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사랑 형제 사랑

얼마전에 3년 간 사용하던 컴퓨터와 모뎀을 러시아 목사님 가정에 선물했습니다.
성장한 자녀가 4명이 있는 목사님 댁에 아직까지 시대에 맞는 컴퓨터가 없다는 말이 남의 일
같지 않게 느껴졌습니다(오래된 컴퓨터가 있어 가까스로 동작중이라함). 그래서 제가 쓰던 컴퓨터를 선물하고 당분간 아이들 컴퓨터를 같이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방학 기간이라 컴퓨터가 쉬는 시간이 드문 편입니다. 일찍부터 컴퓨터를
많이 만져본 탓에 부품만 있으면 대강 만들어 쓰기도 합니다.
컴퓨터가 비싼 시절에 개척교회나 선교회에서 쓸 컴퓨터를 만들거나 업그레이드
하기도 했습니다.

어느 선교 단체는 치과 의사들이 주축이 되어 설립되었습니다. 약 20년 전 컴퓨
터가 아주 비싼 시절에 사당동에 있는 선교회 사무실로 가서 컴퓨터를 고치고 있
자 마침 이곳을 방문한 선교회 총무가 목사란 말을 듣고 놀랐습니다.
이 일이 계기가 되어 우리 가족이 병원을 찾아가면 저렴하게 치료를 해 주기도 하
고 아예 무상 치료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얼마 전 이 단체 소속 간사가 우리 사역에 지장을 주어 좀
아쉽게 생각됩니다. 이번 여름에 일부러 병원에 한번 찾아가 최근에 이 지역에서
발생했던 몇 가지 일을 직접 말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하고 생각 중입니다.

내 전용 컴퓨터가 없는 동안 집에 컴퓨터가 몇 대 있지만 남아 있는 모뎀이 하나
뿐이어서 내 차례가 쉽게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러시아는 아직까지 대부분 모뎀을
사용하기 때문에 3만원 내외 주어야 구입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그냥도 구할
수 있는 것이라 참고 지내기로 했습니다.
비자 연장을 위해 한국을 가게 되면 그때 모뎀을 몇 개 구해오기로 했습니다.

현지인 목회자들은 대부분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기독교 교세가 약
한 탓에 자비량 목회자들이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꼭 필요한 것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지내기도 합니다.
컴퓨터나 DVD등은 여러모로 유용합니다. 특히 음악과 영화를 좋아하는 러시아 사람
들이라 DVD를 통한 선교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싼 DVD도 전자상가에서 팔고 있어 기회가 주어지는대로 러시아 목회자들에게 선물
하려고 합니다. 휴대용 DVD를 가지고 방문하는 가정에 있는 TV에 연결해 러시아어
로 된 예수 영화나 다른 기독교 영화를 상영한다면 전도에 유리하리라 생각됩니다.

시일이 좀 흐른 후 한국을 방문했다가 기성이 대학 입학을 겸해 중고 컴퓨터를 하나
구해 왔습니다. 그래서 기성이가 사용하던 컴퓨터를 내가 쓰기로 했습니다.
성능이 썩 좋은 편은 아니지만 아쉬운 대로 좀더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선교사 가족이 감당해야 할 본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선교를 위해 사랑의 후원을 해 오고 계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사진설명- 11년째 신축 공사 중인 에반젤리칼 교회- 이 교회를 약 30년 간 담임목사로 계신
미하일 목사님은 가정을 뒤로 한 채 오직 주님의 나라 건설에 매진해 오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