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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작전' 방불케 한 13시간의 한국선원 구출작전


'소말리아 피랍' 한국선원 한씨, 반나절 구조작전 끝 무사귀환

소말리아에서 해적들에게 납치됐다가 구사일생(九死一生)으로 생환한 한국인 선원의 탈출과정에는 외교부와 주 케냐 한국대사관의 목숨을 건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선적의 화물선 '골든로리'호는 지난달 28일 소말리아 부근 해상을 지나다가 해적들에게 납치됐다.

당시 골든로리호에는 탈출에 성공한 한모씨를 비롯해 한국인 2명 등 모두 23명의 다국적 선원들이 타고 있었다.

'골든로리'는 해적들에게 납치되자, 곧바로 'SOS'(긴급구조신호)를 타전했다. 마침 부근을 지나던 미군 군함이 'SOS신호'를 수신하고 골든로리호를 납치해 달아나던 해적선을 뒤쫓았다.

미군 군함은 포탄을 발사하며 해적들이 타고 있던 '스피드보트'를 뒤쫓았으며, 해적들과 미 군함사이에 총격전이 오가는 상황에서 한씨는 구명조끼(?)를 입고 필리핀 선원과 함께 무작정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

◈ 피랍 한국선원 한씨, 하루반나절 표류 끝 구출

한씨는 그 이후 꼬박 하루 반나절을 소말리아 공해상에서 표류하다가, 마침 부근을 지나던모 국적의 어선에 의해 기적적으로 구출됐다.

한씨를 구조한 어선은 그러나, 한씨가 하루 반나절의 표류생활 때문에 위독했던 탓인지, 소말리아의 한 해안가 마을에 도착해 마을주민들에게 치료를 부탁한 뒤 떠나버렸다.

가까스로 생명을 구한 한씨는 마을주민들의 도움으로 자신의 탈출 소식을 선박회사와 외교통상부에 전화를 통해 알려왔다.

한씨의 탈출소식을 긴급하게 보고받은 외교통상부는 주케냐 한국 대사관에 상황파악을 지시했고, 한씨와의 연락을 통해 소말리아 내륙에 있는 한 ‘공항’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동하도록 안내했다.

소말리아는 내전(Civil war)상태여서 한씨를 구출할 수 있는 방법은 항공기를 이용해 구조하는 방법 외에는 다른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외교통상부는 케냐 한국대사관에 소형 전세기를 긴급히 수배해 영사들이 직접 소말리아로 들어가 한씨를 구출해 오도록 지시했다.

7~8인승 소형 항공기를 수소문 끝에 전세를 낸 케냐 한국 대사관의 영사 2명은 항공사 사장과 함께 소말리아로 날아갔다. 중간에 급유도 할 수 없고 5시간 30분의 장거리 비행 때문에 최대한 짐을 가볍게 했다.

이때 한씨는 마을사람들의 도움으로 자동차를 이용해 열서너시간의 위험한 여정 끝에 영사들을 만나기로 한 공항에 도착했다.

◈ 주유와 이륙, 마지막 순간까지 긴박한 상황 연출

공항에서 한씨는 주케냐 한국 대사관의 영사들과 감격의 조우(Encounter)를 했고, 마침내 "살았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문제는 주유(oil pumping)와 신속한 이륙. 안전문제 때문에 케냐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 신속하게 기름을 넣어야 했지만, 변변한 시설을 갖추지 못한 현지 공항에서는 드럼통을 굴려와 기름을 넣는 방법밖에 없었다.

30분이 2시간처럼 느껴졌던 두려움을 이기고 우여곡절끝에 항공기 주유를 마쳤다. 그리고 드디어 소말리아 내륙공항을 힘차게 이륙했다. 이륙 직후, 영사들은 외교통상부 본부에 ‘무사안전 구조완료’를 위성 전화를 통해 즉각 알렸다.

서울에서 밤새 구조상황을 ‘지휘’하던 김봉현 외교부 재외동포영사국장은 구조 성공소식을 듣고 저절로 감사의 한마디를 내뱉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국민의 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릎쓰고 13시간에 걸쳐 숨가쁘게 진행됐던 한씨의 구조작전은 이역만리 아프리카 땅에서 이렇게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CBS정치부 구용회 기자 goodwil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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