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선교는 선택 아닌 필수의 문제”한국복음주의신학회 논문발표회

by 이재섭 posted May 2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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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선교는 선택 아닌 필수의 문제”한국복음주의신학회 논문발표회  

급속히 진행되는 다민족 사회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선교적 교회 강조

“다문화 선교가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다. 이제 다문화 가족, 청소년, 유학생,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선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한국복음주의신학회(회장:심상법 교수)가 4월 28일 새에덴교회(소강석 목사)에서 ‘다문화와 한국교회’를 주제로 제71차 정기논문발표회를 개최했다. 복음주의신학회는 복음주의계열 최대의 신학회이며 4월에 임원 선거를 포함한 정기학회를 연다. 그동안 복음주의신학회는 타신학회와 달리 통일이나 가정 등 실제적으로 목회에 적용할 수 있는 주제 위주로 논문발표회를 준비했으며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정기논문발표회에서 다문화선교를 주제로 100분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발제자들은 다문화선교의 필요성이 성큼 다가와 있다면서 교회의 대비를 당부했다.

‘다문화 사회, 한국교회의 역할’을 제목으로 주제발제를 한 이병수 교수(고신대)는 “한국사회가 급속도로 다인종 다민족 다종교 다문화 사회로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의 지적대로 현재 우리나라에 들어와있는 외국인은 200여 개국 출신 240여 만명에 이른다. 놀라운 것은 앞으로 계속 이 숫자는 늘어날 것이며 남북통일이 되면 이주민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이주민이 항로를 통해서 입국하는 것이 보통인데 통일 후에는 중국과 러시아 국경을 통한 육로가 활용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미 한국에서는 이주민 증가로 인해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사회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사회가 다문화 일뿐만 아니라 다종교시대를 맞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모습들이 있다. 이주민을 종교별로 볼때 불교 20만명, 힌두교 1만명, 이슬람 15만명, 천주교 5만, 사회주의 계열 65만명이란 통계가 그렇다. 국제결혼의 증가로 인해 이주민 여성과 한국인 남편간 연령과 문화적 차이 등으로 가정이 파괴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보고되고 있다. 여기서 심각한 것은 다문화 가족의 자녀들이다. 한국인 학생보다 학업을 중도에 그만두는 중도탈락률이 월등히 높기 때문에 방치할 경우, 사회부적응자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또 다문화학생들의 취학 비율이 점점 높아져서 교내에서 심심찮게 다문화 가정 학생들을 볼 수 있다. 앞으로 낮은 출산률 때문에 국내 교회의 주일학교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미 그 자리를 대신해서 주일학교에서 다문화학생들이 보이고 있다.

이병수 교수는 “이처럼 외국인 근로자, 외국인 유학생, 다문화 가족의 어린이 및 청소년의 증가에 따라 ‘이주민교회’, ‘다문화교회’, ‘외국인유학생교회’, ‘다문화주일학교’ 설립을 생각해야 한다”면서 “이런 이주민사역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는 선교적 교회관으로 무장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그러나 국내 이주민 선교를 담당하고 있는 이주민 교회 및 선교단체는 500여 곳으로 한국의 6만 교회 중 1% 미만”이라면서 “아직까지 많은 교회들이 이주민 사역은 특수한 단체에서만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안타까와했다. 이 교수는 “이주민 사역에 대한 준비는 당면한 현실이며 교회의 지상명령인 선교를 수행하는 일”이라면서 “더욱이 유럽교회가 쇠락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선교적 교회론이 부재했던 것이었음을 기억한다면 다문화사역은 교회를 위해서도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주민 선교는 다른 계층보다 효율적이기까지 하다고 언급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불안정하거나 변화의 시기에는 복음에 대해 높은 수용성을 보이기 마련이다. 또 나그네와 소외된 이를 돌보는 것은 성경의 명령이기도 하다. 이 교수는 다문화선교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다문화 선교는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는 가운데 사랑으로 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발제자 가운데 김성수 교수(고신대)는 ‘기브온 사건(수 9장)에 나타난 이방인의 진멸과 구원의 문제’ 논문에서 “이스라엘 민족이 기브온 주민들을 자신들을 섬기는 자로서지만 진멸시키기보다 받아들였듯이 교회는 외국인들을 형제자매로 받아들여야 하고, 하나님 안에서 하나됨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권경철 교수(국제신대원대)는 ‘루터와 이슬람 문화’ 논문에서 “루터는 시편 117편과 118편 주석을 통해서 이슬람은 그리스도의 의를 믿지 않고 의식과 행위에 의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면서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루터는 이슬람을 대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믿음의 기도라고 여겼다”고 소개했다.

유지은 교수(안양대)는 2018년 교회학교 교사 31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소개하면서 “향후 교회학교 교사들이 다문화교육을 감당하게 될 때 그 역할을 잘 하기 위해서 교사의 공감능력과 타문화수용성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보고했다.

한편 복음주의신학회 회장 심상법 교수는 “단일민족, 단일문화로 살아왔던 한국은 이제 ‘다민족-다문화 사회’로 접어들었다”면서 “다민족-다문화 사회가 되면 기존의 이념적, 문화적, 사회적, 경제적 이해가 급변하여 사회적 갈등이 야기되는 것은 명백하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급변하는 시대 속에 교회는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면서 “이번 논문발표회를 통해서 한국교회는 다민족 형태의 리더십을 가진 선교적 사명을 감당한 안디옥교회의 모습을 본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충헌 기자  mission@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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