. 아직 젊고 새로운 것을 꿈꿀 수 있는 나이이기 때문에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행복한 삶을 찾아 떠나려 한다.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아나운서를 꿈꾸는데 정작 나는 아나운서가 되는 순간 꿈을 잃어버린 것 같다. 내가 내 삶의 주인공이 되지 못하고 내 삶이 나를 끌고 왔다. 쉽게 결정한 것이 아니고 지난 가을부터 고민해 내린 결정으로 마음을 바꾸는 일은 없을 것이다. 시간이 많이 지난 뒤 오늘의 선택이 옳은 결정이 되길 바란다"는 게 떠남의 변이었다.

이어 "아나운서 최송현을 좋아해 주신 분들에게는 끝까지 좋은 아나운서로 남지 못해 죄송하다. 하지만 내가 선택하고 만들어 나가는 내 인생이니까 이제 좋은 생각만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취업하기 힘들어 대졸 후 수년간 어깨 축 늘이고 부모 눈치 보며 사는 젊은이들이 많은 세상에 이처럼 선망의 직업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내가 나답게 사는 길’ 즉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행복한 삶’을 찾아 나선 청년에게서 내 젊은 날의 초상을 본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줄곧 품어온 나라와 겨레를 위한 정치적 봉사에의 꿈을 접고 ‘아름답고 튼실한 기독교 개혁신앙 공동체’를 남기고 가겠다는 헌신의 다짐이었다.

최 아나운서의 새 꿈이 무엇일까 궁금하다. 아무쪼록 어떤 모양의 삶이든지 많은 이들을 섬기는 삶이기를 기도한다. 젊은 탓인지 몰라도 그녀는 아직 인생이라는 것이 “내가 선택하고 만들어 나가는 내 인생”이 아니라 “하나님이 선택하고 이끌어 주시는 그 인생”임까지는 모르고 있는 것 같다.

www.kidok.com 2008년 07월 15일 기독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